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처럼 일정이 없는 주말 아침, 금성산 둘레길을 다녀왔습니다.
예전에는 겨우 한 사람 지나갈만한 조그만 오솔길이었는데, 지금은 산불 나면 소방차가 다닐 정도로 넓어져 걷는 분들이 많습니다.
나주 경현동 한수제에서 경현동 지난 오두제까지 한 바퀴 돌아오는 길입니다.
목욕탕에서 아줌마들이 "단풍 진짜 곱더라!"하는 말을 들었던지라 행여 미루다 놓칠세라 다녀온 가을나들이였습니다.
들꽃이 얼른 눈에 띄지는 않았았지만,가만 보니 풀숲 사이에 올망졸망한 녀석들이 꽤 눈에 띄더군요.
계절을 모르고 피어난 '철 모르는 녀석들'이었습니다. 만나보시죠.
나주읍성의 서쪽 문인 서성문 골목길에
담쟁이가 붉어갑니다.
누가, 왜 쌓았는지 모를 돌탑과 단풍과
따라 가지 싫다고 콩댁콩댁하면서도 따라나선
벤취의 꼬맹이
단풍나무가 손가락이 일곱개인 것(노랑)과
다섯개인 게(빨강) 다르군요.
고사리종류일까요?
꼭 지네 같습니다.
금성산 벤취에 누워서 바라본 단풍과 솔잎과 하늘
금성산에 누워 하늘을 보니 하늘이 노랗다.
이런 이런 단풍이 하늘을 가렸구나.
키가 껀정한 소나무는 하늘로 우뚝 솟아 푸른 하늘과 가깝다.
산에 누워 하늘을 보니 사람이 죽으면 산으로 가는 이유를 알겠다.
정말 편안하고 고요하고 하늘로 날아오를 것 같다.
한수제를 출발해 경현저수지를 싸고돌아 떡재에 이르는 길은
형형색색의 단풍들이 유명산의 단풍과 비교될 만큼 늦가을의 정취를 표현하고 있습니다.
금성산 임도 한수제~떡재구간은 1997년에 개설되었으며,
왕복 4km 구간에 2시간쯤 걸립니다.
태풍에 부러져 잘라낸 나무에서 새가지와 새순이 나고 있습니다.
겨울을 견뎌낼까 걱정입니다.
어찌나 여리고 곱던지...
물봉선
이질풀
여뀌
고마리
흰제비꽃
우리 작은딸이 발견해 알려준 꽃입니다.
별꽃?
배롱나무 새순입니다
한수제 구름다리에서...
경현동 당산나무에 가을이 무르익어 갑니다.
첫댓글 금성산 단풍이 아직은 생기가 보이는거 같으네
새싹도 보이고 꽃들도 보이고..
애들도 부지런한 엄마 맘을 언젠가 알아줄거야
설은 오늘 날씨가 을씨년스럽게 꾸물꾸물하네
올 서울단풍도 유별나게 화려하고 이뻤는데
오늘은 바닥에 뒹구는 낙엽이 더 많아
곧 눈발 소식 전할거 같다야..
이제 가을인갑다 싶었는데 어제, 오늘은 겨울로 껑충 내닿는 느낌이었어.
날씨가 그렇다기 보다는 기분이...
아이들 방에 전기장판 깔아주면서 올 겨울 전깃세 걱정, 기름값 걱정이 앞서고 말야.
가을낭만이라는 것도 일부러 찾아나서지 않으면 못 누리고 지나갈 형편이야.
도시인들은 어떨까?
대부분은 거리의 가로수, 먼 산의 단풍으로 대신하겠지?
우리 들꽃카페라도 들어오면 전국 팔도 단풍소식이라도 들을텐데 말야.
작년 겨울은 서울 출장 중에 첫눈을 맞이했지.
그것도 숙소에서 자고 있는데 누가 전화로 눈 온다고 알려줘서 알았고.
그런데 당장 애들 학교 입고 갈 옷이 따뜻한 지 걱정되드라고.
어쩔 수 없는 아줌마지ㅎㅎ
분명 가을인데 봄꽃도 피고 어떤 나무들은 새순돋고.... 참 올 가을은 버라이어티합니다 ^^
사람들도 도무지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날씨도 그런 것 같아요.
얼마전에는 나주 배과수원에 배꽃이 만발해서 걱정들을 많이 했죠.
태풍이 자연의 리듬과 생태계의 질서를 많이 뒤흔들어 좋은 것 같아요.
안 좋은 징조인데 말이죠.
북쪽을 쓸고 내려간 가을이 금성산 자락에도 머물지 않고 짙어가네요..
맞네요 버라이어티한 가을 ....눈치없는 봄꽃들은 곧 서리에게 한방 맞겠죠?
올 단풍은 유난히 짙고 서러운것 같습니다..^^
맞아요. 꽃소식은 남쪽에서, 단풍소식은 북쪽에서 시작되죠.
올해는 한번도 뵙지 못하고 넘어가지만 그래도 카페에서
자주 뵈니 일년이 후딱 지나가는 군요.
철 모르고 피어난 봄꽃들이 딱해요.
서리가 좀 더디왔으면 좋겠는데 말이죠.
손과 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