큐슈철도탐사여행기 7편 <날아라 제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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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토요시(人吉)역은 시골역 치곤 그나마 규모가 있는 역이었지만, 그래도 작았다.슬쩍 나가서 역 사진만 찍고, 역 주위를 스윽 둘러보고는 다시 타는곳으로 들어갔다. 개찰구 바로 앞에, 우리가 타야될 쿠마가와가 서있었다.
탑승열차-8 키하46계 급행'쿠마가와6호'
이용구간-히토요시(人吉)→야츠시로(八代) 10:19 ~ 11:15
이동거리-51.8KM
정상운임-1,810엔
열차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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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도색의 쿠마가와의 모습
우리가 이번에 탄 열차의 등급은 급행이었다. 일본 철도의 등급은 크게 '신칸센(초특급)''특급''급행''쾌속''보통'으로 나뉘는데, 이중 급행은 예전에는 많이 존재 하였으나, 신칸센이 계속 확장되고, 신칸센과 평행하는 노선의 특급이 점차 폐지됨에 따라, 거의 특급화 되거나, 폐지되어 현재는 몇개 남아 있지 않다. 이 급행 쿠마가와도 올해 3월13일 까지는 희귀한 급행으로써, 큐슈에선 유일의 급행열차였지만 큐슈신칸센이 개통하고, 대 다이어(시각표)개정으로 지금은 특급으로 격상되어 운행한다고 한다. 큐슈유일의 급행이 사라져서 참 아쉬울 따름이다... 아무튼 우리는 3량으로 구성된 열차에 올라타서, 어디에 앉을까 하고 내부를 둘러보았다. 그러다가 맨 앞칸에 가서 앉았는데, 의자가 상당히 깊숙하게 뒤로 넘어가는게, 무척 편한것이었다. 우리는 잘됬다고 막 좋아하면서 잠깐 눈을 붙였는데... 어디선가 나는 무언가 익숙하면서 매캐한 냄새에 눈을 번쩍 떠보니...으윽... 이 칸은 흡연석이었다...(어째 자리가 편하더라니...) 사방에서 진동하는 담배연기때문에 우리는 자리를 바꿀까 하다가, 흡연석에 타보는 것도 하나의 경험이겠지 하고는 그대로 누워서 코막고 자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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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위의 흡연로고와 밑에 모여서 담배피는 사람들이
보이는가? 우리나라는 국민건강법때문에
열차안에서는 절대로 담배를 피워선 안된다.
뭐 평소에 피시방 알바등으로 담배연기는 익숙했던 터라, 그렇게 큰 불편함 없이 잠깐 눈을 붙일수 있었다. 원래 일정대로라면 이걸 타고 쿠마모토까지 올라가서, 거기서 츠바메9호를 타고 니시카고시마에 돌아올 생각이었는데 아침에 스웨터를 놔두고 내린것도 있고, 어차피 겹치는 노선이기도 해서, 히사츠선의 종착역인 야츠시로역에 내리기로 했다.. 다행히 야츠시로는 제법 규모있는 역이라 미도리노마도구치가 있었다. 우리는 얼른 츠바메9호표를 들고가서, 1시간 빠른 츠바메7호로 변경하고, 바람도 쐴겸 밖으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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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츠시로 역의 모습. 저 시계아래에 있는건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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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 뒷쪽의 공장. 역시 공업도시답게 여기저기에
공장들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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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너스(?)컷. 일본의 여학생들은 저렇게 짧은 치마를
입고도 자전거를 잘만 탄다-_-;;
역 앞의 편의점에서 잡지하고 만화를 뒤적거리면서 시간을 때우다가(일본의 편의점엔 어딜가든 만화책과 잡지들이 진열되어 있다.)열차를 타기위해 다시 역으로 돌아왔다. 조금은 거만한 포즈로 레일패스를 보여주고 타는곳에 들어가서 기다리니 잠시후 우리가 탈 츠바메가 들어왔다.
탑승열차-9 787계 L특급'츠바메7호'
이용구간-야츠시로(八代)→니시카고시마(西鹿兒島) 11:43 ~ 13:52
이동거리-163KM
정상운임-6,360엔
열차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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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으로 들어오는 모습. 나는 왜 저걸 보면
코뿔소나 하마가 생각나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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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면대가 너무 좋아서 무심코 찍은 사진.
저 옆의 작은 수도꼭지는 무려 비눗물이 나오는 꼭지인데,
물론 전부 센서감지방식으로 손만 대면 나온다.
츠바메(燕)는 일본어로 제비라는 뜻이다. 어제 탄 드림츠바메는 츠바메의 야간열차 버전이라 보면 될것이다.(작렬하는 네이밍센스...) 어제는 밤이었고, 자느라 풍경을 볼 수 없었지만, 지금은 날씨도 화창하고 낮이었기 때문에 멋진 풍경들이 창문 밖으로 쉴새 없이 펼쳐졌다. 편안한 그린샤시트에 앉아서 여유롭게 경치를 감상하고 있으니 그린샤서비스 누님이 와서 음료수를 고르라고 했다. 목이 말랐던지라 오렌지쥬스를 부탁했는데, 오오 놀랍게도 츠바메 전용 종이컵에 직접 따라주는 것이었다. 역시 서비스정신이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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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이 그 전용컵이다. 아래엔 귀여운 제비가...
라지만 어딘가 제비보단 펭귄을 닮은듯도 하다-_-;;
맛있는 쥬스를 홀짝홀짝 마시다보니 오른쪽으로 푸른 파다가 펼쳐졌다. 나는 감탄하면서 디카를 꺼내 사진을 막 찍어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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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 밖으로 펼쳐지는 멋진 바다의 풍경. 캬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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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로가 이렇게나 바다가까이에 있다.
어느정도 달리다보니, 올해 3월13일에 개통한 큐슈신칸센의 선로가 보였다.(여행을 할 때에는 아직 미개통상태) 큐슈신칸센은 현재 츠바메로 2시간 10분여가 소요되는 야츠시로~니시카고시마간을 30~40분대로 단축시킨다고 한다.또한 열차명도 '츠바메'를 이어받아 사용한다고 한다. 내가 여행할때에는 큐슈 여러지역에서 이 큐슈신칸센의 광고를 정말 대대적으로 해대고 있었는데.아마도 우리나라의 경부고속철도를 의식해서 그렇게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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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出水)역사와 큐슈신칸센의 신선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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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즈미역에서 교행한 하카타로 가는 츠바메 열차의 로고모습.
제비모양의 로고도 보이고, 장애인대응이 완벽하다는 의미인지는
몰라도 장애인로고도 보인다.
열차는 카고시마본선을 달리고 달려 종착역인 니시카고시마(西鹿兒島)역에 도착했다.사실 카고시마역도 따로 있지만 니시카고시마역이 훨씬 규모도 크고, 열차도 많이 정차한다. 간단하게 우리나라의 동대구역과 대구역을 생각하면 된다. 우리는 우리를 태워준 제비에게 수고했다고 툭툭 쳐주고 급하게 나와서 잃어버린 내 스웨터를 찾으러 직원에게 달려갔다. 직원에게 물어보니 역무실에 가보라길래 가서 물어보니 다행히도 그쪽에서 보관하고 있었다. 대충 영어로 주소를 적고, 손도장을 찍은뒤 스웨터를 받아왔다. 화장실에 가서 옷을 입고, 시계를 보니 2시가 조금 지나 있었다. 다음에 탈 열차는 4시에 출발하기 때문에, 우리는 배도 채우고, 주위도 둘러보기 위해 역을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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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시카고시마역의 모습. 정말 대대적으로 큐슈신칸센광고를
하고 있었다. 한가지 놀란점은 큐슈신칸센의 시발역이기도한
이 역은 신칸센타는곳이 옥상(!)이란 점이었다. 저기 위에 기둥과 전선들
이 보이는가? 바로 저곳에 열차가 다니는 선로가 있다.
7편입니다. 지금은 릴레이 츠바메와 신칸센 츠바메가 되어 버린 제비군(쿨럭)이야기입니다;
여담이지만 큐슈신칸센도 정말 타보고 싶네요^^;;(게임으로 대리만족을;;)
쿠마가와도 지금은 특급이 되었다죠-_-;;(특급이나 급행이나 어차피 외국인에겐..
거기서 거기지만;;) 음...
자 그럼 8편도 기대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