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닐라 바세코진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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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닐라 바세코 빈민촌 가는 날,
아침부터 비가 보슬보슬 내리고 있습니다
마닐라로 가는 고속도로는 교통체증으로
몸살을 하고 있었습니다
l0시 진료시간이 다 되어서야
마닐라에 도착 하였습니다
마닐라 베이(해변이 보이는 시내관광지)
미국대사관이 있는 곳에서 5분도 지나지 않아
우리가 진료할 장소에 도착하였습니다
이곳은 원래 바닷가로
쓰레기를 처리 하던 곳 이었습니다
쌓인 쓰레기가 바다를 메우고 이곳이 육지가 되자
마닐라로 먹고 살기 위해 이주한 지방 사람들이
하나 둘 이곳에 모이기 시작했습니다
수만 명이 살고 있는 듯 합니다
골목길을 따라 늘어선 밀집된 가옥이 보입니다.
판자로만 만든 집
비닐과 판자로 만든 집
약간의 시멘을 더해 만든 집
보기에도 딱해보였습니다
바닥의 진흙과 흙은 비가오자 범벅이 되어버렸고
오물을 가지고 노는 아이
쓰레기 태우는 냄새와 바다의 짠 냄새가 더하여
역겨운 냄새가 코를 찌르고
마약과 폭력
어린아이의 장기밀매가 성행하는 곳
이렇게 사는 것도 억울한데
도심 가까이 있는지라
정부에서는 이들을 쫒아내기 위해
이곳에 3차례나 불을 질렀다고 합니다
그 고통이 어떠했는지는 상상하기.........
현실과 다르게
머리를 들면 하늘의 푸르름과 새하얀 구름이
지나가는 배와 어우러져 한 폭의 그림 같습니다
이곳에 오면 사람들이 겸손해진다고 합니다
왜냐구요?
볼 일을 보면 대소변을 비닐에 해결하고 밖으로
버린다고 합니다. 어차피 쓰레기 소각장에
지어진 집이라 이곳은 화장실과 하수구 시설이 없습니다
버려진 오물에
발이 밟히지 않기 위해서는
항상 머리를 숙이고 다니기에
이곳에 오면 겸손해 진다는 우스개 소리가 만들어졌다고 합니다
진료장소는 학교로 쓰이는 곳이라 사방이 환풍이 잘되고
넓어서 좋았습니다
천장은 비가 새어 이곳 저곳 양동이를 놓아두었습니다
한쪽 벽은 전면을 칠판으로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구멍난 칠판사이로 아이들 눈동자가 호기심 가득찬 눈빛으로
우리를 바라봅니다.
열악한 환경에서 이곳 아이들의 교육에 혼신을 다하는
젊은 한국선교사님들이 자랑스러웠습니다
NGO단체 분들이 복지부에서 진료할 수 있는
허가를 받고 현지닥터의 도움도 요청하였습니다
이00선교사님의 배려로 소학교에서 진료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환경이 더럽고 지저분한지라
환자들에게서 나는 냄새가 역겨웠습니다
역시 수인성질환으로 설사와 피부병이 많았습니다
앞을 볼 수 없는 환자를 만났습니다 서른은 넘어보입니다
하느님이 그에게 악기를 다루는 능력을 주었고
교회성가대에서 봉사를 하고 있다고 합니다
저희가 이지역에 와준걸 감사를 표 합니다
그는 볼 수는 없지만 마음은 너무나 따뜻했습니다
필리핀사람은 고마움을 모르고 냉정하다는 말을 많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선입관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들도 우리와 같은 희노애락이 있고.......
진료를 하다보니 대기 줄이 갑자기 시끌시끌합니다
70를 훨씬 넘으신 할아버지가
대기순서를 무시하시는 바람에
어수선 해졌습니다
그는 저에게 다가와 무척 반가워 합니다.
마치 알고 있던 사람인 듯
할아버지는 6.25전쟁에 한국전에 참전한 이야기를 하시며
평양까지 다녀오셨다고 합니다
자기의 무용담을 이야기하며
이제는 나이가 들어 힘없고 병들었음을 하소연하며
눈물을 훔침니다
위로하면서도 참전에 감사를 표시하고
친구임을 확인해 주었습니다
비타민 한줌과 진통제가 그를 환하게 웃움짓게 만들었습니다
그의 웃음 속에는
진정 고마움이 들어 있었습니다
한 어머니가 아이의 무거운 머리를 받쳐 들고
애처롭게 바라봅니다 태어나서 한번도 걸어보지 못한 아이
그나마 수두증으로 인한 장애로 지능마져
정상이 아닙니다
수술비가 걱정이 되어
말을 하다가 울먹입니다
하루 노동 일당3000원에서 4000원을
1년을 쓰지않고 모아야 겨우 수술한 번 할 수 있다고합니다
우리가 수술비 일부를 도와주기로 하였습니다
어두워지기 시작 했으나 환자는 줄어들지 않았습니다
봉사자들이 여기저기서 전선을 끌어 대어
전등을 달아 환하게 진료할 수 있게 만들어 주십니다
봉사자 모두들 지쳐있으나
오는 환자를 끝까지 진찰해주고 마무리 하였습니다
하나님의 마음을 이해 못할 때가 많습니다
갑자기 슬퍼 졌습니다
힘들어서가 아니 였습니다
할 일이 이렇게 많은데..
가야할 곳이 이렇게 많은데..
우리의 손길을 필요로 하는 이들이 이렇게 많은데....
현실적 장애가 의료봉사을 어렵게 한다는 것이
너무나 우울한 마음에
하느님께 불만을 토하였습니다
사랑의 하느님은 이일을 계속 할수 있도록
도와주시라 믿습니다
더위를 식혀주듯 가랑비가 내리며 필리핀의 밤은 깊어가고
하이웨이를 따라 집으로 향하는 우리는
아름다운사람 이00선교사님과 봉사자님을
만난 기쁨으로 흐뭇하였습니다
주님께서 오늘도 아름다운 이들에게 평안한 밤을 인도해 주시기를............
마닐라 바세코에서
박상철 선교사님
봉사자 :박초롱,아름,김형미
이00선교사님 수고하셨습니다
첫댓글 꿈에 본 듯 바람같이 다녀 왔지만, 수고하시는 모습이 눈에 선 하네요..... 모두들 우리를 대신하여 작은 십자가를 진 박원장 가족을 위하여 박수를 보냅시다.
화이팅 그래도 박원장이 손길을 받은 사람은 행복한 사람이지요. 그곳 까지 박원장을 안내한 주님께 감사하고 지금 저는 타이뻬이에 있습니다. 13년간 외교가 단절 됬다가 올 12월 2일 부터 직항이 개통되어 와 있습니다. 우리나라 보다 국민소득은 높다고 하느데 부럽지는 않네요.
어렵고 힘든 환경속에서도 필리핀 의료봉사활동에 참여하여 수고하시는 여러분들께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짝!짝!짝! 짝!짝!짝! 짝!짝!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