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 어린이들의 키만큼 큰 붓으로 멋지게 글씨를 쓰는 것을 본 적이 있나요? 서예 퍼포먼스의 대가, 초당 이무호 선생님을 푸른누리 기자단이 인터뷰했습니다. 기운이 넘치는 힘찬 글씨로 푸른누리를 위한 휘호도 써주셨다고 하는데요, 다함께 확인해보아요! -푸른누리 편집진-
서예의 아버지, 이무호 선생님
지난 6월 14일 푸른누리 기자 9명은 서울 성북구의 서예가 이무호 선생님 작업실에서 이무호 선생님을 인터뷰 하였습니다. 푸근한 미소로 기자들을 맞이한 이무호 선생님 덕분에 기자들은 편안히 취재할 수 있었습니다.
기자: 서예를 시작한 계기는 무엇이며, 언제부터 서예를 시작하셨나요? 초당 이무호 선생님의 호인 ‘초당’ 에는 무슨 뜻이 있나요?
- 어릴 적에 깊은 산골에 살아서 공부할 것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공부가 하고싶어서 흙바닥에 나뭇가지로 글씨를 쓰면서 서예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초당’ 의 뜻은, ‘초가집’ 이라는 뜻인데요, 제갈량의 ‘삼고초려’ 라는 시에서 따왔답니다.
기자: 선생님께서는 유명한 TV 대하드라마에 나오는 글씨를 직접 작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떻게 참여하게 되셨고, 어떤 작품들이 있는지 알려주세요. 또 대역을 할 때는 어떤지 궁금합니다.
-옛날 드라마에서 나오는 장면들을 보면서 우리나라 전국민이 다 보는 드라마에 엉터리 소품이 나오는 것은 좋지 않다고 생각하였고, 그때부터 내가 기여를 해야 한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후로 많은 작품들을 했지만 대표적으로 대조영, 태조 왕건, 근초고왕 등이 있습니다.
기자: 큰 붓으로 붓글씨를 쓰는 사진을 본 적이 있습니다. 이때까지 해보셨던 퍼포먼스들 중에 어떤 작품이 가장 어려우셨나요? 또,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무엇인가요?
- 가장 어려웠던 퍼포먼스는 현재 대통령이신 이명박 대통령 할아버지의 당선을 기원하며 했던 퍼포먼스입니다. 가장 기억에 남는 퍼포먼스는 중국에서 ‘큰 꿈을 먼저 깨달은 선각자가 경제를 일으켜 나라를 잘 살게 한다’라는 뜻을 가진 글귀를 썼던 때입니다.
기자: 퍼포먼스를 하실 때 검은 먹이 아닌 다른 색을 이용하시던데, 먹 이외에도 다른 재료가 있다면 어떻게 준비하는지 알려주세요.
-보통은 검은 먹을 자주 사용합니다. 하지만 퍼포먼스를 부탁한 단체에서 요청하는 경우에 다른 색상을 사용하기도 합니다. 다른 색을 이용할 때에는 아크릴 물감을 잘 사용합니다.
기자: 서예라면 흔히 딱딱힌 명조체나 고딕체만 있다고 생각이 들어요. 서예에는 어떤 종류의 글씨체가 있으며 선생님은 어떤 글자체를 좋아하는지 궁금합니다.
- 글씨체를 대표적으로 5가지로 나누면 정자체인 해서, 상형문자인 진서, 거북같이 납작한 예서, 사람이 걸어가듯이 자유분방한 행서, 풀처럼 마구 뒤엉킨 초서 등이 있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글씨체는 진서인 상형문자체인데요, 이는 글자의 모양만으로도 뜻을 전달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자: 선생님은 태극서법의 창안자라고 알고 있습니다. 태극서법이 무언인지 궁금합니다.
- 저는 어릴 부터 자연과 함께 자라면서 자연의 대단함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연의 이치에 맞는 글자로 만든 이 바로 태극서법입니다. 태극서법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양과 음‘의 조화입니다. ‘양과 음’은 세상의 모든 이라고 할 수 있지요. 이렇게 세상의 이치에 맞게 쓰면, 글씨도 위와 왼쪽은 더 가볍게, 아래와 오른쪽은 굵게 쓰는 것입니다.
기자: 서예를 할 때는 도구가 참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특히 붓 관리가 가장 힘듭니다. 어떻게 하면 잘 관리할 수 있을까요?
- 붓은 하루만에도 망가질 수 있는 도구입니다. 하지만 잘 관리한다면 30년까지도 보존이 가능합니다. 붓은 머리카락처럼 잘 씻어 말려주어야 합니다. 그리고 가끔 우유에 넣어 씻어도 효과가 좋습니다.
기자: 서예 이외에 취미생활이 있으신가요? 서예를 하지 않을 때 무엇을 하는지 궁금합니다.
- 저는 솔직히 눈만 뜨면 항상 글씨를 쓰기 때문에 특별한 취미는 없습니다. 훌륭한 서예가가 되기 위해서는 항상 연습해야 하죠.
기자: 앞으로 새로운 분야에 도전할 생각이 있으신가요?
- 현재는 시대의 정신과 작품성, 현대 서예 문화를 모두 표현한 작품을 남기고 싶은 생각이 있습니다.
기자: 마지막으로 서예를 배우는 친구들에게 조언을 해주시면 좋겠습니다. 또 푸른누리를 위해 휘호 하나만 부탁해도 될까요?
- 서예는 우리나라의 최고로 높은 예술이자 가장 어려운 예술입니다. 서예를 하면 글씨 교정이나 정서적으로 많은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서예는 일찍 시작할수록 좋으니 친구들도 어서 도전 해 보세요.
인터뷰를 마친 후 이무호 선생님께서는 푸른누리의 슬로건인 ‘꿈, 희망, 미래’에 맞추어 큰 꿈을 꾸라는 의미로 ‘대몽각’이라는 글귀를 써 주셨습니다. 선생님은 기자들이 원하는 대로 커다란 붓으로 아주 열심히 글귀를 적어 주셨습니다. 선생님은 퍼포먼스는 기를 모으는 ‘기운집’ 문화라고 하는데 정말로 열심히 힘주어 글씨를 쓰는 모습은 마치 기를 모으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그 후에는 기자들도 각자의 이름을 직접 붓을 잡고 써보았습니다. 처음 해보는 기자들도 많았지만 다들 선생님의 설명을 잘 들어서인지 꽤 멋진 작품을 완성하였습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어렵고 높은 예술인 서예에 대해 자세히 배우게 된 시간이라 굉장히 뜻 깊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 만큼 앞으로는 TV 대하드라마를 볼 때면 항상 서예가 이무호 선생님을 생각하게 될 것 같습니다. 저도 앞으로 서예를 열심히 배워 우리나라의 문화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이태경 기자 (고양신일초등학교 / 6학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