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의 지혜
노 덕경
물은 생명의 근원(根源)이다. 지구표면과 우리 몸의 70%가 물이다. 태초에 우주는 대부분이 수소였다. 수소는 가장 흔한 산소와 결합하여 물이 되었다. 물은 가스 액체 고체 상태와 공존하는 희귀한 물질이다. 물은 인체 내에서 이산화탄소 산소 염분과 같은 필요한 물질을 용해하고 분해하여 혈액의 순환과 배설물을 처리한다. 동ㆍ식물에게 없어서는 안 된다. 우리의 몸은 물이 1-2% 부족해도 심한갈증을 느끼고, 5%가 부족하면 혼수상태가 되고 12% 정도 부족하면 생명을 잃을 수도 있다.
시자(尸子)의 군치 편에서 물은 이 땅의 모든 자연들을 깨끗하게 씻어주고 만물을 통하여 흐르게 하니 인(仁)이며 맑은 것을 추구하고 탁한 것을 꺼리며 찌꺼기와 더러운 것을 쓸어버리니 의(義)이고 부드러우나 범하기 어렵고 약하지만 강한 것을 능히 이기니 용(勇)이며 강(江)으로 흘려 하(河)로 내려감에 나쁜 것을 포용하고 있으나 그 흐름이 겸손하니 지(智)이다.”하며 물은 인간이 추구해야 할 인의용지(仁義勇智)를 품고 있는 도의 본체로 여겼다.
산이 정(靜)의 극치라 한다면 물은 동(動)의 극치라 하고 물은 순응( 順應)의 덕(德)이 있다“고 했다. 가장 훌륭한 것은 물처럼 되는 것 상선약수(上善若水)이다. 물은 서로 다투는 법이 없이 스스로를 낮추고 돌고 돌아 바다로 회귀하는 것이 물이다.
물은 차례를 다투지 아니한다. 물은 양보하고 서두르지 않는다. 물은 흥분하지 않고 느긋하게 모여서 넘친다. 물은 욕심내지 않고 때를 기다리며 질서를 지키고 순리에 따라 여유 있게 흘러간다. 물은 나아갈 때와 물러갈 때를 현명하게 한다.
물은 지혜롭고 융통성이 있다. 지혜로운 사람은 물을 좋아했고 슬기로운 사람은 움직인다고 했다. 물이 모든 곳에 스며들듯이 지혜도 성광처럼 이르지 않는 데가 없다. 사람도 트이고 넓고 막힘이 없어야 한다.
동양의 선현들은 물에서 삶의 지혜를 얻었다. 이 세상에서 가장 약한 것이 가장 강하다고 역설하고 인위(人爲)가 아닌 무위 스스로(自) 그러함(然)을 강조하고, 가장 훌륭한 것은 물처럼 되는 것 물에서 배워라, 물처럼 다투지 않고 선(善)을 지녀야 한다. 지위가 남보다 아래라고 투덜대지 말고 낮은 곳을 선택할 줄 알면 결코 다툼이 없다“고 하며 물의 삶의 덕성과 분수를 시사했다.
또한 그 집의 샘물이 경수(硬水) 연수(軟水) 감수(甘水) 고수(苦水) 등 물에 따라 성품이 청결하고 탐스럽고 유순하고 고집이세고 근면하고 개으르고 정절하고 음탕해지는 성격까지도 물이 결정한다고 믿었다.
비오는 날이나 겨울철에 도로가 미끄러운 것은 물 때문이다. 구두나 자동차타이어가 얼음과 도로가 접촉하면서 큰 압력을 받아 그 부분이 얼음이 녹고 물의 막(水膜)으로 인해 미끄럽다.
물은 담는 그릇의 모양에 따라 그 모습이 변화무상하고, 물은 지유제강(至柔制强)의 덕이 있어 낙수가 되고, 순리에 따라 흐르고 바다에서 화합하고, 물은 겸양(謙讓)의 덕이 있어 낮은 곳으로 흘려간다.
군자가 되는 과정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기완성의 의지와 노력이다. 자기 성숙이 성행되지 않는 것이라면 허명이요 허세일 뿐이다. 근원에서 솟구치는 물이 패인 웅덩이를 먼저 채우고 바다로 흘러가듯, 군자는 항상 균형 잡히고 깊이 있는 내면 수립에 전력을 기울인다.
개중에는 사람들이 조금 더 배웠다고 자랑하고 재물이 조금 더 있다고 자랑하고 권력을 조금 더 있다고 자랑하고 아래 사람이라고 업신여기고 말을 함부로 하여 상대방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못난 처신은 하지 말아야한다.
물은 진리(眞理)다. 사람은 물의 지혜를 배워서 실천해야 한다.
첫댓글 사람도 물처럼 순리에 따라 행하는 삶 자연의 순리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좋게 보았다니 고맙고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