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동네는 바로 바닷가 옆이라 바람이 많이 불었다. 난 그 바람 앞에서 친구들 밖으로 오라는 부름에 속수무책으로 나갔다. 이미 부모님들은 논이나 밭에 고된 노동에 잠들어 있고 어떤 연유인지 몰라도 늘 소란스러움은 혼자 있지 못하게 만들었다.우리 동네는 항상 깃점이 되었고 삼촌(상보전 하보전 갈두) 그러니까 모든 동네에 구심점이 되어서 학교가 있었다. 그 바로 앞에 자리를 잡은 소동산 그 산 위에서 보면 자잘한 섬들이 한 눈에 들어 왔다. 우리 동네 형들은 주위 작은 동네를 늘 침범했다. 거의 비슷한 동네는 가지 못하고 약하고 힘이 없는 동네를 밥먹듯이 갔다.이유는 이쁜 여자들이 있었고 늘 그 주위를 감도는 바닷가 갯바람이나 그 잔잔한 감동이 우리를 그냥 가만히 놔 두질 않았다.나는 어쩌다 방위 입영 날짜를 받은 형들과 함께 할 시간이 있었다. 어느 여름인지 기억이 아련한데 상당히 이쁜 후배 하나가 있었다. 그 여자 후배 하나를 보러 상당히 많은 내 친구들 선배들 그 바닷가 마을을 많이 갔다. 어느 날인가 우연치 않게 어느 한적한 바닷가 포구 꺽어진 포구 어느 조상묘인지 모를 장소에서 서로 통성명도 없이 둘러 앉아 좋아하는 유행가를 부르기로 했다. 그 형들은 어떤 맘이 있었는지 모르지만 나는 그 둥그스럼한 후배 목청이 듣고 싶었지만 지금 기억하는 것은 내 노래뿐이다. 산울림 노래 내게 사랑는 너무 써 하는 노래를 불렀다.다들 한 소절씩 불렀는데 내 노래만 기억한다. 달같은 후배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