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써 놓은 글 중에 몇가지 틀린 사실이 있어서 정정합니다.
첫째로 코끼리가 4-5년에 한두개의 난자를 배란한다고 써 놓은 것이 있습니다.
4-5년에 한두개의 난자를 배란하는 것이 아니라 4-5년에 한두마리의 새끼를 낳을 수 있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여러가지 조건이 맞아야 그럴 수 있겠죠. 22개월 정도의 임신 기간과 수유기간을 포함하여 4-5년에 한번 출산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난자를 배란하는 배란주기는 14-18주
배란하여 임신이 가능하게 되면 동물들은 여러가지 방법으로 수컷에게 신호를 보냅니다. 냄새라든지 행동이라든지를 평소와 다르게 하여 수컷을 끌어 들이죠. 그 시기를 발정기라고 합니다.
암코끼리는 특이하게 배란 주기마다 두번의 발정기가 있다고 합니다.
첫번째 발정기에는 배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니까 교미를 하더라도 임신을 할 수 없죠. 가짜 발정기인 셈입니다.
그러고 나서 3주 쯤 후에 다시 한번 발정기가 오는데 그 시기에 배란이 된다고 합니다. 그때 수컷과 교미를 하면 임신이 되는 것이죠.
이렇게 한번 배란할 때마다 두번의 발정기가 있는 이유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합니다. 수컷을 유혹하여 교미하는 연습을 하기 위해 그렇게 진화한 것인가?
다음으로 코끼리의 체외 인공 수정
코끼리의 번식을 돕기 위해 인공수정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한가지 방법은 체내 인공수정
정액을 채취하여 암코끼리의 몸에 주입하는 방법이죠. 이 방법이 그리 쉽지는 않다고 합니다. 평균 성공률은 30% 정도. 이렇게 성공률이 낮은 이유는 코끼리 몸의 특성 때문. 그러나 초음파 장비를 이용하여 숙련된 사람이 시술을 할 경우 성공률은 90% 가까이 높아지기도 한다고 합니다.
또 한가지 방법은 체외 인공수정
난자를 채취한 뒤 시험관 안에서 코끼리의 정액으로 수정시켜 배아를 얻은 뒤 이것을 코끼리의 자궁에 착상시키는 인공수정 방법입니다. IVF(invitro fertilization)라고 하죠.
IVF 중에서 정자의 숫자가 적거나 활동성이 부족하여 그냥은 수정시킬 수 없는 경우에는 정자의 대가리를 난자에 주입하는 방법을 사용합니다. 이것은 ICSI라고 하죠. 현미경으로 보면서 마치 체세포 주입하는 것과 비슷한 방법으로 정자를 직접 주입하는 방식입니다.
제가 써 놓은 글 중에 최근에 코끼리의 체외수정에 성공하였다는 것이 있었습니다. 당연히 체외수정에 성공하려면 난자를 채취할 수 있어야겠지요.
그러나 검색을 해 보니 코끼리의 체외 인공수정은 아직까지 성공한 적이 없는 것 같습니다. 살아있는 코끼리로부터 난자를 채취하는 데에 성공했다는 믿을만한 보고도 없습니다.
제가 이렇게 생각했던 이유는 언론의 오보 때문이었습니다. 용어를 잘 모르는 기자들이 코끼리의 인공수정에 성공했다는 사실을 보도하면서 코끼리의 IVF에 성공했다는 식으로 보도한 것들이 상당히 있습니다. 그걸 보고 이제는 성공했구나 하고 생각했던 것입니다. 코끼리 IVF에 성공했다는 보도들을 추적해 보면 결국은 IVF에 성공한 것이 아니라 체내 인공수정을 했다는 이야기로 귀결되더군요.
코끼리 난자 채취가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다시 한번 상기하게 되었습니다.
코끼리가 배란을 하려면 25년-30년 정도 자라야 합니다. 코끼리의 난소는 몸 표면에서 2.5M 정도의 깊이에 있다고 합니다. 수술하는 방법으로 배를 갈라 난자를 꺼낼 수도 없다고 합니다. 코끼리 몸의 특성상 개복 수술로 난자를 꺼내려고 한다면 질식사하게 된다는군요. 방법은 특수한 기구를 사용하여 채취하는 것인데, 아직까지는 연구중이고 성공했다는 보고는 없습니다.
몸이 큰 동물 중에 코뿔소의 경우에는 난자를 채취하여 체외 인공수정을 하는 데에 성공했습니다. 비슷한 방법으로 코끼리에게 적용하기 위해 연구중이라고 하는군요.
코끼리 난자를 채취하는 또다른 방법은 사고로 죽은 코끼리를 죽자마자 해부하여 난소에서 난자를 채취하는 방법입니다. 미성숙 난자를 채취하여 실험실에서 배양하여 성숙시키는 데에 성공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인공배양(IVM)에 성공했다는 논문은 아직 없고 학자들 간의 메일로 성공했다는 보고가 있는 정도
일본의 이리타니 일행은 잘 보존된 매머드 체세포 핵을 발견하는 경우 일단 다른 동물의 난자에 핵 이식을 하여 매머드 핵의 활동성을 확인한 후 코끼리 난자에 이식할 것이라는데요.
코끼리 난자를 구하기 위해 각국의 동물원에 혹시 사고로 죽는 암코끼리가 있으면 난자를 채취할 수 있도록 도움을 요청해 놓았다고 합니다. 살아있는 코끼리로부터 난자를 채취하는 방법이 아직 실용화되지 않았으니 죽은 코끼리로부터 난자를 얻는 방법 밖에 없겠지요.
죽은 코끼리 난소를 떼어내어 난소를 제거한 쥐(면역이 없는 쥐)에게 이식하여 쥐 몸 속에서 코끼리의 난자를 만들어 냈다는 뉴스도 있었습니다만 그것이 사용 가능할 정도로 잘 만들어진 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쪽 분야의 최고 전문가를 꼽자면 베를린의 Thomas Hildebrandt
매머드 복제에 관한 진지한 글에서 코끼리 난자 채취와 관련하여 자주 등장하는 인물입니다. 코끼리 체외 인공수정을 잘 하여 여러나라에서 모셔가기도 하는 사람이죠. 코뿔소 체외 인공수정을 성공시키기도 했습니다. 코뿔소 난자를 채취하기 위해 특수한 기구를 고안하여 IVF를 성공시켰습니다.
추후에 다른 정보가 있으면 보충하겠습니다.
코끼리 체외 인공수정(IVF)에 성공했다는 틀린 보도들의 예
http://www.dailyrecord.co.uk/news/uk-world-news/elephant-mum-accidentally-kills-ivf-1030653
http://www.blinkx.com/watch-video/elephant-ivf-success/P7ZohpvXKQkrI1QEIj6HxQ ?
http://www.bubhub.com.au/community/forums/showthread.php?181850-Melbourne-Zoo-celebrates-elephant-IVF-pregnancy ?
http://www.elephant-news.com/index.php?id=4372
http://www.goodnewsblog.com/2008/11/20/ivf-pregnancy-for-elephant-might-save-species
직접 보도한 것도 있고 보도를 인용한 것도 있지만 여기에 나오는 IVF는 추적해 보면 모두 그냥 체내 인공수정일 뿐이었습니다. 용어를 잘못 사용한 예들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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