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야기] 위염에 대한 오해와 진실 / 송홍석

[느티나무의료협동조합]

/ 송홍석(원진녹색병원 내과 과장, 조합원)

암도 조기에 발견하면 완치까지 가능하다는 사실이 널리 알려지면서 암 검진 내시경을 받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위내시경 검사 후 의사로부터 듣는 가장 흔한 말은 “위염만 있어요~”라는 말일것입니다. 그랬을 때 그런 위염은 무조건 치료해야 할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무런 불편한 증상이 없는 위염은 보통 약물 치료할 필요가 없습니다. 그런데, 같은 위염이라도 속쓰림, 소화불량 등의 위 증상이 매우 심한 경우도 있습니다. 같은 위염인데 이 차이는 무엇 때문일까요? 우리들이 갖고 있는 ‘위염’에 대한 오해와 진실, 그 속으로 한번 들어가 볼까요?

내시경 검사에서 발견된 위염의 정체는?

의사들이 내시경 검사를 한 후에 사진을 보면서 환자에게 설명하는 ‘위염소견’은 그야말로 ‘내시경적 위염’에 불과합니다. ‘내시경적 위염’이란 내시경으로 위를 관찰할 때 보이는 위 점막의 염증소견을 말하며, 이는 위염 증상과는 전혀 무관합니다. 흔히 ‘표재성 위염’, ‘발적성 위염’, ‘위축성 위염’, ‘미란성 위염’ 등등의 것들이 내시경에서 관찰되는 ‘내시경적 위염’ 소견입니다.

이같은 ‘내시경적 위염’은 정상인의 60%에서 관찰된다고 알려져 있으니, 아무런 증상도 없던 내가 내시경에서 ‘위염’ 판정을 받는 일은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닌거지요. 증상도 없고 조직검사도 하지 않은 단순한 ‘내시경적 위염’은 일반적으로 약물 치료할 필요는 없습니다.

반대로 내시경 소견이 정상, 혹은 가벼운 위염 소견이라 해도 위염 증상은 매우 심할 수 있습니다. 내시경 소견은 ‘정상’, 혹은 ‘약간의 위염’인데 왜 나는 명치끝이 아프고, 쓰리고, 밥 먹고 나서 꽉 막혀 있는 듯 내려가지도 않고 답답한 것일까요?

반복되는 위염 증상, 도대체 왜?

이런 경우 ‘스트레스’가 그 원인일때가 많습니다. ‘스트레스’는 뇌출혈이나 심근경색과 같은 뇌심혈관질환을 유발하기도 하지만, 위장기능을 떨어뜨리는데에도 관여를 합니다. 위와 장은 스트레스에 매우 민감한 장기입니다. 직장과 사회생활에서, 육아와 가사일 등 집안에서 겪는 스트레스들, 이 모든 스트레스들이 내가 더 이상 버티기 힘들 정도로 과한 상태에 이르렀을 때, 그 스트레스는 나의 몸 증상(위장증상)으로 나타납니다. ‘이 정도 스트레스야 직장생활하는 사람이면 누구나 다 받는 스트레스 아니야?’, ‘다들 애 키우면서 사는데, 나만 애낳고 키우는게 아니쟎아?’라고 생각하면서 별거 아닌 듯 넘기지만, 실은 그게 아니었던 겁니다. 별거 아닌 스트레스가 아니라, 실은 나에겐 스트레스였고, 그것 때문에 내가 지금 힘들어하고 있다는 것을 나의 몸이 온몸으로 말해주고 있는 것입니다. 흔히 ‘신경성위염’으로 불리는 것들이 이런 경우입니다.

‘나’를 드러내자!

따라서 ‘신경성위염’의 근본적인 치유는 ‘약’이 아니라, 나를 무겁게 누르고 있는 스트레스로부터 벗어나는 것입니다. 여러 병원을 전전해도 완전히 낫지 않는 것은 원인이 되는 스트레스가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시험이 끝나고 나서, 직장을 옮기고 나서야 약 없이도 증상이 완전히 좋아졌던 경우를 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우리를 둘러싼 스트레스를 해결하기란 여간해서는 쉽지가 않습니다. 그래도 진정한 해결의 방도는 스트레스의 원인들을 해결해가는 방법 밖에는 없습니다.

그 시작은 나를 짓누르고 있는 스트레스를 드러내는 일부터입니다. 무엇이 나의 마음을 그렇게 무겁게 누르고 있었는지 말이죠. 그 스트레스를 누군가와 함께 나누어보세요. 그리고 그(들)와 함께 어떻게 이 난제들을 풀어나갈지 그 해결 방안을 함께 찾아보십시오.

이런 경우 약물 치료는 증상을 완화시키는데 일시적인 도움을 줄 수 있고, 증상이 나타날 때에만 한시적으로 복용하시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