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어디로 가느냐 보다 누구와 가느냐가 더 중요하다는 말이 있다
에덴밸리 시설팀 10명은 3박3일간 단합대회를 제주도에서 하기로 하고 희망자를 규합하는데 동행할 수 있는 영예를 얻었다.
지난 겨울시즌 수고했던 고참직원들로 구색이 짜여졌다.
언제나 일상에서 벗어난다는 것은 더없이 좋은 일일진데 고락을 같이 하는 동료들과의 고삐를 풀어버리고 맘껏 헤져보라는데 이 보다 더좋은 여행이 있을까. 그래서 사람들은 때때로 여행을 떠나 보다. 나도 이 행렬에 모처럼(10년?)만에 기회를 잡았다
제 1일(5월19일 토)
에덴밸리 출발(2시)>>양산역(3시>>>자갈치(4:30)>>>여객선터미널(6;00)>>부산출발(7:00)>>>제주도착(06::00)
승선절차를 위해 팀장은 6시까지 여객부두에 집결하도록 명령을 내렸다. 그런데 우리 악동들 어디 맹숭하게 갈 수 있냐며 자갈치에 끼리끼리 모였다.1차로 곰장어구이로 한순배 돌린다. 간에 기별도 안간다며 앉은자리에서 추가로 또 시킨다. 집결시간은 닥아오고 팀장의 호출전화가 발발이 걸려오는가 싶더니 서둘러 포장마차를 나서 대로를 무단횡단하며 바삐 터미날로 향한다.
공사를 분명히 해야 한다고 분빠이로 2만원씩 내라한다. 총무 확실히 하는건 좋은데 쫌 빡씨네...
< 제주골프장 가는 팀장 후배 두명과 함께 힘찬 결의를 다짐 --구호는 뭐라 했는지 생각 안남 우리가 남이가 했는지, 별명 조바라씨는 빠짐-찍사라서)
가까스로 육교밑에서 랑데뷰하여 승선수속을 완료하고 3일간 생사고락을 같이하기로 하고 거창하게 결의를 다지고 우리를 기다리는 "코지 아일랜드"호에 승선을 완료하니 고동소리도 울리지 않고 설설 부산항을 미끄러져 나간다. 뭐 이래 싱겁냐
배를 오랫만에 타면서 멀미는 안할까 저으기 걱정을 했는데 가는지 오는지도 분별안되니 그 걱정은 놓아도 좋을 상 싶다.
떠나기 전 조용호팀장의 특별배려로 특실까지 배치되어 배안에 라운지가 있어 모두 집결하라하여 우루루 몰려갔는데 이 아름다운 3일밤의 서막을 알리는 술파티가 지금부터 개시되는구나.일반 회원 두분이 정성스레 만들어온 만찬에 팀장님이 가져온 양주에다 "위하여"를 부르짖는 이 모습이 지상최대로구나. 아니 선상 최고구나
이 자리에서 11시간을 동행하면 낼 아침에 깨구리가 될 것같아 일치감치 3등객실로 들어가 큰대자로 들어누우니 이세상 만사가 다 내것 같다. 이게 얼마만에 돌아온 행복인감?
제2일(5월 20일 일)
도착(06:30)>>>아침식사(07:30)>>>출발(08:30)>>>성판악(09:20)>>>사라오름 등산(11:20).>>>성판악(1:30)>>>서귀포(2:30)>>>유람선(3:30)>>>새도(5:30)>>>석식(7:30)>>>금호리조트(09:10)
바같이 환하여 벌떡 일어나 악동들 중에 몇이나 뻗었는지 불이나케 특등들로 올라갔더니 지난 밤에 모두 골아떨어져서 지옥을 헤맬 줄 알았더니 여상스럽게 모습이 평화스럽기까지 하다. 아 참 불가사이한 일이로다.
예정된 시각보다 30분 늦게 제주항에 입항이다.
내 일찍이 고2때 수학여행 오고 대학1년때 무전여행을 다녀간 이 후로 몇번 공무로 다녀간 적이 있지만 맘놓고 여행객이 되어 제주도에 내리니 고삐풀린 말이 이 심정일까 싶다
랜트카가 올 때까지 아침식사를 거하게 하고(물론 해장을 안할 수 없지) 해장술에 한풀 간건지 여행기분에 취해서 인지 신나게 한라산으로 향하여 달리기 50분만에 성판악이라는데 닿았다. 여기가 한라산 등반로 중에 하나인가 본데 제주도 도우미를 자청했던 "조바라"씨가 어리목코스로 가야할 걸 무심결에 고고하더니 엉뚱한 곳에 내려놓았는 가 보다.
계획을 수정하여 중간지점인 사라오름까지 올랐다가 원점회귀 하란다.(조씨 양반과 몇몇 악동은 제주도 특산주의 알콜 수질검사한다는 핑게로 남고, 흐흐흐흐)
한라산 산신령님께서 까불면 다친다고 구름이 가려 정상만 보였다가 가렸다가 하는 지점 사라오름에 오르니 이제 제주도같은 냄새가 나건만은 언감생심 백록담은 어불성설이고 우리 악동들의 최대관심인 한잔의 유혹에 빠져 3시간 반만에 등산은 서둘러 종료하고 원점에 회귀하니 수질검사를 하였던 한 악동이 다른 악동 하나가 행불되었다면서 혀가 벌써 좌로 45도쯤 기우려져 있는 모습이다. 차문이 열려져 있고 사람이 없어졌다나 뭐라 하나.
랜트카에 가보니 한 거사께서 세상에서 젤 편한 모습으로 주무시고......
주 목적이 아니었던 등산을 마치고 잘 나있는 한라산 횡단도로로 우리는 서귀포로 내달렸다.
유람선 타는 시간이 촉박하여 불이나케 국수 한그릇씩을 해치우고 기다리는 뉴파라다이스에 올랐다.
이제 본격적인 제주도 유람이다.파라다이스가 뭔가 ,천국아닌가? 전국에서 모인 관광객들로 꽉찼다.
팀장님이 재빠라르게 켄맥주를 돌린다. 안 그래도 우린 전주가 있지. 해장술에 하산주에 하물며 국수를 먹으면서도 반주들을 걸쳤잖은가.
싱깁이 잘 떠는 선장 따까리의 설명은 대충 대충 듣고있던 차에 다음 보여줄 때까지 시간에 좀 남았는지 노래 부를 손님 나오라하니, 양산에 살면서 노래 하나로 이름을 부산까지 떨치고 있는 심00(자칭 타칭 에덴밸리 경비대장) 기꺼이 선착순으로 무대를 주름잡으니 일순간에 유람선은 유흥선이 됐다.
1층칸에 각설이를 한다고 관심있으신 손님을 아래층으로 내려가라 한다. 우리가 뭔 경치에 관심이 있간데 , 우르르 1층으로 내려가니 우리 같은 순진하고 얼간이들만 상대해서 그런지 각설이가 가지고 논다. 지 본전이 다 나올 즈음에 디스코를 튼다. 우리가 누구고, 니 내 할 것 없이 모두 앞쪽 무대로 나가니 등산복 차림의 양산 촌놈들이 주름을 잡는구나 아싸.
내 살만큼 살았지만 이렇게 신나는 디스코텍은 처음이다, 흔들고 흔들고!!!
좌우를 보니 우리만 그런거 아니다. 어디서 왔는지 할매수준의 한 그룹도 흔들고를 외쳐대고 있다.
왜 이렇게 빨리 시간이 갈까. 생애최대의 유람선이 선착장에 도착해부렸단다.
오메 아쉬운거~~~~~~~~~~~~~~~
미쳐야 미친다는 말이 진짜 실감난다. 여기가 제주도니 안면이 있을 사람 있을 턱 없으니 아직 해도 안진 대낮이라 한들 그게 무슨 상관이 있노. 기분 좋으면 그만이지.
선착장 부근에 있는 새도라는 자그만한 섬을 한바퀴 돌고 에너지를 보충하려고 1인당 만원이면 배터지게 먹는다는 서귀포시장 횟촌으로 향한다.
아직 휴흥선의 기분이 가시지 않은 상태에서 푸짐하게 차려진 사시미에다 찹잡한 제주쇠주는 정말 일품이다 일품.
만끽된 기분으로 횟집을 나서 제주도 밤의 하이라이트를 장식하려고 우리를 기다리는 금호리조트로 향했다.
이미 밤은 이슥해졌고 남국의 하늘은 유난히도 맑았다.
우리를 부려놓은 곳은 5층 꼭대기층에 56평짜리 팬트하우스였다.와 너무 좋다!
워낙 술실력이 부족한 나와 촛빙이 하나 그리고 도가 넘쳤는지 조바라씨는 침대에 녹아 떨어지고 모두모두 나이트클럽인지 어딘지로 밀물처럼 쓸려나갔다.
서귀포의 밤을 추억삼았을 그 밤의 일들은 나는 모른다오. (안 가봤으니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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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란한 현관벨소리에 문을 열어주니 1개중대 병력이 들이닥쳤다. 얼굴에 희색이 만연한 걸로 봐서는 기분 째졌나보다.
3시 쯤 된 시각일까. 배란다 밖을 보니 하늘에 별들이 총총히 박혀있고 곧 흘러 내릴 것 같은 작은별들이 옹기종기 합창을 하고 있다. 아, 얼마만에 별을 보는 걸까. 침대에서 내려와 바닥에 앉자 내가 살아 있음을 감사하고 찬란한 천지조화에 감읍했다.
5시에 일어나 보니 지난 밤에 유난히 아름다웠던 하늘은 바다와 연이어 있었다. 얼마나 아름다운지 입을 딱 벌리고 카메라를 들고 나왔다
세계 7대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곳 답게 너무 좋다. 푸른 바다,부서지는 파도, 해안선을 이어가는 오솔길, 기암절벽,해뜨느 언덕.......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가고픈 곳, 꿈엔들 잊히리랴
제3일(5월21일 월)
금호리조트출발(10시)>>>약천사(10:30)>>>7번 올레길(11:30)>>>성산 섭지코지(2:30)>>>제주 청록원식당(4:30)>>>여객터미널(6:30)>>>출항(7:00)
조실장 부친이 지난 밤에 작고하셨다고 하여 공항까지 모셔다주고 오는 바람에 아침시간이 좀 지체됐다. 이틀만 좀 더 살았으셨으면 좋으련만,
골프팀은 일찌감치 나가고 10시나 되어서야 금호리조트를 나왔다.
오늘은 제주 동쪽으로 순환한다 들었는데 차가 자꾸 서쪽으로 가는가 싶더니 약천사라는 제주도에서 제일 크다는 예상밖의 장소로 안내되었다.무슨 연고인지 모르지만 좌우지간 법당에 들어가 108배를 했다. 마침 사시예불이 끝나고 스님의 법문이 있는 모양인데 얼핏 곁눈으로 보니 그 큰 법당에 신도라고ㅡ여남은 명이 달랑 앉아있고 법문이랍시고 들리는 소리가 부처님이 어떻고저떻고 한다. 나는 요새 그런 소리에 연연하지 않기로 했다.
자, 구업을 짓지말고 어서 이곳을 벗어나자 생각하니 만사가 극락이라구나
잠시 우울하고 썰렁했던 기분은 7번 올레길에서 풀렸다.
사진에서 자주 보았던 외돌개를 지나 올레길 선풍을 일으켰던 예의 올레길 답사의 대열에 끼어들었다. 제주도는 역시 천혜의 섬이라 그런지 어디 한곳 신비롭지 않는 곳이 없건만은 이곳은 그저 감탄사만 있는 곳이다.
때때로 뙤약볕을 걸어야 하는 바람에 그만 싫증이 나서 앞뒤멤버들에게 더 가봐야 별개없다며 그림 좋은 곳에서 수질분석이나 해보자 했더니 뒤에 처진 "조바라'씨 께서 좀전에 통과했던 대장금 촬영지가 명당이라면서 유턴하라 한다.
우린 이런 대목에서는 단합이 잘된다니까. 제주도 여행제목도 단합대회가 아니였남.
우리같은 여행객을 위해서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원탁테이블에 인조목으로 시설을 그런대로 잘 해 둔 곳에서 전을 폈다.
그래도 명색이 경상도 양반들인데 대낮부터 깡소주병을 올려 놓으면 쓰냐며 어제부터 배낭속에 넣어서 무겁게 짊어지고 다녀던 6개월된 인삼주를 내어놓고 주거니 받거니 권커니 자커니 하니 이게 단합이 아니고 또 뭐가 단합이겠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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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정이 바쁘다는 총무님 성화로 다음 목적지로 향한다
가도가도 오른쪽은 바다. 왼쪽은 구릉지다.이러기를 시간여를 달려 당도한 곳이 섭지코지란다.
섭지란 재사(才士)가 많이 배출되는 지세란 뜻이며 코지는 곶을 뜻하는 제주도 사투리란다. 부르기도 어려운 이름이로고.
중국관광객, 일본 고교수학여행 학생들로 붐빈다. 붐비기로 말하면 관광지는 붐벼야 제 맛이다. 황량한 명소에 가면 영 여행기분이 나지 않음을 나만 그런게 아닐게다.
거쳐왔다는 징표를 남겨두고 관광나들이는 마무리 하는갑다. 시간이 세시를 지나고 있어 어디가서 점심을 떼우려나 했는데, 우릴 태운 랜트카는 하염없이 내달린다. 가도가도 일망대해 이젠 무덤덤 하고 지겹기까지 하다.4시 반 제주시 어느 길가의 청록원이라는 식당에 드디어 당도했다.
실내로 안내되어 들어가니 낯선 분 세분이 우리를 맞는데 팀장님 후배로 초창기 우리 스키장에 근무한 분인데 지금은 제주도민이 된 분이란다. 잘 차려진 흑돼지 삼겹살에 삼일간의 여독을 맘놓고 푼다.
악동들 허리끈 풀고 마음껏 마셔댄다.마치 내일이 없기라도 한듯이. 또 언제 이런 기회가 오겠는가.
배 출항시간은 닥아오고 맘 급하게 된 맴버들 먼저 떠나고,아직 세상모르는 꾼들이 꾸물거려 간신이 터미널에 안착햇다
노비자지역인지라 티켓팅하는데도 까다롭고 시간이 엄청 걸린다.
우리 일행이 꼴지로 배에 오르자 닻을 올린다. 쓰릴있다.
바람이 엄청난 갑판에 악동전원 소집명령이 내려진다. 마지막 밤의 향연을 위해서 서막을 올리는거다.
나는 '위하여"소리를 뒤로 한 체 반대편 갑판위로 가서 저물기 시작하는 석양을 바라봤다.
<<<<<추 신>>>>
이번 여행의 기회를 주신 사장님
배편과 숙박에 배려해주신 조용호부장님
고삐풀린 악동들 잘 통솔하여 기리 추억을 만들어 주신 팀장님
성가신 일 마다않고 너무 잘 챙겨주신 총무님
쓰린 속 거머쥐고 안전운전 잘해주신 운전기사님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충실히 해주신 닉네임 '"조바라"님
여러분들 덕분에 즐거운 여행 잘하였음을 고지하옵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