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복을 모두 보낸 시간은,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한 느낌을 주면서 열대야로 잠 못 들게 하는
성가심은 없어졌다 해도, 한 낯의 직사광선은 아
직도 기세를 잃지 않고 아낙네들의 양산을 받쳐
들게 합니다. 따스한 햇살은 조금 더 이어지면서
‘와’ 덥다 소리를 절로 나오게 하겠지요.
그런 더위를 등에 지고 거북이들의 104차 산행은
북한산 의상봉이 되겠습니다. 지난 번 동강 레프
팅 행사로 끓어 올린 열의를 재점검하는 의미로
서울 근교의 산행을 하게 됨을 보면서, 집행부의
세심함에 고개가 절로 주억거리게 됩니다.
북한산은 수도권에 위치하면서 우리나라의 대표
명산 중에 하나입니다. 기암괴석과 깍아 지르는
암벽과 깔닥 고개를 넘으면 완만한 능선까지를
두주 갖추고 있지요. 서울 근교에 위치하고 있어
도시인들이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쉽게 찾을 수
있는 그런 산입니다.
수많은 봉우리들이 빗살 속에 떠있는 약속 장소
에는 언제나 그렇듯이 장터 분위기가 연출됩니
다.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 기념사진을 시작으로
산행을 하게 되지만, 저를 포함한 열다섯의 거북
이들은, “더운데 산은 뭐하러 오른다냐? 우리가
이렇게 얼굴 보면 되는 것이여. 저기 물소리 들
리잖여.“ 하면서 주저앉게 됩니다.
“아따, 시원하구먼.”
염불도 그렇고 잿밥도 의미가 없어집니다.
족발이 꺼내지고 소주가 추임새를 넣으니, ‘캬’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분위기는 금방 달아오릅니다.
나만 몰랐던 동네가 다 아는 비밀이야기가 나오
면서 시간은 어린 시절로 되감아 놓았습니다.
언제나 있었고 얼마든지 있었던 개울 같은 계곡
물에 발도 담가 봅니다.
시원함을 더 느끼려 세안도 해 봅니다.
그렇게 보내다보니 산행을 맡친 거북이들이 홍
조 띤 모습으로 합류하여, 주저 앉아있던 우리
들을 무안하게는 하였지만, 금방입니다.
산행을 했던 거북이들이 합류하여 식당으로
장소를 옮기게 됩니다. 이 날은 어딘지 담합
대회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사는 게 뭔지? 하면서 살게 되는 것처럼.....
우리 거북이들은 뭐 하러 만나? 하면서 또
다음을 기약하게 됩니다.
더운 날 애들 쓰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