척추질환자 10명 중 7명은 잠잘 때 척추 건강에 해로운 자세로 잠을 청하고 있으며 수면 자세가 척추질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조차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으로 조사됐다.
비수술 척추전문병원 자생한방병원(이사장 신준식)이 최근 1개월 간 내원한 척추질환자 181명을 대상으로 '수면 자세'를 조사한 결과, 척추 건강에 가장 좋은 '반듯한 수면자세(차렷형)'로 자는 환자는 24.6%에 지나지 않았다. 나머지 73%는 척추에 나쁜 영향을 줄 수 있는 '태아형(29.4%)' '만세형(17.3%)' '옆으로 나란히 형(13.9%)' '자유낙하형(10.8%)' '통나무형(2.6%)'이었다.
유한길 자생한방병원 원장은 "잘못된 수면자세는 척추질환과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며 "수면 자세는 습관화된 경우가 많아 자세를 바꾸기가 쉽지 않지만 의식적으로라도 척추에 좋은 반듯한 자세나 똑바로 누운 상태에서 무릎 아래에 베개를 괴고 자는 등 척추 건강에 좋은 수면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조사대상 환자들은 평균 6~7시간 수면시간에 허리나 목의 통증으로 인해 잠에서 깨는 환자가 절반이 넘는 55.2%나 됐다. 수면에서 깨는 횟수도 일주일에 1회 이상 깨는 사람이 51%에 달했는데 이 중 매일 깬다는 사람이 10.5%, 하루에 두 번 이상 깨는 경우도 16.6%나 됐다.
수면 환경에 대한 질문에도 대부분 척추질환에 좋지 않은 환경에서 수면을 취하고 있었다. 잠자리 형태에 대한 질문에서 '푹신한 매트리스 침대(22.7%)'라고 답한 환자들이 '온돌바닥(38.7%)'에 이어 두 번째로 많았는데 너무 푹신한 매트는 머리와 목, 척추의 올바른 정렬을 방해하고 허리 근육을 긴장시켜 요통과 척추질환을 일으키는 요인이 된다.
허리에 좋은 수면환경은 온돌바닥이나 평평하고 단단한 매트가 좋지만, 반대로 바닥이 너무 딱딱하면 허리 주위 근육과 어깨에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베개는 목이 편안하고 경추의 C자형 커브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해 높이는 6~8㎝가 적당하다. 8㎝ 이상 높은 베개는 등 뒤, 어깨 근육을 압박해 혈액 흐름을 방해한다. 딱딱한 베개도 목 근육과 골격에 무리를 주고 혈액순환을 방해하며 자주 뒤척이는 경우 목 근육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이병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