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벽동기회장이 이메일로 보낸 한번 읽고 버리기 아까운 기록이라 여기에 다시 게재합니다. 카페지기-강철구
동기 여러분 이용벽입니다.
지난 주 금요일(2/15) 저녁에는 대전에 있는 동기들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대전에 있는 동기라면 송낙경, 우삼용, 권인소, 전경락, 주진원 그리고 이용벽
해서 전부 6명입니다. 보통 모임을 열면 다 모이기가 쉽지 않은데 이날은 모두
다 모였습니다. 대전에 오래 살면 그렇게 되는 모양입니다.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급히 찾아간 삼겹살집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우리의 소박한
옛날 이야기에서 시작해서 나라의 미래 모습까지, 2차로 옮겨간 찻집에서는 작년
말에 있었던 정치이야기로부터 시작해서 국가의 지도자 기업의 리더 그리고
종교인의 참모습에까지 이어졌습니다. 그야말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이야기 꽃을
피운 시간이었습니다.
권인소의 대학원 제자 중 한사람이 삼성그룹의 CEO로 승진했다고 합니다. 삼성의
디지털 TV를 성공시킨 장본인이었는데 당시 권교수의 조언이 큰 역할을 했다고
합니다. 이야기는 삼성그룹으로 들어가게 되었고 요즘 삼성그룹이 잘나가는
이유에 대해 각기 전문적인 의견들이 나누어졌습니다. 주된 결론은
무엇이었을까요? ‘삼성도 잘 모른다’는 것이었습니다. 그 동안 미국 일본
선진국 기술을 따라가느라 바빴던 삼성을 비롯한 국내업체들이 이제 선두에서
나가야 하는 상황이 되었죠. 그 역할을 잘하려면 지금 잘나가는 요인을 파악해야
하는데 그게 잘 안돼서 고민이라는 아이러니한 이야기였습니다. 어쨌든
이만큼까지 해온 우리나라니까 어떻게든 뚫고 나가겠죠.
작년 연말의 대통령 선거 이야기도 빠질 수 없죠. 서울 모임에서의 분위기와는
달리 대전에서는 안철수 교수의 퇴장으로 충격을 받은 분위기가 강하더군요. 그
때문에 투표를 아예 하지 않은 동기들도 있구요. 이야기는 대통령의 자질론으로
이어졌는데, 정권교체 없이 순수혈통만을 강조하다가 나라를 망그러뜨린 북한과
달리 우리는 온갖 인물들을 대통령으로 겪어봤기 때문에 국민들 사이에 엄청난
내성이 생겨서 어떤 인물이 되어도 끄떡도 없을 것이라는 이야기와 함께 이제는
사회의 잘 안 보이는 곳을 구석구석 살필 수 있는 대통령이 나와야 한다는
우삼용이의 강력한 주장으로 이어졌습니다.
나이 들어 우리도 많이 보수적으로 변했지만 그래도 우리 기억 속에 생생히
살아있는 시절, 1980년 5월 이야기도 흘러나왔습니다. 그때 온 시내를 누볐던
송낙경이의 무용담을 들으면서 참으로 세상이 좋아지기를 진심으로 바랬던 그
시절의 젊었던 우리들 마음을 다시금 돌이켜보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정말로
많이도 변해온 세월을 모두 함께 느꼈죠. 그래도 그런 노력들이 모여서 이만큼
좋은 세상이 되었으니 얼마나 좋은 일입니까. 덕분에 이렇게 모여서 옛날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이니까요.
이렇게 좋은 세상에 한쪽에서 온갖 말썽을 부리고 사고를 있는 대로 치고 있는
나라, 북한 이야기도 요즘 화두가 되고 있죠. 원자력 계통의 전문가인
전경락이가 핵개발에 대해 이야기를 해주었습니다. 우리가 핵을 갖지 않은
것에는 물론 정치적인 배경이 강하게 있는 것이지만 그것은 빼고 기술적인 면만
보자면 핵을 갖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고 합니다. 단지 새로운 설비투자가
필요한데 그것이 엄청난 규모이기 때문에 결국 쓰지도 않을 핵을 만드느라고
그런 자금을 쓴다는 것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다는 이야기입니다.
개인적인 건강과 운동에 대해 이야기하다가 주진원이의 무릎 건강에 대한
이야기로 이어졌습니다. 대학시절 주진원의 100미터 기록이 11초1 이었다는군요.
우리 기억 속에 전설로 남아있는 차범근의 당시 기록이 11초3으로 알고 있는데
말이죠. 당시 기설과 육상의 두 기둥이 주진원이와 김문기였는데 문기는
소년체전에서 메달을 따기까지 했다고 합니다. 그땐 몰랐던 사실들을 지금에서
알게 되다니요.
그런 운동능력이 있는지라 온갖 운동을 다 해온 진원이가 어느 테니스대회에
무리하게 나갔다가 무릎을 상한 적이 있어서 그 후로는 무리한 운동을 하지
않으려고 조심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 동기들에게는 남의 이야기가 아니니까
모두들 운동에 조심해야겠습니다. 아직도 우리는 어떤 일을 할 때 우리 자신이
30대 후반 정도 되는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이야기는 3월23일에 있을 차동엽신부와의 만남으로 이어졌습니다. 권인소가
차동엽 신부의 책인 ‘잊혀진 질문’을 읽은 소감 아니 감동을 한참 이야기
했습니다. 질문은 돌아가신 이병철 회장이 한 것이지만 그 책 자체는 동엽이의
자서전에 가까운 책이라고 하면서 공학도에서 신부로 변신(?)한 동엽이에 대해
궁금한 사람은 그 책을 우선 읽어보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저도 그 다음날 바로
책을 사서 지금 읽고 있는 중입니다.
동엽이를 만나러 갈 때 동기로서 무엇을 줄 수 있을까 하는 의논이 있었습니다.
우선은 디지털 앨범에 우리 옛날 사진들을 담아서 주는 안이 채택이 됐습니다.
졸업30주년 기념행사에서 보았던 그 사진들이 주가 되겠죠. 그 외에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작은 기념패를 동기들 이름으로 마련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아이디어들 있으면 보내주세요.
기설35 동기회를 대전에서 갖자는 대담한 의견도 나왔습니다. 숙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하네요. 주말을 이용해 대전, 그 중에서도 계룡산 여행을 하는
것 어떨까요. 한번 생각들 해보세요.
동기 소식이 하나 있습니다. 숭실대 김진오가 2월1일부로 지식정보처장으로
부임했다고 합니다. 축하의 의미로 작은 화분을 동기들 이름으로 보냈습니다.
모두들 축하 전화 한 통씩 해주세요.
아직 날씨는 쌀쌀하지만 점심시간에 이곳 갑천에 나가보면 봄이 오는 기운이
느껴집니다. 머지않아 따스한 봄이 오겠죠. 요즘은 황사와 함께 와서 머리
아프긴 한데 그래도 봄은 좋은 계절이죠. 좋은 날에 동기들 또 만날 날
기다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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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벽
이사, 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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