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리에 흰띠 있는 토종 비둘기… 멸종위기로 보호 필요
양비둘기
지난 2018년 정부가 멸종위기에 놓인 우리나라 야생생물 267종을 지정해 발표했는데, 고리도롱뇽, 물방개 등 25종이 '멸종위기 2급'으로 새로 지정된 가운데 '양비둘기'<사진>가 포함돼 눈길을 끌었답니다.
멸종위기 2급이란 가까운 장래에 멸종위기에 처할 우려가 있는 야생 동식물을 말해요. 양비둘기는 현재 전라도와 경상도 일대에 100마리 이하로 서식하고 있어 보호가 절실하다고 해요.
비둘기는 까치, 참새와 함께 사람 주변에 흔한 '삼총사'예요. 까치·참새와 달리 비둘기는 사람들이 주는 먹이를 곧잘 받아 먹기 때문에 도시에 모여 살고 더 많이 번식해요. 전 세계적으로 약 290종의 비둘기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도심 공원이나 건물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비둘기는 서양 외래종인 '집비둘기'랍니다. 유럽에 서식하는 바위비둘기(Rock Dove)를 개량해 만든 품종이지요. 새똥과 깃털이 널리면서 건물이 더러워지고 전염병이 번지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기 시작했고, 정부가 지난 2009년 유해동물로 지정하면서 지자체의 허가를 받으면 집비둘기를 합법적으로 포획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 토종 비둘기는 멧비둘기, 양비둘기, 녹색비둘기, 흑비둘기, 염주비둘기 등 5종이에요. 이들은 사람과 떨어져 살고 개체 수도 적어 피해를 주지 않아요. 이 가운데 멸종위기에 놓인 양비둘기는 바위굴이나 벼랑, 교각, 한적한 사찰 등에 살아서 '굴비둘기' '낭비둘기'라고 하는데, 모양새가 언뜻 집비둘기와 비슷하기 때문에 포획되거나 천대받는 일이 많아요. 양비둘기의 가장 큰 특징은 허리 위쪽과 부채살같이 생긴 꼬리에 하얀 깃털이 띠처럼 뚜렷하다는 것인데, 이것이 없으면 집비둘기예요.
양비둘기는 우리나라와 중국, 몽골 등 일부 지역에서만 분포해요. 야생에선 수명이 20~30년이지만 1년에 한 번 정도 1~2개 알을 낳기 때문에 개체 수가 빠르게 늘기 어려워요. 그렇지만 먹이가 풍부하고 살기 편하면 1년에 여러 번 알을 낳지요. 사람들의 노력에 양비둘기의 운명이 달려 있는 거예요.
비둘기는 원래 살던 곳으로 정확하게 찾아가는 귀소(歸巢·동물이 둥지로 돌아감) 본능이 뛰어난 걸로 유명해요. 먼 거리도 빠르게 날아가기 때문에 소식을 급하게 전하는 전령으로 이용했어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애용하는 트위터의 아이콘이 비둘기를 연상시키는 파란색 새인 것도 이 때문이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