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은 핵심 장비…과감하게 투자하라 가벼운 것 고집말고 적당한 쿠션 있어야…양말은 100% 면보다 합성섬유 기능성 소재가 좋아...
선주성(마라톤 칼럼니스트)
달리기는 다른 운동과는 달리 특별한 장비가 필요치 않다. 자신에게 맞는 운동화와 계절과 용도에 맞는 운동복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할 수 있는 운동이다. 그러나 달리기를 더 안전하고 재미있게 즐기려면 추가적으로 장만해야 할 장비들이 몇 가지 더 있다.
→신발
달리기를 시작하고 나서 무릎이나 허리가 아프다고 하는 사람들이 있다. 이는 달리는 자세나 운동강도의 문제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지만 달리기에 적절한 신발을 신지 않은 것이 원인이 되는 경우도 많다. 달리기는 가장 저렴한 비용으로 즐길 수 있는 경제적인 운동이다. 그러나 가장 핵심 장비인 신발을 장만할 때는 과감한 투자가 필요하다. 보통의 사람이 1㎞를 달릴 때 평균 1200회 정도 발걸음을 내딛는다. 30분 정도 운동하면 발은 약4000번 정도 지면을 때린다. 또한 달릴 때는 자기 체중의 3~4배의 하중이 걸린다.이렇게 엄청난 충격이 수천번 반복적으로 우리의 발목, 무릎, 허리 등에 가해지는 것이다. 신발은 발이 지면에 닿으면서 우리 몸에 전해지는 충격을 완화해주는 유일한 장비다. 또한 신발은 달리는 자세를 바로 잡아주는 역할도 한다. 그래서 우리 몸이 달리기에 적당한 자세를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신에게 맞는 신발을 고르기 위해서는 자신의 발과 다리의 특성에 대해 알아야 한다. 다리와 발은 사람마다 다른 모양과 특징을 가지고 있다. 발은 바닥의 가운데 움푹 들어간 부분(아치)이 얼마나 깊은가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 평발, 요족(아치가 깊은 발), 정상발이다. 자신의 발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는가는 간단히 ‘발도장 테스트(wet test)’를 해보면 된다. 목욕탕에서 발에 물을 적신 다음 흐르는 물기는 털어내고 종이타올에 발을 찍어보면 발자국이 남는다. 이 발자국을 살펴보면 그림과 같이 나타난다. 우리 발은 걷거나 뛸 때 먼저 발의 뒤꿈치와 바깥 쪽이 지면에 닿고 발가락과 뒤꿈치를 잇는 가상의 중심선을 기준으로 안쪽으로 회전한다. 이를 내전(pronation)이라고 한다. 내전은 발에 가해지는 충격을 완화해주는 역할을 한다. 이후 발 전체가 지면에 닿았다가 내전과는 반대로 회전하는 외전(supination)을 한다. 그리고 발의 앞쪽으로 차고 나가는 동작을 한다. 정상발의 경우 이런 내전과 외전이 효과적으로 일어나 피로도가 낮고 부상에 대한 위험이 떨어진다. 이런 사람의 경우에는 발의 안정성을 확보해주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쿠션은 너무 많지도 적지도 않은 신발을 선택한다. 평발에 가까운 경우 내전현상이 정상보다 많이 일어나게 된다. 내전현상이 과도하게 일어나면 발목, 무릎, 심하면 허리 부상까지 초래한다. 그러므로 평발에 가까운 사람은 과도한 내전을 보정해주는 신발을 선택해야 한다. 이런 신발은 바닥의 쿠션이 적고 외피가 약간 딱딱한 편이다. 신발 설명서에 ‘모션 컨트롤(motion-controlled)’이 좋다고 되어 있다. 요족(아치가 깊은 발)은 내전보다는 외전이 심하게 나타난다. 즉 쿠션을 완화해주는 역할을 하는 내전이 적게 일어나기 때문에 이를 보완해주는 신발을 선택해야 한다. 쿠션이 많은 신발이 좋다. 그래야 부상 없고 효율적인 달리기를 할 수 있다.
구체적으로 달리기용 운동화를 고르는 요령에 대해 알아보자.
첫째, 최소한 7만원에서 10만원 정도는 쓸 각오를 하라. 신발은 투자할 값어치가 있다. 둘째, 달리기용 신발은 달리기용으로만 생각하라. 신발을 사면서 다용도로 쓰고 싶은 욕심이 있다. 그러나 달리기 신발은 달리기 용도에만 맞는 신발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셋째, 가격이나 제조사에 너무 영향받지 말라. 비싸다고 무조건 좋은 신발은 아니다. 비싼 신발은 분명 비싼 이유가 있기는 하지만 자신에게 맞을 때 그 값어치를 하는 것이다. 또 유명 브랜드의 신발이라고 모든 사람에게 맞는 것은 아니다. 넷째, 여러 회사의 러닝화를 같이 비교할 수 있는 매장을 선택하라. 그러나 국내 러닝화 판매점은 대부분 한 회사의 제품만 판매하기 때문에 러닝화 전문점을 찾기 쉽지 않다. 차선책으로 여러 스포츠용품 판매점이 밀집되어 있는 곳에 가서 구입하는 것이 좋다. 다섯째, 절대 급하게 선택하지 말라. 자신에게 맞는 신발을 고르기 위해서는 이것저것 살펴 보아야 할 것이 많다. 그러므로 신어보고 발이 편한지 등을 살필 시간을 충분히 가진 다음 선택하는 것이 좋다. 여섯째, 여러 기술적인 용어에 현혹되지 말라. 신발 제조업체는 계속 기술 개발을 하고 디자인도 변화시킨다. 기술 개발과 함께 광고로 소비자들을 유혹한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나에게 맞느냐는 것이다. 일곱째, 오후에 매장을 방문하라. 달리기를 하면 발이 불어 커진다. 그러므로 운동 중 맞는 신발을 고르려면 하루 중 가장 발이 불어 있는 시간인 오후 5~6시 사이가 좋다. 여덟째, 달리기 할 때 신는 양말을 신고(또는 가지고)가라. 운동할 때 신는 양말은 평소 양말보다 두껍거나 얇을 수 있다. 그러므로 자신에게 맞는 신발을 고르려면 운동할 때 신는 양말을 신고서 신발을 신어 보아야 한다. 아홉째, 양발 중 큰 쪽을 기준으로 신발을 선택하라. 사람의 발은 양쪽이 똑같은 경우가 드물다. 그리고 국내 운동화는 5㎜ 단위로 나오기 때문에 작은 쪽을 기준으로 신발을 선택하면 자칫 다른 쪽 신발은 1㎝가 작은 경우도 있다. 열번째, 보통 러닝화는 일반 운동화나 구두보다 작게는 5㎜ 크게는 15㎜ 정도 큰 것을 신는다. 신발을 신고 발을 뒤에 밀착시킨 상태에서 발가락 부분을 엄지손가락으로 눌러 여유 공간이 있어야 한다. 특히 가장 긴 발가락을 기준으로 삼아야 실수하지 않는다. 신발을 신고 발가락을 편하게 움직일 수 있어야 한다. 그러나 신발이 너무 큰 경우 발이 신발 안에서 놀게 되어 발바닥에 물집이 생길 수 있고, 차고 나가는 동작에서 불편을 느낄 수 있다. 이제 막 달리기를 시작한 사람은 우선 정상 체중보다 많이 나가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신발이 너무 가벼운 것만을 고집해서는 안 된다. 적당한 쿠션이 있는 신발은 무게가 나갈 수밖에 없다. 또 한국인의 경우 발의 볼이 넓은 경우가 많다. 그러나 국내에서 시판되고 있는 운동화는 같은 디자인이라도 볼넓이에 따른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태다. 발볼이 좁은 운동화를 선택하면 발의 바깥 쪽이나 발가락 사이에 물집이 많이 생긴다. 발에 생긴 물집은 통증을 유발해 달리기의 즐거움을 반감시킬 수 있다. 그러나 발볼이 좁은 사람이 볼이 넓은 운동화를 신게 되면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없고 발의 좌우 흔들림이 많이 생겨 물집이 생길 수 있다. 새 신발을 살 때의 요령도 중요하지만 신발을 교체하는 시기도 안전하게 달리는 데 중요하다. 닳은 신발을 신고 달리면 부상을 당할 수 있다. 달리기를 위해 만들어진 운동화는 중간창의 쿠션이 가장 중요한 기능을 한다. 중간창의 쿠션은 오래 달리면 외관은 멀쩡하지만 기능을 잃어버린다. 일반적으로 800km 정도 뛰면 교체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은 가벼운 사람보다 신발의 기능이 빨리 망가진다. 특히 신발의 중간창이 닳았으면 이미 기능을 잃은 것이므로 즉시 교환하는 것이 좋다. 가장 과학적으로 신발을 관리하려면 신고 뛴 신발의 마일리지를 기록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매일 달리기를 하는 사람은 운동화를 두 켤레 구입하여 번갈아 신는 것이 경제적이다.
→양말
신발 다음으로 중요한 달리기 용품 중의 하나가 양말이다. 양말은 발과 신발의 마찰을 줄여주고 운동 중 발생하는 땀을 흡수해 빨리 건조시키는 기능을 한다. 그러므로 양말은 부드러우면서도 말려 들어가거나 접히지 말아야 한다. 이런 기능을 하는 양말의 소재로는 100% 면은 부적당하다. 면은 운동 중 배출되는 습기를 머금고 있어 불편함을 준다. 그래서 최근에는 합성섬유의 기능성 소재를 사용해 달리기용 양말을 만든다. 기능성 소재는 땀을 빨리 흡수해 밖으로 배출해주어 발이 항상 건조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해준다.
→운동복
달리기를 할 때 입는 운동복은 계절이나 기온, 날씨 등에 맞게 갖추어야 한다. 여름에는 땀을 빨리 배출하고 체온의 상승을 막는 운동복이 좋다. 겨울에는 바람과 추위를 막으면서도 안에서 배출되는 습기를 바깥으로 내 보낼 수 있는 기능성 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다.
→안전조끼
직장인들은 시간이 없어 새벽이나 저녁에 집 주변을 뛰는 경우가 많다. 그럴 때 자동차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장비가 필요하다. 달리기를 하면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은 자신의 존재를 운전자에게 알리는 소극적인 방법밖에는 없다. 그렇기에 달리기용 야광(야광) 반사조끼를 입어야 한다.
→기타 용품
여름철에는 항상 물을 충분히 공급해 주어야 한다. 장거리 달리기를 하는 경우 물을 가지고 뛰면서 중간에 자주 마시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물통을 착용하고 뛸 수 있는 허리가방을 하나 장만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그리고 강한 태양빛을 가리고 열사병을 막기 위해서는 통기성이 좋고 땀을 잘 배출해주는 모자를 쓰는 것이 필요하다. 스포츠 안경을 착용하는 것도 시야를 보호하는데 도움이 된다. 겨울철에는 체온 보호를 위한 장비, 즉 털모자, 장갑 등을 착용하고 달려야 한다.
자료출저:주간조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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