춥고 눈오기 전에 최대한 북쪽 지맥을 마무리 하려고 명성지맥을 계획한다.
명성지맥은 한북정맥 광덕산(1046 m)에서 남쪽으로 분기해
각흘산~약사령~명성산(923 m)~여우봉~사향산~관음산~불무산~보장산을 거쳐 베모루에 있는 영평천에서 그 맥을 다하는 도상거리
약 52 km의 산줄기를 말한다.
24일(금) 퇴근 후 다음날 진행 할 산행 날머리에 도착해 차박하는데 고개 이름도 여우재이고 주변이 전부 귀신 나올 것 같은 폐가라서 으시시하다.
차 문이라도 잠그고 싶지만 동작센서 작동으로 경보가 울려 잠그지 못한다.
다음날 5시에 일어나 자전거로 광덕고개로 구간이동한다.
중간에 편의점이 있어 따뜻한 커피 마시며 쉬어간다.
백운계곡 따라 계속 오르막이라 페달질이 힘들다.
계곡 끝에서 광덕고개까지는 경사가 가팔라 자전거를 끌고 오른다.
드디어 들머리 광덕고개 휴게소에 도착했는데 자전거로 구간이동 하는데 쓰는 체력소모가 산행의 30% 정도는 되는 듯 하다.
휴게소 조금 아래 정자에 자전거를 묶어놓고 산행을 시작한다.
낙엽이 많이 떨어졌고 곧 추워지고 눈이 올 것인데 그때는 남쪽 지맥들을 훑을 예정이다.
2.3km를 치고 올라 분기점 광덕산에 도착해 본격적인 지맥 산행을 시작한다.
후기를 본 기억이 없는데 J3클럽 파랑새팀 시그널이 보여 언제 다녀가셨나 궁금해 트랭글에서 명성지맥을 검색하니 산꾸니님이 6월28일 다녀간 기록이 있어 땜방을 남겨놓아 후기를 미루셨구나 생각했다.
그런데 다음날 아침 방골고개에서 파랑새 팀을 만나게 되어 산꾸니님만 명성지맥을 두번 하시나 보다 생각했는데 나중에 보니 트랙이름은 명성지맥인데 걸으신 코스는 다른 코스이다.
조금 거추장스러운 잡목이 있지만 별 것 아니다.
휴전선 인근 지역은 한국전쟁 당시 남과 북이 한치의 땅이라도 더 확보하려고 치열한 전투가 진행되었던 터라 순국선열들의 유해가 많이 묻혀 있었고 지금도 계속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양갱이가 행동식으로 좋다지만 개인적으로 맛은 별로다.
위험지역은 혼자라서 조심한다.
47번 국도가 지나가는 자등현을 지난다.
포탄낙하 지역이므로 절대 출입을 금한다는 경고문이다.
경고가 계속 이어지는데 평일에는 실제 사격이 진행될 수 있으니 피해야 할 듯 하다.
조만간 다시 와야 할 대득지맥 분기점과 마루금이라 한번 바라본다.
각흘산 정상은 암릉으로 이루어져 있다.
아래 용화저수지가 보인다.
각흘산을 경계로 북쪽은 강원도 철원군이고 남쪽은 경기도 포천시다.
정상에서 맥주 한 캔과 햇반에 볶음김치로 점심먹고 출발한다.
능선길에 풀,나무가 없는 것이 특이한데 마사토라 물을 머금을 수 없어 식물이 자라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추측해 본다.
오늘 본 단풍 중에 제일 빨갛고 예쁜 듯 하다.
이곳 약사령에서 어느 선답자는 포사격으로 군인들이 통제해 2시간이나 기다렸다 출발했다 한다.
명성산이 가까와지니 억새가 보이기 시작한다.
뒤돌아 본 능선에 풀이나 나무가 없는 마사토 능선이 흰색 띠처럼 보인다.
명성지맥 주봉이니 인증을 한다.
미끄러운 암릉 위험구간은 조심 조심 진행한다.
16.6km지점에서 맥길은 전차사격장 쪽으로 좌틀 해야 하는데 잡목도 심하고 사격장 군사시설이라 많이들 억새 군락지로 직진하여 그 길을 따른다.
저 아래 산정호수 관광지가 보인다.
피크는 지났지만 그런대로 볼만 하다.
선답자 트랙은 이곳에서 전차사격장 안으로 들어갔는데 무서운 경고판도 있고 뒤에 관광객들의 시선이 있어 어찌해야 하나 고민 끝에 맥길만을 고집하는 스타일도 아니고 자칫 신고라도 들어가면 골치 아플 수 있어 산정호수쪽으로 우회하기로 한다.
하산하다 멋진 등룡폭포도 만난다.
산정호수 주차장에서 날머리 여우고개까지 3.3km는 도로따라 걷는다.
자전거를 회수해 다음 차박지인 한탄강 지질공원센터 주차장으로 이동해 저녁을 먹는다.
오늘 메뉴는 전현무 계획에서도 방영된 "농민백암순대" 에서 포장해 온 순대국인데 30분 정도 웨이팅 해야 먹을 수 있는 맛집이다.
26일(일)둘째날 아침엔 보통 간단하게 빵 먹고 출발하는데 금요일 사온 순대국이 상할까 싶어 끓여 먹느라 좀 늦게 방골고개로 이동한다.
방골고개에 도착해 구간이동 하려고 준비하는데 차량 한대가 멈춘다.
사유지 출입금지라는 표지판이 있어 토지주인 줄 알았는데 J3클럽 파랑새 팀과 밀착지원 하시는 지맥님과 미주님이 내리신다.
반갑게 인사를 나누고 금요일 밤부터 산행을 시작한 파랑새팀은 방골고개에서 합수점을 향해 가시고 지맥님과 미주님은 숙소로 가는데 여우고개를 지나가니 픽업해 주시겠다 하여 같이 여우고개로 이동한다.
전방쪽 산 정상에서 자주 보이는 신호 전달용 종인데 지금은 사용하지 않을 것이다.
군사제한구역이라은 표지판을 지나니 군부대 철책이 마루금을 막고 있어 철책 따라 우회하는데 어려움은 없다.
내려섰다 다시 능선을 향해 치고 오르는데 철책 안 능선 위에서 군인들 여러명이 나를 가리키며 서로 얘기하더니 한명이 내쪽으로 내려온다.
"뭐하는 사람이냐"는 물음에 먼저 죄송하다 하고 등산객인데 능선까지 오른 후 능선따라 하산할 것이라 말하니 "사진 찍으시면 안된다" 하여 잘 알고 있고 절대로 찍지 않는다 하니 별 말 없이 돌아간다.
급경사를 내려섯다 다시 치고 올라야 할 관음산을 바라보니 에효~하고 저절로 한숨이 나온다.
배수로를 통해 387번 국도가 통과하는 낭유고개로 내려섯다 다시 반대편 산으로 스며든다.
가파른 급경사를 오르느라 땀 좀 흘린다.
미주님이 챙겨주신 식혜를 빵과 함께 맛있게 마신다.
오늘 점심은 햇반에 고추참치인데 참치도 간편해서 좋다.
도내지 고개에서 산으로 접어들기까지 길이 흐릿해 우왕좌왕 하며 잡풀지대와 밭을 통과한다.
타이어를 탑처럼 쌓은 계단을 오르면 유리 창문까지 있는 커다란 벙커가 나온다.
과거 지뢰지대라는 경고문이 있는데 따라가기 중인 두개의 트랙 중 하나는 U형 철조망을 넘어 능선따라 갔고 다른 하나는 철조망 따라 좌측으로 우회 했는데 길도 좋지 않은 급경사를 내려갔다 다시 올라와야 해 꽤가 나서 괜찮겠지 하고 철조망을 넘어 과거지뢰 지대로 들어간다.
핑계를 댄다면 힘들다 보니 판단력이 흐려져 이런 행동을 한 듯 싶다.
올라가 보니 군부대 휀스가 있고 CCTV가 있어 가까이는 가지도 못하고 경사지를 사선따라 이동하다 다시 철조망을 넘어 지뢰매설지역 밖으로 나와 철조망 따라 이동한다.
가다보니 철조망이 사선 방향이 아닌 급경사 아래로 이어져 험난해 보이고 능선은 조금만 치고 오르면 되어 다시 철조망을 넘어 지뢰매설지역으로 들어가 능선으로 치고 오르니 또 다시 군부대 휀스가 막고 있어 다시 사선으로 치고 가다 과거지뢰매설지역이 끝나는 지점 철조망을 넘어 가설계단을 올라 능선에 닿는다.
조금 쉽게 통과해 보려고 과거지뢰매설 지역을 휘저으며 지나갔지만 쉽지도 않았고 위험스런 행동일 뿐이었다 스스로를 자책하고 반성한다.
불무산 정상에는 처음보는 특이한 모양의 벙커가 있다.
용도를 알 수 없는 녹슨 철재 박스 있다.
양쪽으로 절벽인 폭이 정말 칼날 같은 칼바위 능선이 나타나 긴장하는데 딱히 우회길도 없는 듯 하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
걷는 것과 기어가는 것을 고민하다 심장 쫄깃함을 맛보며 무사히 걸어서 통과한다.
지난밤 통과하신 파랑새 팀은 어찌 통과하셨나 보니 앉은 자세로 밀면서 통과 하셨다.
야간 산행 중 렌턴이 방전되어 보조렌턴을 켰는데 이것도 거의 방전되어 흐리다.
길이 흐릿하거나 위험지역에서는 불빛이 밝아야 하는데 앞으로 핸드폰 밧데리와 렌턴 충전에 좀 더 신경써야겠다.
잔여구간은 다음에 마무리 해야하고 차로 구간이동 했기에 자전거 회수할 필요없이 바로 귀가한다.
파랑새 팀과 우연한 만남이지만 만남 자체로 반갑고 좋았으며 지맥님 미주님 덕분에 큰 고생 덜 수 있어서 감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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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포근한빛 선배님 산행기를 볼 때마다 늘 감탄하게 됩니다.
처음엔 자전거를 이용하신다길래 단순히 이동 수단으로 생각했는데,
차를 세워두고 다시 자전거로 들머리까지 이동하시는 걸 보니
정말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습니다.
목적 산행이라지만 그 과정이 너무 험하고 힘들어 보여 늘 걱정됩니다.
특히 도로가에서의 자전거 이동은 차량들의 위협이 크고
산보다도 더 위험할 때가 많으니 항상 조심하시길 바랍니다.
11월 둘째 주 화악지맥 산행 때는 날머리에 차를 세워두고
들머리까지 함께 이동할 수 있으니 편하게 오셔도 됩니다.
항상 응원드리며, 언제나 안전하고 즐거운 산행 되시길 바랍니다!
자전거는 혼자 차박하면서 하기로 결정한 후 어쩔 수 없는 선택인데 어두울땐 앞뒤로 렌턴 켜고 나름 조심하면서 타고 있습니다.
화악지맥은 30번째로 완주한 지맥인데 J3에는 45번째부터 후기를 올렸기에 후기글이 없긴 합니다.
말씀만도 감사드립니다.
늘 그냥 가시지 않고 응원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기회되면 또 뵙겠습니다^^
계절이 계절인지라 형형색색으로 변하는 모습 보니
또 한 살을 먹게 되는구나 생각을 하게 됩니다.
낙엽이 떨어진 가지 사이로 세상 풍경도 좀 보이고
이제 찬바람이 부는 계절이니 따뜻하게 입고 산행 하시기 바랍니다
단풍이 떨어지면 곧 해가 바뀌긴 하겠네요.
나이 먹어가도 우리처럼 산행하시는 분들은 노화가 조금은 늦춰지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산행하기 좋은 계절이 왔으니 많이 걸어줘야 할텐데 이런저런 개인일도 있어 어찌 될지 모르겠습니다.
방장님 가시는 걸음도 늘 안전한 걸음 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여우봉 가는 길은 산행객들의 눈을 피해서
아래로 내려와서 휀스를 넘어 갔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데 그 앞에서
그냥 넘어 갈수는 없지요....ㅎ
칼바위 능선은 와이투케이님만 엉거주춤으로
넘었고 우리는 그냥 걸어서....
광덕고개 오름길에서 힘든데 자전거를 왜 끌고
올라가지? 라는 생각을 하였네요.
중간에 자전거를 묶어두고 걸어서 올라가는게
효율적이지 않나요? ㅎㅎ
자전거 회수하러 올때도 덜 와도 되고....
산행한다고 고생했습니다.
여우봉 다른 곳은 휀스와 철조망 있어 어려워 보이던데 틈이 있었나 봅니다.
칼바위 중간은 정말 칼날처럼 좁아 잔뜩 긴장 했습니다.
도착지가 고개상부면 밑에 자전거를 두는데 지도를 제대로 안봐서 그랬습니다~ ㅎ
우연히 만나서 많이 반가웠습니다.
이어지는 지맥길 세분이 안전하고 즐겁게 이어가십시요^^
에구~ 전방이라 지뢰밭이네요! 능선을 보니 아찔합니다. 비브람창이면 미끄러울 것 같습니다. 45키로 걸으셨는데 아쉽습니다. 다음에 마무리 하고 주변 구간으로 가셔야겠네요!^^
암튼 산정호수가 아름답다고 하던데 바로옆에 어울리지 않게 승진사격장이 있구요!ㅋㅋ 봄.가을이면 전차포 사격 및 전술훈련을 합니다.^^
지뢰밭은 울타리와 경고문구가 있음에도 꾀부리느라 넘어간 제 과실이죠.
명성은 주말중 하루 시간날때 마무리 하려구요.
군생활을 그쪽에서 하셔서 잘 아시네요^^
@포근한빛 군생활은 양평에서 했는데요! 승진사격장으로 가끔 전차포 사격하러 가곤 했습니다. 대규모 사격훈련할 사격장이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