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역학치료란 빛을 흡수하는 광과민제를 투여한 뒤 레이저 광선을 쪼여 암세포만 골라 죽이는 치료법(그림 참조). 인체에 투여한 뒤 1~3일 후 정상세포에선 사라지고 암세포에만 모이는 광과민제의 특성을 응용한 방법이다.
광역학 치료의 장점은 수술로 장기를 잘라내지 않아도 된다는 것.
원자력병원 백남선 원장은 "수술칼 대신 내시경이 들어가 레이저 광선으로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파괴시키므로 정상조직의 손상과 흉터 등 수술에 따른 부작용을 없앨 수 있다" 고 설명했다.
예컨대 후두암의 경우 성대를 보존할 수 있으므로 목소리를 잃지 않아도 된다는 것.
1990년대 초 미국에서 시작된 광역학 치료는 현재 조기 식도암과 폐암에 대해 미식품의약국(FDA)의 공인을 받은 상태.
이에 따라 수술.항암제.방사선치료의 뒤를 잇는 차세대 암치료법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국내에서도 광역학 레이저치료기와 광과민제의 국산화에 성공했으며 원자력병원.단국대병원.충남대병원.대구가톨릭대병원.순천향대병원에서 일부 환자를 대상으로 시술 중이다.
최근 보건복지부의 국가기술선도사업 연구비로 국산 광역학 레이저치료기를 개발하는데 성공한 충남대 의공학과 임현수 교수ㄴ는 "국산화로 4백만~5백만원에 달하는 치료비용을 절반 가까이 줄일 수 있을 것" 이라고 밝혔다.
광역학 치료의 대상이 되는 암은 내시경이 들어가 레이저 광선을 쏠 수 있는 부위에 생긴 암이다. 폐암.후두암.방광암.식도암.피부암.위암 등이 해당된다.
그러나 암덩어리가 크지 않은 조기암에 적용된다. 충남대 의대 내과 김주옥 교수는 "폐암환자 중 암세포가 기관지 점막의 일부에 국한한 1기와 2기 등 조기폐암일 경우 평균 84.8%에서 암세포를 없앨 수 있다" 고 말했다.
이미 진행된 암에도 사용할 수 있다. 폐암의 경우 암덩어리가 기관지를 막아 호흡곤란이 생길 경우 레이저 광선으로 뚫어줄 수 있다는 것. 완치보다 증상의 개선이 목적이다.
그러나 광역학 치료가 보편적인 암치료법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해선 넘어야할 산이 많다. 일산 국립암센터 신경외과 이승훈 박사는 "레이저 광선이 침투해 암세포를 파괴할 수 있는 깊이가 대개 5~10㎜이므로 이보다 깊숙이 위치한 암세포를 제거할 수 없는 것이 결정적인 단점" 이라고 지적했다.
덩어리 형태의 암보다 점막에 얇게 퍼진 암이라야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암은 전체 암의 10%도 안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평가다. 게다가 완치를 목적으로 암을 치료하기 위해선 효과가 충분히 검증되지 않은 광역학 요법 대신 수술이 아직은 가장 확실한 방법이란 것.
시술 후 빛에 의해 피부에 생기는 광독성을 예방하기 위해 빛이 차단된 병실에 1주일간 입원해야 하는 것도 흠이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조기 암환자 가운데 심장병 등 다른 이유로 수술받지 못하거나 말기 암환자의 증상개선 등 환자를 선택해 시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결론을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