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안 후기가 조금 늦어서~지난 남해안후기를 순차적으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그럼 남해안 10구간을 시작하겠습니다~
일 마치고 바로 배낭을 메고 나오니 배도 출출하고~
순천역 앞 김밥집에서 한상 거하게 먹고나옵니다~
순천역에서 지난 날머리인 사도마을까지 도착하여 시작해 봅니다.
우리 깽형은 5겹 6겹으로 완전 무장을 하였네요, 넘어지면 굴러서 갈듯~
길 따라가다 보면 길이 막혀있고 풀숲을 헤쳐 나오니 내 다리에 붙어진 이 도둑 가시들!
잠시 허리도 숙여 갈 겸 도둑 가시 정리하고요~
여긴 어디일까요?ㅎ
가다가다 쉴 곳도 없고 뻥 뚫린 버스정류장을 쉼터로 삼아 은박 돗자리는 최대한 감아 바람막이로 쓰면서
우리가 준비한 음식들을 먹어봅니다.
이날 누나한테 걸으러 가는데 빵 좀 달랬더니 이것저것 다 넣어줬어요, 정체 모를 빵도 있었는데
깽 형은 맛있다니~ 저도 맛있었고요~
빨리 일어나 걷고 싶어요~ 추우니깐 빨리 몸을 움직이고 싶어요ㅎ
덕흥마을을 지나서~
산 넘어 들어오는 아침 햇볕은 하루의 시작을 알려주고 있네요.
햇볕이 아침을 시작을 알려주니 배도 출출~ 아침 먹을 시간인가 봅니다.
가져온 호박죽, 어묵탕, 라면~ 뭐부터 먹어야 할 것인가?
아침부터 먹을 생각에 신납니다~
멋있죠? 밭과 바다 그리고 섬들,
추운날씨에도 잘자라는 푸른 시금치인가?ㅎ 물어봤는데 제가 잘 못알아들었어요.
제가 원래 사진찍는 걸 별로 안 좋아하는데 자연스레 카메라를 들고 있는 저입니다.
이제 먹고 걷고 하는 패턴이 같아서 그런가.. 생리현상도 비슷..
각자의 영역을 찾아 돌아오니
깽이님이 어떤 남자분과 이야기를 나누고 계셨죠..
이분은 양식업을 하시는 사장님이신데 보통분이 아니었습니다.
넙치 등 여러 가지 어류들을 처음으로 양식업을 시도해 성공하신 분이라고..
친절하게 여기는 꼭 가보셔야 한다고 직접 차로 태워주시기도 하셨고요.
감사합니다, 고흥의 인심은 푸른 바다, 넓은 밭처럼 널고 풍부합니다.
이런 길을 걸어볼수 있다는 마음에 감사합니다.
잠시 전에 보았던 다큐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안녕, 나의 어린시절이여-
다큐를 보면서..
문득 “안녕,나의 젊은 시절이여” 다큐가 생각이 났습니다.
왕모라는 어린 여자애는 집을 떠나 출가를 결심하게 되죠,
17일 동안 200km 인도 북부 라다크지역과 히말라야산맥을 통과하는 순례길를 자기 몸체만한
짐을 메고 수행합니다.
여기에선 “패트 야트라(발의 여정)”를 통해 모든 중생을 위해서 길을 걸으며 수행하는
기도 과정이라고 합니다.
왕모는 세가지 화두로 걷고 있는데
1.어떻게 살아야 행복하게 사는 걸까?
2.나는 지금 어디에 있는 걸까?
3.나는 지금 어디로 가는 걸까?
3가지의 질문을 보면서 저 자신이 부끄러워졌어요,
어떻게 하면 더 가질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 빨리 갈 수 있을까?
어떻게 더 높게 갈 수 있을까?
저는 몇 년전만해도 이런 생각이 가득했어요.. 물질적 더 많이 가지려고 했고
경쟁사회에서 우위를 가지려고 노력했죠,
내 자식 서울대 가게 해주세요, 내 자식 좋은 회사에 가게 해주세요,
이런 말들엔 다른 자식들은 대학교도 좋은 회사에도 못가게 해주세요 라는 말과 같은 거죠,
우리가 3가지 질문을 가지고 산다고 보면 더 많이 가지고 더 좋은 직장을 가지는 게 좋은 삶이
아닌 어떻게 하면 좀 더 인간다운 삶을 살 수 있을까 어떻게 하면 더불어 잘 살수있을까
고민을하게 될 것입니다.
한 도반 스님이 왕모에게 패트야트라 수행에 필요한 세가지를 말해주는데
첫째도 인내, 둘째도인내, 셋째도 인내라고 합니다.
왕모는 수행의 길에서 고산병으로 쓰러지면서 하는 말을 하는데 “어디로 갈지 몰라요,
어디로 향하는지 중요하지 않아요, 내가 선택한 길이니까요.”
맞아요 우린 어디로 갈지 모르고 어디로 향하는지 중요하지 않죠, 내가 선택한 길을 묵묵히
인내하면서 가는 것 뿐인거죠,
깽이님과 저도 그러한 과정 중에 있는 게 아닐까?
묵묵히 걷다 보면 남해안 길도 끝나 있겠고, 좀 더 성숙한 사람이 되어 있을 수 있을 것이고,
이 과정을 즐기면서 걸어보자고요~
그렇게 걷다 보니 점심시간.. 평남면에서 때 마침 보이는 횟집이 보이고 이렇게 백반을 먹고
가봅니다, 고기 반찬에다 여러가지 반찬들~ 이런 밥상은 걷는 분들에겐 진수성찬이죠~
밥도 먹었겠다~ 만조를 지나 물도 빠지고 있고 해안길로 가볼까요?
신이 난다~ 배도 부르겠다~ 좋은 길을 걸으면 흥이 절루 납니다~
때론 이런 길을 만나 고민하고 있으면 깽이님은 신발을 벚을 준비중..
저는 어떻게 바위를 타고 갈 수 있을까 생각했는데 말이죠~
우와 순간 움찔~ 엄청 차가웠어요ㅎ
시원하게 족욕을 해봤습니다~
우린 노는 물이 다르죠?
이 넓은 남해안 바다를 놀이터를 삼아 놀고 있으니 말이죠.
저기 멀리엔 거금대교가 보이고~
오마 간척지 추모공원에 들러봅니다.
고흥에선 고흥만 간척지, 해창만 간척지 등 10개소 가까이 시행한 간척 사업으로 얻어진 농경지가 많고
오마 간척지는 그중 하나로 5년 전인 1962년~1965년까지 고흥군 도덕면에 있던
고발도, 분매도, 오마도, 벼루 섬 등 5개 섬을 연결하는 간척 사업을 벌여 바둑판처럼 반듯한
330만 평의 농경지를 만들었다고 합니다.
이때 소록도에서 참여한 한센병 환자들의 노고와 희생이 매우 컸다고 합니다.
하지만 공사가 끝날 때쯤 육지 주민들의 반대로 한센병 환자 드링 소록도에서 살지 못했으니..
결국 한센병 환자들만 엄청난 희생과 차별을 당하고 쫓겨 났으니
이들의 희생을 잊어서는 안 될 겁니다..
이렇게 우리 세계는 누군가의 희생과 노고로 만들어진 세상입니다.
우리가 먹고 자고 입고 하는 모든 것들이 누군가의 노고와 노력으로 만들어 졌듯이 이렇게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느껴야 합니다.
우리가 걷고 있는 곳이 오마 간척지이죠, 이 멋진 길을 만들어 주시고
편안히 걸을 수 있다는 것에 감사함을 드립니다.
저기 앞 비봉산이 보이고~
깽이님에서 들려오는 김광석 노래..
절절한 마음을 느끼고 싶었던 걸까?
노을 풍경과 오마 간척지, 김광석 노래, 그리고 걸어가는
우리 둘...이 자체만으로도 시와 노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어는 덧 날은 어두워지고..
녹동항을 지나 발견한 식당에서 밥을 먹고 가봅니다.
혹시 저기 뼈다귀해장국에 뿌려진 가루 보이시나요?ㅎ
깽이님이 걷다 약에 취한 것 같다고 했다던데..
사실 저는 말짱한데 말이죠~
한 그릇 따뜻하게 먹고 다시 걸어가봅니다.
여긴 장어거리~ㅎ 귀여운 장어들..
맛있기도 하지요~ㅎ
걷다보니 깽이님이 졸고 있네요, 걸음을 보면 알수있죠
술취한 사람 처럼 좌로, 우로.. 이렇게 가다간 바닷길로 빠지겠다 싶어
한 30분정도 마을 회관 근처에서 쉬다 가봅니다.
오늘 밤은 이곳! 방장님이 알려주신 대로 랩을 싸서 바람을 막아보려 하지만…
쉽게 잘 안되네요ㅎㅎ 일단 바람만 대충 막고 잠자리에 들어봅니다.
바람이 그렇게 불어도 꿈쩍하지도 않고 잘 자는 깽이님.
나도 누우면 쥐도 새도 모르게 잔다고 하지만 깽이님은 나보다 한 수 위^^
새벽에 일어나 우리 몸은 은박돗자리 칭칭 감아 먹을 것을 준비해봅니다.
바람도 엄청 불고~ 추웠어요 그래도 밥은 맛있게 잘먹었어요~
이렇게 또 아침이 옵니다. 금요일 저녁부터 시작했지만
어는 덧 일요일 아침이 오니 참 시간 빠르게 지나갑니다.
내가 하고 싶어하는 것에 대해서도 시간이 부족하지만
이렇게 평일엔 일을 하고 주말엔 걸을 수 있다는 자유에 대해서 감사함을 느낍니다.
고흥만 방조제를 지나서~
바다 위 하늘에선 새들의 연주곡이 펼쳐집니다.
파도가 일듯이 새들도 물결을 만들어 냅니다.
짧은 순간이었지만 모드 살아있는 것들에 대한 예술에 감탄을 만들어 냅니다.
걷다보니 배에서 꼬르륵.. 깽이님 화장실 갈틈에 꺼내든 라면~
스프없이 라면 먹으면 고소하니 맛있어요~
월하 마을을 지나서~
오늘의 목적지인 고흥군 두원면 연강교차료 삼거리에서 마무리를 지어봅니다.
나머지 후기도 후다닥 올리겠습니다~^^
첫댓글 열정에 탐복합니다.짝짝
걸음에서 쉼이 느껴지고 글에서 향기가 묻어 납니다 ^^
겔러서 그런건 아니겠져? ㅎㅎ
수고많았어요 ~ 솜주먹님~^^
그나마 요즘은 날이 많이 풀려서 걷기가 한결 수월할듯 하네요
열정과 끈기로 즐기면서 남해안길 잘 걸으시길 바랍니다
글도 차분히 잘 쓰고~
많이 바쁘고 힘들겠지만 이렇게 후기로 내놓으면 또 흐뭇하고 좋지?!
늘 든든하게 함께해주는 길벗인
솜주먹 아우님이 있어서 참 좋다~
늘 고맙고~ 얼른 남해안 후기 마무리해놓고
서해로 떠나보자^^
서해안길도 잘 부탁해~
남해안길 깽이님과 함께하시는 여정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무탈한 발걸음 이어가시길 바랍니다
꽁꽁싸매고 걸었던길이 지금은 봄내음이 폴폴 날껄요!!!
깽이님캉
솜주먹님캉
오손도손 도와가며
가는걸음 생각만해도 흐믓합니다.
다음 걸음에서는 어떤 이야기가 나올지 궁금하기도하고...
솜처럼
구름처럼
포근함이 느껴지는 후기 잘보구가요^~^
언제 한번 뭉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