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한 일본 프리미엄 브랜드 역시 올해 중소형 차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일본차 업계는 1980년대 별도의 브랜드를 만들어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86년 어큐라를 출범시킨 혼다를 시작으로, 89년 도요타와 닛산이 각각 렉서스와 인피니티를 선보였다. 하지만 유럽 브랜드보다 역사가
짧고 미국에 초점을 맞췄던 탓에 소형차 라인업이 여전히 빈약하다. 국내엔 렉서스와 인피니티가 모기업 브랜드보다 먼저 진출했다. 고가차가 대접받는
시장 특성 때문이었다. 2001년 진출한 렉서스는 ES로 인기몰이에 성공했다. 2002년과 2004~2006년 단일 모델 가운데 판매 1위를
차지했다. 그 사이에도 2~4위를 오르내리는 등 꾸준히 상위권을 유지했다. 그 덕분에 렉서스 ES는 ‘강남의 쏘나타’란 별명까지
얻었다.
인피니티 역시 2005년 국내 진출 이후 G시리즈 세단으로 뜨거운 반응을 얻었다. 2009년의 경우 국내에서 인피니티 전체
판매가 2569대였는데, 그 가운데 67%인 1731대가 G시리즈였다. ‘지피니티’란 농담이 나올 정도였다. G35를 시작으로 세대교체되면서
G37로 배기량을 키웠고, 2011년엔 엔진을 줄인 G25를 더했다. 그러나 두 브랜드 모두 2009~2010년 사이 성장판이 파열됐다.
렉서스는 도요타 대량 리콜의 영향을 받았다. 인피니티는 신차 투입이 늦었다. 둘 다 특정 차종 의존도가 너무 컸다. 여기에 세대교체까지
미뤄지면서 피로가 누적됐다. 그 사이 유럽 프리미엄 브랜드는 디젤 엔진을 앞세워 점유율을 늘렸다. 국산 중형 디젤차의 공백도 이 같은 추세를
부채질했다.
인피니티는 M시리즈로 판매의 중심을 옮겨보려고 시도했다. 디젤 엔진을 얹은 M30d를 선보여 유럽 차와 맞대결도
노렸다. 그러나 결과는 실패였다. 결국 G25의 가격을 570만원 낮춰 판매를 반짝 높였다. 올해는 가장 강했던 체급으로 다시 승부를 걸
예정이다. 11일 국내에 출시한 Q50이 주인공이다. 이름과 외모가 몽땅 바뀌었지만 G 세단의 실질적 후속이다.
모델은 Q50
2.2d와 Q50 3.5h 두 가지다. 이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의 직렬 4기통 2.2L(2143㏄) 디젤 터보 엔진을 얹은 Q50 2.2d가
주력이다. 가격은 4350만원. 같은 엔진의 벤츠 C 220 CDI보다 430만원, BMW 320d 이피션트 다이내믹스보다는 40만원 싸다.
일단 출발은 좋다. 인피니티 Q50은 출시 하루 만에 월 목표대수인 200대가 계약됐다.
렉서스는 하이브리드 소형차로 부활을 꿈꾸고
있다. 4월 2일 출시할 CT200h가 첨병이다. 부분 변경이지만 변화의 폭이 넓다. 차의 안팎은 물론 핸들링 성능까지 구석구석 개선했다.
편의장비도 늘렸다. 하지만 가격은 기존보다 낮은 3000만원대까지 끌어내릴 예정이다. 또한 소형 스포츠 유틸리티 차량(SUV)도 하이브리드
버전으로 투입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