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그 여인을 모르시나요.........
한파가 지독히 전국을 강타한 지난주 어느날 이었습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막 퇴근을 하려고 하는데 벙어리 모자를 깊게 눌러쓴 어느 70대가 되어 보이는 여인이 교무실 앞에 우두커니 서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지나가는 행인 이려니 하고 무심코 지나치려는데 저에게 “잠시만요!”하는 것이었습니다.
저는 가는길을 멈추고 “어떻해 오셨습니까?” 하니까 조용히 상담을 하고 싶다고 하여 다시 교무실 문을열고 우선 몸좀 녹이시라고 차를 한잔 대접 하고는 그녀가 입을 땔때까지 조용히 기다려 주었습니다.
아무런 말없이 고개를 숙인체 한잔 가득한 차를 조금씩 조금씩 나누어 마시고 나드니 찻잔을 조용히 내려 놓으시며 저는 지금 70을 바라보고있는 나이이며 얼마전 경남에서 아들이 살고있는 구미시 형곡동 어디엔가 원룸을 얻어 혼자 지내고 있는데 나이가 나이 인지라 우울증이 심하여 밤새도록 잠을 이루지 못해 금오산길을 걸어서 오르내리기를 여러번 하여도 새벽녘 동이 트지 않는다고 하면서 도저히 사람이 살수가 없다고 하며 하염없이 사연을 털어놓는 모습을 저는 물끄럼히 바라만 보았습니다.
그녀는 경남 의령에서 테어날때부터 장녀의 몸으로 가난을 안고 테어나 초등학교는커녕 학교라고는 교문밖에도 가보지 못하였으며 오로지 부모님 공양과 동생들 뒷바라지에 식모아닌 식모 생활을 하다가 20때즈음에 친구들과 우연히 경주 불국사 놀러 갔다가 이름모를 남자를 만나 잠깐 스치고 왔는데 어찌 알았는지 하루가 멀다하고 편지를 보내 왔는데 답장한번 하지 못했다고 하였습니다.
왜냐구요? 그녀는 20대가 되도록 한글을 배운적이 없고 누구하나 가르쳐 준적이 없어 까막눈으로 살아왔기 때문에 편지만 받으면 가슴이 콩닥콩닥 요동을 쳤으며 답장 한번 하지 못했는데 어느날 그 남자가 무작정 집으로 찻아와 온 동네 방네 소문이나서 어쩔수 없이 스물두살 나이에 결혼식을 올리고 남편과 함께 생활용품등 장돌뱅이 생활을 하면서 방랑생활을 하다가 우연히 방직공장에서 불량품으로 나온 이불 및 담요등을 가져와서 다시 보수를하여 시장에 되팔아 많은 수익을 남겼으며 나중에는 재봉틀 및 바느질하는 직원들까지 여러명 두면서 30대까지 많은 돈을 벌었는데 남편이 그만 32세때 재봉틀 사용을 그리 한 탓인지 폐암으로 돌아 가셨다고 하였습니다.
남편이 없는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우선 제일 급한 것이 글을 읽을줄 모르고 쓸줄 모르고 셈을 할줄 모르니까 장부처리를 하지못해 누구한테 이불을 팔았는지 누구한테 담요를 주었는지 장부기재를 하지못해 주먹구구식으로 하다가 도저히 감당 할 수가 없어서 가게문을 닫고 남의집 식당일등을 전전긍긍 하다가 세월이 흘러 나이가 많아 더 이상 받아주는곳 없고 이곳저곳 몸이 안 아픈데 없을 정도로 힘이들어 모든 것 청산하고 한달전에 이곳 구미에 아들혼자 살고 있는 옆에 원룸을 얻어 지내고 있고 하였습니다.
그녀는 낮이나 밤이나 마음하나 둘곳 없이 이리저리 방황 하다가 우연히 번개시장 구경 왔다가 구미시청 후문 사거리 지하통로를 지나가다가 자기보다 나이 많으신 어르신들이 옹기종기모여 한글공부 하는 것을 보고 잘되었다 싶어 한달 동안을 번개시장 가는체 하면서 지하 통로에 있는 우리 구미상록학교를 바라보고는 입을 떼지못했는데 오늘을 꼭 상담을 하리라 마음 먹다가 오늘 막 퇴근하는 저를 붙들고 이렇게 한 맺힌 하소연을 털어 놓았습니다.
“선상님 저도 이 나이에 글을 배울수 있겠습니까? 저도 공부를 해서 졸업장을 딸수가 있겠습니까? 하는 것을 아무렴요 하구말구요 우선 마음 추스리시고 담주 월요일부터 야간 부 오후6시부터8시까지 공부를 함께 합시다 하면서 저는 우리 상록학교 선생님들과 긴급회의를 한끝에 지난주 금요일 5명의 선생님을 확보하여 시간표 배정을 하여 이번주 월요일부터 그녀만을 위해 저와 5명의 선생님들이 월~금요일까지 두시간씩 주5회 수업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녀는 몆년전 공부를 그렇게 하고싶어 남몰래 초등학교 검정고시를 우여곡절 끝에 합격을 하였지만 아직까지 여러 가지 문해력이 부족하다며 한글 공부를 다시 하고 싶다고 하였지만 우리 선생님 모두는 그녀가 그토록 열망하는 중학과정 검정고시를 치루게 하기 위해 중학교 과정을 기초부터 시작 하기로 하였습니다.
그녀는 매일 오후5시30분이면 일찍나와 청소하고 수업 준비를 혼자 하면서도 연신 룰루 랄라 새로운 삶을 찻은 듯 어느새 얼굴 가득한 천사의 미소가 오늘도 저를 반겨주고 있습니다.
우리 선생님 모두는 그녀를 위해 재능기부로 봉사를 해주시기로 하였으며 현재 구미대학교 간호학과 김판희 교수님도 함께 하였으며 저 역시 책임자로서 매일 오후 6시면 어김없이 함께 동참을 하고 있습니다. 누가 이 여인을 모르시나요.........
모두들 따뜻한 격려와 힘찬 응원의 박수 부탁드립니다.
알려드립니다.
현재 우리 구미상록학교는 구미시에서 무상으로 제공한 송정사거리 지하통로를 개조하여 양옆에는 교실을 만들어 사용하고 있으며 중앙 통로는 구미시민을 위해 24시간 통행으로 개방되어 있습니다.
중등부 수학기초 재능기부로 가르쳐 주실분을 찻습니다.
문의:010-9572-7547 구미상록학교장 정태하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