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쨋날, 6시가 되니 모두들 이불을 걷어차고 기지개를 편다.
온몸이 제법 뻑적지근하다. 눈밭을 헤치며 9.6km를 약 10시간 정도 걸었으니 그를만도하다.
그래도 모두들 원기왕성 하다. 아침부터 꼬추 이바구가 꽃이 핀다. 누구는 껄떡좆, 누구는 맛간좆 또 누구는, ㅎㅎㅎ
왼쪽 발목이 조금 시큰거려 파스를 한장 붙힌다. 아무도 담배피는 녀석이 없어 넘 좋다.
오늘 아침식사는 미리 알아 두었던 서귀포 매일시장 근처에 있는 네거리 식당이다.
모두들 샤워하고 짐챙겨 식당을 향하여 출발, 어렵게 물어물어 식당을 찾아 이집의 전문메뉴인 성게 미역국과
생갈치 조림을 시켜 먹는데 이구동성으로 크야~ 쥑이는구나 ㅋㅋㅋ
여유롭게 아침을 먹고 밖에 나오니 멀리 눈덮힌 한라산 정상이 한눈에 들어온다. 에구구,,,
저 모퉁이만 돌면 바로 정상인 백록담인데, 모두들 아쉬움의 한숨을 토해낸다.
동진이가 나에게 툭 한마디 던진다. "홍천아, 우리 가을쯤에 백두산 천지에 한번 가자" ㅎㅎㅎ
동진이 마음에 어지간히 멍이 들었나보다. 세번째 도전에도 결국 실패하고 말았으니 말이다.
"그래 한번가자. 내가 알아보까 동진아.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제일 높은 산 아이가. 한라산은
백두산에 비하면 새발의 피 아이가. 그쟈. 자유여행은 어렵고 투어로 한번 알아보께 동진아. ㅋㅋ"
오늘 돌아가는 날이라 미리 계획하에 움직인다. 다음 코스는 성산 일출봉 앞에 있는 아쿠아리움 전시장이다.
차창을 열어 시원한 바람을 누리며 성산으로 차를 몬다. 지나가는 길섶엔 밀감나무가 주렁주렁 열려있고
물오릉 목련나무는 어느새 꽃술을 함빡 터트렸다. 밭엔 노오란 유채꽃이 만발하고 하늘은 그렇게 푸른데
산 정상엔 하이얀 눈으로 덮혀있는, 봄과 겨울이 공존하는 아이러니를 느끼게하는 제주다. 재밋다.
어느듯 차가 목적지에 도착하고 입장권을 사는데 장난이 아니다. 대인 입장료 38,000.-
그래도 계획에 넣어 두었으니 한번 보기로하자 해서 쭉 둘러 보는데 소형에서 대형 수족관이다.
동진이 말로는 서울 63빌딩에있는 것과 비슷하다 칸다. 나는 모르제이요. 안 가보았으니. ㅎㅎㅎ
사실 별 볼것은 없다. 솔직히 돈이 아깝다. 어린이들은 좋아할것 같은데,,,
대충 둘러보고 차를 몰아 함덕 해수욕장으로 향한다. 나에게 아슴프리 하게 추억이 배어 있는곳 함덕 해수욕장.
다 쓸어져 갈것같은 예전의 모습은 어디로 가고 새로 단장한 그옛날의 찻집에서 옥색 바닷물이 넘실대는
풍경을 감상하며 아메리카노 커피를 즐긴다. 예전의 그 모습이 정말 좋았는데, 세월이 그냥 두지 않았네 그려.
자, 이제 공항이 얼마 남지 않았다. 점심은 오븐자기 뚝배기로 정하고 현태가 바쁘게 맛집을 검색한다.
찾았다. 연동에 있는 서울 뚝배기 2호점. 가자 무로 가자. ㅋㅋㅋ
오븐자기가 약 3년전부터 사라졌단다. 해서 대신에 전복을 넣어 끓인다고 한다. 와우~~
맛을보니 한마디로 끝내준다. 속이 시원하다. 해장국으로 먹기에 진짜 안성맞춤이다. 부산에 요론데 어디 없남??
더뎌 공항에 도착 렌트카를 반납하고 출발 게이트 앞에서 시간을 먹는다. 이게 왠 방송,,, 또잉 1시간 연발.
저가 항공이라 무엇이 달라도 다르구나. ㅋㅋ
우쨎거나, 그리그리 하여 무사히 부산으로 돌아오다. 어둠을 밝히는 공항 건물의 불빛이 우리 일행을 반긴다.
결코 잊을수 없는 추억으로 마음에 새겨 질거다. -끝-
추서: 빠진 일들 그리고 제주도 여행을 위한 알뜰 정보를 다시 올리겠다. 하회를 기다려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