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가곡 제2집> 겨울 나그네(Die Winterreise)
겨울 나그네도 역시 뮐러의 연작시에 슈베르트가 곡을 붙인 것으로 연작시 24편에 모두 곡을 붙여 총 24곡이 되었다. 두 번째 연가곡집으로 1827년 작품, 작품번호 89.
<< 줄거리 >>
실연(失戀)한 청년이 여인의 집 밖에서 안녕을 고하고 공허한 가슴을 안고 외로이 겨울 들판을 떠돌며 방황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마지막에는 거리의 늙은 악사를 만나 함께 정처 없이 발길을 옮기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1. 밤 인사(Gute Nacht) 2. 바람개비(風向旗/Die Wetterfahne)
3. 얼어붙은 눈물(Gefrorne Tränen) 4. 시린 손(Erstarrung)
5. 보리수(Der Lindenbaum) 6. 넘쳐흐르는 눈물(홍수/Wasserflut)
7. 냇가에서(Auf dem Flusse) 8. 회상(Rückblick)
9. 도깨비불(Irrlicht) 10. 휴식(Rast)
11. 봄의 꿈(Frühlingstraum) 12. 고독(Einsamkeit)
13. 우편마차(Die Post) 14. 백발(Der Greise Kopf)
15. 까마귀(Die Krähe) 16. 마지막 희망(Letzte Hoffnung)
17. 마을에서(Im Dorfe) 18. 폭풍의 아침(Der Stürmische Morgen)
19. 환상(Täuschung) 20. 이정표(Der Wegweiser)
21. 여인숙(Das Wirtshaus) 22. 용기(Mut!)
23. 환영의 태양(Die Nebensonnen) 24. 거리의 악사(Der Leiermann)
이 슈베르트의 연가곡 ‘겨울 나그네’는 독일가곡의 정수(精髓)로 인정받는데 특히 멜로디와 완벽한 조화를 이루는 반주 부분에서 슈베르트의 천재성을 엿볼 수 있다.
슈베르트는 우선 몇 곡을 작곡한 후 친구들이 모인 자리에서 자신이 직접 피아노 반주로 ‘밤 인사’와 ‘보리수’를 불렀는데 멜로디가 너무 음울하고 무겁다고 친구들이 혹평을 했다고 한다.
그러나 슈베르트는 자신의 곡을 무척 아꼈다고 하며 24곡 전곡의 작곡을 마친다.
‘보리수’는 우리 귀에 너무나 익숙한 ‘성문 앞 우물가에 서있는 보리수~~~’ 그 곡이다.
이 곡들은 ‘실연(失戀)’이라는 주제 때문이겠지만 눈 쌓인 겨울 풍경과 맞물려 전편을 흐르는 멜로디가 모두 어둡고 비애에 가득차 있는 느낌을 준다. 그 내면에는 사회적으로 실패하여 소외된 인간의 처절한 절망감이 담겨 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훨씬 후의 일이지만 음반 제작사에서 이 겨울 나그네 24곡을 음반으로 제작하려고 당대 최고의 성악가들에 의뢰했는데 한 사람의 능력으로는 도저히 완벽한 표현을 할 수 없다고 판단, 네 명의 성악가들이 6곡씩 나누어 불렸다는 이야기도 전한다. 뮐러(Müller)는 이 연가곡이 작곡되던 1827년 9월에 33세로 세상을 떠났고 슈베르트는 다음해인 1828년 11월에 31세로 세상을 떠난다. 슈베르트는 젊은 나이로 요절하는 두 천재의 운명을 예감하고 작곡한 것은 아닐지....
슈베르트는 평소에 가장 존경하던 작곡가 베토벤을 죽기 일주일 전에 처음 만났는데 슈베르트의 악보를 본 베토벤은 감탄을 금치 못했고 늦게 만난 것을 후회를 했다고 한다.
‘자네를 조금만 더 일찍 만났으면 좋았을 것을.... 내 운명은 이제 다 되었네.
슈베르트, 자네는 분명 세상을 빛낼 수 있는 훌륭한 음악가가 될 것이네. 그러니 부디 용기를 잃지 말게...’
그로부터 일주일 후 베토벤은 세상을 떠나는데(1827년 3월) 운구행렬 뒤에는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슈베르트를 비롯한 수많은 지인들이 뒤따랐다. 장례를 마치고 지인들은 술집에 둘러앉아 위대한 음악가의 죽음을 애도했는데 슈베르트가 맥주잔을 들고 ‘다음에 죽을 사람을 위하여 건배’ 하자고 제의했다고 한다.
그리고 다음 해 11월, 슈베르트는 서른한 살의 젊은 나이로 베토벤을 뒤따라 죽었으니 ‘다음에 죽을 사람’이 자신임을 예견하고 건배를 제의하였던 것은 아니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