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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리의 경전 ‘어서’에서 배운다(45-1)야사부로전답서(彌三郞殿答書)
광포를 여는 ‘사제공전’의 언론전
55년 전인 1957년 10월 17일. 나는 간사이로 갔습니다. ‘오사카 사건’의 첫 공판 때문이었습니다.
이 사건은 같은 해 7월, 내가 사실무근인 선거위반 용의로 체포, 구금된 악질적인 억울한 죄였습니다. 사실이 아닌데도 오사카 지방검찰에 기소되었습니다.
드디어 권력의 마성을 상대로 이 몸의 결백을 증명하고 나의 정의를 외치는 법정투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아마도 재판은 오랜 투쟁이 예상되므로 지금까지보다 더 많이 오사카를 방문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앞으로 신세를 지게 될 간사이 여러분에게 인사하려고 아내와 함께 방문했습니다.
도착한 그날 밤, 곧바로 한 집을 위문하고, 또 세 집을 가정방문했습니다.
‘드디어 싸움은 시작되었다’
이튿날(18일)은 첫 공판. 1962년 1월에 무죄판결을 쟁취할 때까지 4년이 넘는 투쟁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날 밤을 고베를 방문해 활기찬 효고 지방의 동지들을 만났기에 나의 투지도 더욱 불타올랐습니다.
나는 일기에 이렇게 썼습니다.
“드디어 투쟁이 시작되었다.
지금이 바로 신심을 전진시키는 때임을 알아야 한다.
벗이여, 다음 승리를 향해 단호히 나아가자.
나도 싸우겠다.”
당시 간사이를 비롯해 창가학회(創價學會)는 급속히 발전하고 있었습니다. 세간에서는 ‘가난뱅이와 병자들의 집단’이라고 비웃었지만, 우리는 그 험담조차 긍지로 바꿔나갔습니다.
“가장 괴로워하는 사람들 속으로 뛰어들어, 삶의 희망과 용기를 주어야만 진정 힘 있는 종교다!”라고 가슴을 활짝 펴고 고귀한 지용의 사명을 불태우며, 일대일의 생명력을 불러일으키는 대화에 나섰습니다.
‘고뇌의 숙명에 울고만 있던 민중이 새로운 사회건설의 주역으로 용감하게 외치며 행동을 일으킨다. 삶의 희망에 불타 일어선다.’
그러한 행동은 인류 역사에 찬란히 빛나는 수많은 인권투쟁이 목표로 삼았던 일들입니다.
그렇지만 창가학회라는 새로운 민중세력의 대두가 일본의 기성세력에게 반발과 두려움을 느끼게 했는지도 모릅니다. 포악한 권력이 압박을 가해왔습니다.
그러나 ‘사자왕의 마음’으로 맞서 이겨나가는 것이 바로 니치렌불법(日蓮佛法)입니다.
“민중이여, 고개를 들어라! 단결하라! 입정안국(立正安國)의 구호를 외쳐라! 용감하게 대화의 바다로 뛰어들어라!”
스승이 정의를 외치면 일체불이(一體不二)로 제자도 외칩니다.
니치렌대성인(日蓮大聖人)은 이 ‘사제공전의 언론투쟁’이 바로 광선유포를 여는 원동력임을 우리에게 가르쳐 주셨습니다.
‘니치렌처럼 외쳐라.’ ‘나처럼 싸워라.’라고 스승이 가르쳐준 대로 행동해야만 영원불변의 승리 길이 있습니다.
이번에는 스승처럼 끝까지 정의를 계속 외치라고 문하에게 가르쳐 주신 <야사부로전답서>를 배독하겠습니다.
◆
<본문> (어서 1449쪽 처음~6행)
이는 무지(無智)한 속인(俗人)이지만 청문(聽聞)한 바에 의하여 귀중하게 생각해 온 것은 법화경의 제2의 권에 금차삼계(今此三界)라고 하는 경문(經文)이외다.
이 경문의 의는 지금 이 일본국은 석가불의 영토(領土)이며 (중략)
이 삼덕(三德)을 갖추신 것은 시방(十方)의 부처 중(中)에 다만 석가불(釋迦佛) 뿐이로다.
그러므로 지금의 일본국(日本國)의 일체중생(一切衆生)은 설령 석가불(釋迦佛)에게 정성껏 봉사(奉事)함이 당시(當時)의 아미타불(阿彌陀佛)에게 하듯이 한다고 해도, 또한 타불(他佛)을 나란히 동일(同一)하게 받드신다면, 커다란 죄(罪)이니라.
<현대어역>
나(야사부로)는 불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재가의 몸이지만, 전해 듣고 귀중하게 느꼈던 것은 법화경 제2권에 ‘금차삼계’라는 글월입니다.
이 경문의 의미는 지금 이 일본국은 석가불의 영토라는 말입니다.(중략)
(일본국을 포함한 사바세계에서) 이 주사친(主師親)의 삼덕을 갖추신 것은 시방 모든 세계의 부처 중에서 오직 석가불뿐입니다.
그러므로 지금 일본국의 모든 중생은 비록 현재 아미타불을 섬기는 것처럼 석가불에게 정성을 다해 섬길지라도, 또 다른 부처를 섬긴다면 그것은 큰 잘못입니다.
제자의 성장이 바로 스승의 바람
이 어서의 대고중인 ①야사부로는 재가의 문하라는 외에 자세한 내용은 알 수 없습니다.
다만 이 어서의 마지막 부분에 ②우지, 세타에서 선진(先陣)의 훈공(勳功)을 들어 격려하신 점으로 보아 무사라고 추정됩니다.
그 야사부로가 어떤 사정으로 출가한 염불자와 법론을 하게 되어 미노부에 계시는 대성인에게 보고함과 아울러 그 대응에 대해 지도를 받았습니다.
이 어서는 그에 대한 답서입니다. 어서 끝부분에 “지두에게 불려가는 일이 있으면, 먼저 이 취지를 잘 말하시라.”(어서 1451쪽)라고 씌어 있습니다.
경우에 따라서 야사부로가 지두에게 출두하여 변론하게 되는 경우도 예상하고 있었습니다.
또 이 어서는 대성인이 미노부에 입산하신 지 3년 뒤인 1277년 8월에 쓰신 편지입니다. 이는 시조깅고, 이케가미 형제, 난조 도키미쓰 등 대성인의 유력한 제자들이 난을 당하는 시기와 겹칩니다.
지난 회에 배독한 <우에노전답서>도 1277년 5월에 쓰신 편지입니다. 이 어서는 주변에서 갖가지 압박을 받기 시작한 난조 도키미쓰에게 ‘승리의 인간학’을 가르친 어서이기도 합니다.
또 시조깅고가 주위의 참언으로 주군에게 “법화경을 버리라.”고 책망당한 것도 같은 해 6월의 일입니다.
사악을 물리치고 정의를 밝히기 위해, 대성인이 곧바로 집필하신 어서가 <요리모토진장>입니다.
마찬가지로 정법에 귀의했기 때문에 박해를 받은 ③이나바보 니치에이에게 진장(陳狀)이 되는 <시모야마어소식>을 쓰신 것도 같은 해 6월입니다.
이처럼 많은 제자가 처한 상황을 보면, 야사부로가 직면한 사태도 결코 개인적인 사건에 머무르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하나하나가 분명히 광선유포가 추진되는 속에서 다투어 일어난 ④삼장사마(三障四魔)이고, ⑤삼류강적(三類强敵)의 법난입니다.
드디어 제자가 일어서서 스승과 함께 투쟁하는 시대를 맞이했습니다.
이 어서는 그중에서 재가의 한 문하에게 온 힘을 다해 격려하며, 스승인 대성인이 투쟁해 온 것처럼 제자로서 용감하게 투쟁하라고 가르치신 편지입니다. ‘사제공전’이라는 대성인 사제관의 근본을 읽을 수 있는 어서입니다.
비유품에 나오는 ‘금차삼계’
이 어서의 첫머리에 “나(야사부로)는 불법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하는 무지한 재가의 몸이지만, 전해들은 법문 중에서 귀하게 느꼈던 것은 법화경 제2권에 설한 ‘금차삼계’라는 글월입니다.”라고 있습니다.
대성인이 야사부로가 법론에서 말해야 할 내용을 야사부로의 처지에서 쓰신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중 ‘금차삼계’란 비유품 제3에 설하는 “지금 이 삼계는 모두 이는 내 소유이니라. 그 가운데 모두 이는 내 자식이니라. 그런데 지금 이곳은 모든 환난이 많으니, 오직 나 한 사람만이 능히 구호할 수 있느니라."(법화경 191쪽)라는 경문을 가리킵니다.⑥
이를 받아 대성인은 “지금 이 일본국은 석가불의 영토”라고 확인하신 다음에, 그곳에 사는 여러 신과 인간들에게 석가불(석존)만이 ‘주·사·친’의 삼덕을 갖춘 ‘대은의 부처’이며 우리를 가르쳐 이끌 의무를 맡은 부처는 시방세계의 모든 부처 중에서 석가불 밖에 없다는 것을 밝힙니다.
그런데 일본국의 중생은 비록 지금 융성하는 아미타불과 똑같이 석가불을 소중히 존숭할지라도 차토(此土)의 부처(사바세계의 석가불)와 타토(他土)의 부처(서방극락정토의 아미타불 등)를 함께 섬기는 일은 결국 큰 잘못이다.
특히 일본국은 여러 중들은 석가불의 제자로 출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근본의 스승과 궁극의 가르침인 법화경을 버리고 아미타불의 제자처럼 행동하고, 사람들에게 아미타불을 모시고 염불을 부르게 하고 있다고 꿰뚫어보셨습니다.
이는 근본과 지엽(枝葉)이 전도되어 사람들에게 방법(謗法)을 범하게 하고 무간지옥에 떨어뜨리는 대악의 행위입니다.
그러므로 “이 사람들은 선인과 흡사한 악인이로다. 악인 중에는 일염부제 제일의 대방법의 자, 대천제(大闡提)의 사람이니라.”(어서 1450쪽) 하고 엄하게 지적하고 석존에게 적대한 ⑦제바달다보다 나쁜 대악인이라고 규탄하셨습니다.
“대은이 있는 주사친을 잘못 알아서는 안 된다.”는 말씀은 재가의 무사로서 한 사람의 주군을 목숨을 걸고 섬기는 야사부로에게는 매우 납득이 가는 도리였을 것입니다.
이 스승의 가르침대로 말하면 염불의 중들을 상대해도 그들이 아미타불을 근본으로 하는 잘못을 명쾌하게 파절할 수 있습니다.
현실의 인간을 구하려는 불교
이 어서에서 대성인이 염불을 파절해 나가는 단서는 ‘부처는 무엇 때문에 이 세상에 출현하셨는가.’하는 근본목적의 재확인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 목적은 이 세상에 괴로워하는 모든 민중을 구제하는 일입니다.
고뇌가 끊이지 않는 사바세계에서 투쟁하는 어려움을 알면서도 굳이 가장 불행에 허덕이는 사람들을 구하고자 서원을 세워 출현한 분이 석존입니다.
그리고 법화경은 괴로움이 충만한 현실세계를, 그곳에 사는 사람들 마음의 변혁에서 출발해 불국토에 걸맞은 이상세계로 변혁해 가자는 경전입니다.
즉 ⑧정불국토(淨佛國土)이고 ⑨사바즉적광(娑婆卽寂光)의 실현입니다.
석존은 ‘설령 모두 버린다 해도 자신만은 영원히 사바세계를 떠나지 않는다. 이곳 사람들과 끝까지 함께 살고 반드시 행복하게 만들겠다.’는 대자대비로 구원(久遠) 이래 꾸준히 민중구제의 대투쟁을 벌여왔습니다.
이에 비해 아미타불은 염리예토(厭離穢土), 흔구정토(欣求淨土)의 가르침입니다. 예토인 사바세계를 버리고 떠나 다른 정토에 구원의 손길을 바라도록 권하는 부처입니다.
그런 관점에서 보면 사바세계에 인연이 있는 석가불을 홀대하고 타토의 부처(아미타불)를 근본으로 섬기는 일은 본말전도된 ‘큰 잘못’입니다.
대성인이 엄하게 비판하시는 것은 당시의 지식인이자 지도층인 중들이 전도된 생각을 지니고 많은 사람을 현혹시키는 죄입니다.
그것은 세간의 유행을 무비판적으로 받드는 재가의 신도들까지 무의식적으로 악에 가담시켰습니다. 시대, 사회의 토대가 되는 사람들의 가치관이 전도되면 드디어 자신의 의처가 되는 정신적인 대지(大地)마저 무너뜨리고 맙니다.
사상이 혼미한 사회를 덮쳐 사람들을 엄청난 괴로움에 몰아넣었던 것이 대기근과 대역병이고, 권력자의 내부항쟁(⑩2월 소동)과 타국의 침략(⑪몽고 내습)이라는 전란이 일어났습니다.
◇
① 야사부로 - 이 어서를 받은 사람은 ‘야사부로전’이라고만 있고 관직은 없다. 성씨에 관해 확실한 정보도 전해지지 않고, 다른 문하에게 보낸 편지에도 언급되지 않아 자세한 내용은 알려져 있지 않다. 대성인은 이즈유죄 때 문하가 된 후나모리야사부로와도 다른 인물이다.
② 우지, 세타에서 선진(先陣)의 훈공(勳功) - 비와호에서 흘러나오는 세타강과 그 하류에 있는 우지강은 예로부터 도고쿠(東國)과 기나이(畿內)의 경계에 해당하고, 그 곳의 세타교와 우지교 부근은 군사적 요충지였다. 지쇼(治乘)년 동안의 기소 요시나카와 미나모토 요리토모의 전투나 승구(乘久)의 난 때도 도고쿠 지방의 무사들에게는 적의 본거지로 뛰어드는 승부처였고, 그 선진을 달리는 것은 커다란 훈공이 되었으리라 생각된다.
③ 이나바보 니치에이 - 가이 지방의 시모야마 고을의 지두였던 시모야마 미쓰모토가(家)의 절인 세이센사의 주지승. 닛코상인의 절복으로 대성인의 제자가 되었다. 그로 인해 헤이센사에서 추방되었기 때문에 대성인이 니치에이를 대신해서 시오야마 미쓰모토에게 진장(시모야마어소식)을 집필했다.
④ 삼장사마(三障四魔) - 불도수행을 방해하는 세 가지 장애와 네 가지 마를 이르는 말한다. 삼장은 번뇌장(煩惱障)·업장(業障)·보장(報障)이고, 사마는 번뇌마(煩惱魔)·음마(陰魔)·사마(死魔)·천자마(天子魔)를 말한다.
⑤ 삼류강적(三類强敵) - 석존멸후 악세(惡世)에서 법화경을 홍통하는 사람을 박해하는 세 종류의 강적을 말한다. 속중증상만(俗衆增上慢, 재가<在家>의 박해자), 도문증상만(道門增上慢, 출가의 박해자), 참성증상만(僭聖增上慢, 박해의 원흉<元兇>인 고승(高僧)).
⑥ 모든 부처 중에서 석존만이 이 세계 모든 중생에게 주사친의 삼덕을 갖추고 있음을 나타낸 글이다. “나의 것”이란 주의 덕, “나의 자식”이란 부모의 덕, “능히 구호할 수 있다”는 스승의 덕을 나타낸다.
⑦ 제바달다 - 처음에는 석존을 따랐으나 만심(慢心)을 일으켜 석존에게 적대(敵對)해 암살을 모의하는 등 중대한 악행을 거듭했다.
⑧ 정불국토(淨佛國土) - 국토를 부처의 국토로 정화시킨다는 뜻이다. 중생이 보살도를 통해 삼악도에서 벗어나 마음을 청정하게 함으로써 그 국토도 청정한 부처의 국토가 된다는 것이다.
⑨ 사바즉적광(娑婆卽寂光) - 인간이 사는 사바세계는 본디 적광토 즉 불국토라는 뜻이다.
⑩ 2월 소동 - 1272년 2월에 교토와 가마쿠라에서 일어난 내란을 말한다. 니치렌대성인이 예언하신 두 난 중 자계반역난에 해당한다.
⑪ 몽고 내습 - 니치렌대성인 재세 시에 원나라(몽고)가 일본을 침략한 사건이다. 대성인이 예언하신 타국침핍난에 해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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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어서 1450쪽 8행~11행)
이러한 일을 일본국에는 다만 니치렌 일인(一人)만이 알고, 처음에는 말해야 할지 말하지 않아야 할지 망설였으나 그렇다면 어찌하리요, 일체중생의 부모이신 부처의 분부를 어기겠느뇨. 자신이야 어떻게 되어도 좋다고 생각하여 말하기 시작했더니, 이십여 년·사는 곳을 쫓기고 제자 등을 살해당하고, 자신도 상처를 입고 두 번이나 유배되어 결국은 참수 당하려 하였다.
이는 오로지 일본국의 일체중생이 대고(大苦)를 만날 것을 미리 알고 한탄한 것이외다.
<현대어역>
이 도리를 일본국에는 다만 니치렌 혼자만 알았다. 처음에는 말하는 편이 좋은지, 말하지 않는 편이 좋은지 망설였으나 ‘그래도 어찌 하겠는가. 석존이 일체중생의 부모님인 이상, 그 부처의 말씀을 어겨서야 되겠는가. 내 몸은 어찌되든 상관없다.’고 마음먹고 말하기 시작했더니, 20여 년 동안 사는 곳을 쫓기고, 제자들이 살해되고, 내 몸도 상처를 입고, 두 번이나 유죄되고, 결국 참수 당하려 했다.
이는 오로지 일본국의 일체중생이 커다란 괴로움을 만날 것을 (니치렌이) 알고 한탄한 말이다.
‘20여년’에 걸친 자비의 대투쟁
일본 여러 종파의 중들 그리고 일체중생은 가장 연이 깊고 대은이 있는 석가불을 업신여기는 ‘본말전도(本末轉倒)’에 빠져 큰 괴로움을 초래하고 있다.
이 진실을 아신 분은 오직 한 사람, 대성인뿐입니다. 알고만 있을 뿐 아니라 과감하게 그 잘못을 바로잡는 정의의 언론전을 일으켰습니다.
이 부분은 1253년의 입종선언을 기점으로 광선유포의 대투쟁에 첫발을 내디딘 깊은 각오와 그 후 20년에 걸쳐 사죄(死罪)에도 이르는 대난을 이겨낸 인난홍통의 발자취를 쓰신 내용입니다.
여기서는 특히 “자신이야 어떻게 되어도 좋다.” 다시 말해 “내 몸은 어떻게 되어도 상관없다.”고 대성인이 ⑫불석신명(不惜身命)의 각오로 투쟁을 시작하신 점을 잊으면 안 됩니다.
또 투쟁을 일으킨 지 “이십여년”이라는 표현은 여러 어서에서 20여 차례나 기록되어 있습니다.⑬
대성인이 입종하신 지 20년을 맞이한 것은 사도유죄 중이었습니다. “이십여년”은 겨우 네 글자이지만, ⑭‘악구매리(惡口罵詈)’ ‘급가도장(及加刀杖)’ ‘삭삭견빈출(數數見擯出)’ 등 경문에 설해진 대난을 모두 몸소 다 받고 이겨내신 역사가 응축된 말이라 배독됩니다.
왜 그토록 고난을 굳이 받으면서 싸우신 걸까요. 그것은 “오로지 일본국의 일체중생이 큰 고난에 마주치게 된다는 것을 알고 견디기 어려워, 내버려둘 수 없다는 한탄 때문이었다.”고 말씀하십니다.
‘한탄’은 고뇌를 함께하는 한탄 그리고 괴로워하는 사람에게 다가서는 공감, 동고(同苦)겠지요.
이 말은 ‘발고여락(拔苦與樂)’의 ‘발고’ 즉 ‘괴로움을 없애다’는 뜻으로, 매우 깊은 대자비의 마음을 엿볼 수 있습니다. 현재의 괴로움뿐 아니라 중생이 미래에 받게 될 고뇌까지 생각하시고 그 고뇌를 근본적으로 없애려는 간절한 마음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난을 당하는 것도 마다하지 않고, 두려워하지 않고 그리고 도망치지 않는다. 이것이 불법의 자비의 대투쟁입니다.
<개목초>에 “난을 견디고 자비가 뛰어났음은 공구함마저 가질 것이로다.”(어서 202쪽) 하고 씌어 있습니다. 이 대자비 때문에 대성인은 두려움 없이 정의를 사자후하셨습니다.
이 <개목초>를 인용해 도다 선생님이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우리가 하는) 절복행도 확신에 찬 대자비의 발로(發露)로서 용기가 가득 차야하고, 확신이 있는 곳은 반드시 용기가 가득 차 있는 법이다.”
◇
⑫ 불석신명(不惜身命) - ‘신명을 아끼지 않고’라고 읽는다. 법화경 권지품 제13의 경문(법화경 412쪽). 불법에 구도하기 위해 또 법화경을 홍통하기 위해 신명을 아끼지 않는다는 뜻이다.
⑬ 예를 들어 <개목초>에는 “이미 이십여 년 동안 이 법문을 말하니 일일, 월월, 연년 난이 거듭하느니라. 사소한 난은 부지기수이고 대난이 네 번인데 두 번은 그만두고라도 왕난이 이미 두 번이로다 더구나 이번에는 이미 나의 신명까지 미치고 그 위에 제자이거나 단나이거나 하물며 잠깐 동안 청문한 속인들까지도 잡아다가 중벌에 처해졌으니 모반을 한 사람같이 다루었느니라.” 하고 씌어 있다.
⑭ ‘악구매리(惡口罵詈)’ ‘급가도장(及加刀杖)’ ‘삭삭견빈출(數數見擯出)’ - 모두 법화경 권지품 제13에 설해진 법화경 행자를 박해하는 양상. “모든 무지한 사람이 악구매리하고 또한 칼과 몽둥이로 해하는 자가 있어도... 악구하고 빈축하여 자주 쫓아내어”(법화경 418쪽)라고 설하고 있다. 악구매리, 급가도장은 속중증상만이게 받는 욕설과 폭력이고, 삭삭견빈출은 참성증상만에게 받는 난으로 자주 추방이나 유죄를 당하는 것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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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감사히배웁니다
노고많으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