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문화의 꽃 경극(京劇)
경극(京劇) / 변검(變瞼-川劇) / 월극(越劇) / 패왕별희(覇王別姬)
중국의 전통 연극으로 북경(北京)의 경극(京劇), 강소성(江蘇省) 소주(蘇州/苏州)의 곤극(昆劇), 사천성(四川省)의 천극(川劇/川剧), 절강성(浙江省)의 월극(越劇)이 있는데 중국 4대극(四大劇)이라고 한다.
중국 고대사(주로 삼국지)를 주제로 하는 중국의 연극 중 가장 잘 알려진 것이 북경(北京)의 경극(京劇)인데 이 경극은 그 뿌리가 세계구전문화유산(世界口傳文化遺産)으로 지정된 소주(蘇州)의 곤극(昆劇)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중국 경극(京劇-Peking Opera)은 중국의 오페라라고도 불리는 대표적 연극으로, 양자강(揚子江) 연안 지역에서 시작되어 북경(北京)에서 완성된 것으로 본다고 한다. 경극(京劇)은 중국의 전통적인 음악이 흐르면 춤, 서커스, 무술 등을 공연하는데 노래, 연기, 대사 3요소에 춤이 삽입되며 중국예술의 꽃으로 불린다. 이 경극의 특징은 화려한 복장과 가면(假面), 단순하면서도 소박한 북과 악기들의 연주, 높고 괴상한 창법(唱法)의 노래 등으로, 신기하게도 관객들의 심금(心琴)을 울린다.
중국 강소성(江蘇省) 소주(蘇州)의 곤산(昆山)에서 시작된 곤극(昆劇)은 ‘중국 희곡(戱曲)의 시초’, ‘중국 희곡의 스승’이라는 찬사를 받았으나 지금은 거의 없어졌지만 다른 지방의 전통극(傳統劇)에 큰 영향을 끼쳤다고 한다.
사천성(四川省)의 천극(川劇)은 화려한 가면을 쓰고 나온 변검술사(變瞼術士)는 손도 대지않고 순식간에 가면(假面)을 바꾸는 기술이 특징이고 더불어 신기한 마술(魔術)도 함께 덧붙인다.
절강성(浙江省)의 월극(越劇)은 다른 연극에 비해 전통은 짧은데 서정성(抒情性)이 높다고 한다. 주로 여자들이 부르는 오페라 형식으로, 중국 역사의 장면들을 노래하는 형식이다.
경극(京劇)은 초패왕(楚覇王) 항우(項羽)와 우희(虞姫-虞美人), 제갈공명(諸葛孔明), 유비(劉備), 관우(關羽), 장비(張飛), 조조(曹操) 등 중국 역사를 수놓은 역사적 인물들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려내는 것이 주류이다.
경극은 4대 행당(四大行當)이라고 불리는 배우들이 주축이 되는데 전통적으로 하나의 배역을 맡으면 평생 그 역을 담당한단다. 남자 역할을 하는 생(生), 여자 역할을 하는 단(旦), 군인, 무뢰배, 정치가, 신(神) 역할을 하는 정(淨), 우스갯소리를 하며 공연에 활기를 불어넣는 어릿광대 역할을 하는 축(丑)이다. 인물의 성격이나 선악(善惡) 여부는 배우들의 분장을 통해 알 수 있다. 경극 중 패왕별희(覇王別姬)가 유명한데 진나라 말기 천하 패권을 두고 자웅을 겨룬 유방(劉邦)과 초패왕 항우(項羽), 그리고 항우의 애첩인 우희(虞姫)를 소재로 한 연극으로 사람들의 총애를 받는 작품이다.
이 패왕별희(覇王別姬)를 1993년 천카이거(陳凱歌) 감독이 영화화하여 제46회 칸느(Cannes)영화제에 출품, 황금종려상 수상, 1994년에는 골든글러브 외국영화상, 아카데미 촬영상 노미네이트 등 큰 인기를 끌었다.
중국의 4대 기서(奇書)
중국에서는 역대 4대 기서로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수호지(水滸誌), 서유기(西遊記), 금병매(金甁梅, 혹은 紅樓夢)를 꼽는다. 사대 기서(四大奇書)를 이해하려면 중국의 역사를 잠시 살펴볼 필요가 있다.
1. 삼황오제(三皇五帝)
중국 역사에서 신화의 시대로 보아야 하는 삼황오제(三皇五帝)가 있다.
삼황(三皇)은 일반적으로 ①수인(燧人) ②복희(伏羲) ③신농(神農)을 꼽는데 어떤 책에서는 여왜(女媧), 축융(祝融), 공공(共工)을 삼황(三皇)에 넣기도 한다.
수인씨(燧人氏)는 나무를 비벼 불을 만드는 방법(鑽木取火), 복희씨(伏羲氏)는 고기잡이와 수렵(敎民漁畋), 신농씨(神農氏)는 땅을 일구어 농사를 짓는 것(敎民耕作)을 인간에게 주었다고 한다.
또 여왜(女媧)는 복희씨(伏羲氏)의 아내로 남자와 여자를 맺어주는 중매인(中媒人), 축융(祝融)은 불(火)의 신 혹은 남쪽 바다를 지키는 신, 공공(共工)은 염제(炎帝)의 후손인 물(水)의 신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5,000년 전 황허(黃河), 양쯔강안(揚子江岸)에 인간들이 모여 살며 자연히 부족민들의 우두머리가 생겼는데 작은 부족들 집단을 통일하고 처음으로 국가형태를 갖추는 것이 진(秦)나라로, 우두머리가 황제위(皇帝位)에 오른 후 첫 번째 황제라 하여 시(始) 자를 붙이니 곧 진시황(秦始皇)이다.
이후 오제(五帝)로 일컬어지는 황제들이 등장하는데 바로 ①황제(黃帝) ②전욱(顓頊) ③곡(嚳) ④요(堯) ⑤순(舜)이다.
어떤 책에서는 오제(五帝)에 포희(庖犧), 신농(神農), 태호(太昊), 염제(炎帝), 소호(少昊)를 꼽기도 한다.
혹은 오천제(五天帝)라 하여
①황제<黃帝, 함추뉴(含樞紐, 中央)>, ②청제<靑帝, 영위앙(靈威仰, 東)>, ③적제<赤帝, 적표노(赤熛怒, 南>, ④백제<白帝, 백초거(白招拒, 西)>, ⑤흑제<黑帝, 즙선기(汁先紀) 혹은 섭광기(葉光紀, 北)>도 있다.
황제(皇帝)는 제왕(帝王)을 뜻하고 전욱(顓頊)은 황제(皇帝)의 손자(孫子)로, 곡(嚳)은 전욱(顓頊)의 아들로 탕(湯)나라의 시조였으며, 요(堯)는 친자(親子)인 단주(丹朱)에게 왕위를 물려주지 않고 사위였던 순(舜)에 왕위를 물려주어 태평성대(太平聖代)를 구가하게 되는데 이때가 바로 요순시대(堯舜時代)이다.
포희(庖犧)는 복희(伏羲)를 일컫는 말이고, 태호(太昊)는 동방(東邦)을 지키는 신, 염제(炎帝)는 태양의 신과 농업의 신(神農氏)을 합쳐서 부르는 명칭이고, 소호(少昊)는 소호금천씨(少昊金天氏)라고도 부르는데 황제에 즉위할 때 봉황새가 날아왔다는 전설이 있다. 이들이 우리나라 경주 김씨와 김해 김씨의 조상이라는 기록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이 모든 것은 신화(神話)라고 보아야 할 것이다.
2. 4대 기서(四大奇書)
<1>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 羅貫中, 晉)
중국 4대 기서의 첫 번째로 꼽는 것이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인데 간혹 정사(正史)인 삼국지(三國志)와 혼동하기도 한다. 삼국지(三國志)는 진(晉)의 사가(史家) 진수(陳壽)가 편찬한 위·촉·오(魏蜀吳) 세 나라의 사서(史書:正史)이다. 사서(史書)인 삼국지(三國志)는 위지(魏志) 30권, 촉지(蜀志) 15권, 오지(吳志) 20권 등 총 65권으로 구성된 역사서로 재미가 없다. ♣진수(陳壽: AD 233~297)
삼국지연의(三國志演義)는 원(元)나라의 소설가 나관중(羅貫中)이 위(魏), 촉(蜀), 오(吳) 삼국의 역사를 바탕으로 한 역사소설로, 흥미 있는 사건들을 다루어 무척 재미가 있다. (가공인물도 많이 등장한다.)
※연의(演義)는 사전적인 의미로 ‘사물을 조리 있게 알기 쉽게 설명한다.’는 뜻인데 정사(正史)에 재미있는 줄거리와 등장인물을 덧붙여 소설화한 것을 일컫는다(古典歷史小說). ♣나관중(羅貫中: 明末~元初)
<삼국지(三國志) 내용 요약>
이야기의 배경은 AD 184~280(약 200년간), 중국 중원(中原)에 융성하였던 위(魏), 촉(蜀), 오(吳)의 역사를 소설화한 것으로 서양에서는 ‘세 왕국의 로맨스(Romance of the Three Kingdoms)’라고 번역되었다고 한다. 위(魏)는 조조(曹操), 촉(蜀,蜀漢)은 유비(劉備), 오(吳)는 손권(孫權)이 세운 나라들인데 세 나라가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게 되고 각국의 영웅들이 벌이는 전투가 난무(亂舞)한다.
조조(曹操, 魏) / 유비(劉備, 蜀) / 손권(孫權, 吳) <붉은색(위/魏), 연두색(촉/蜀), 노란색(오/吳)>
주된 줄거리는 도원결의(桃園結義)부터 시작되는 촉(蜀)의 유비(劉備:劉玄德)라고 할 수 있겠는데 관우(關羽), 장비(張飛)를 비롯하여 제갈량(諸葛亮) 등 등장하는 인물들이 끝이 없다.
유비의 삼고초려(三顧草廬), 동탁(董卓) 토벌, 적벽대전(赤壁大戰), 관우와 장비의 죽음, 유비의 죽음, 제갈량의 남만정벌, 제갈량의 출사표, 제갈량의 죽음 등, 이야기의 큰 줄거리는 촉한(蜀漢)이 위주지만 권모술수와 피도 눈물도 없는 조조의 간사함(奸計), 강남(江南)지방의 오(吳)나라와의 관계 등도 너무나 흥미진진하다.
이 이야기는 기원 전후, 지금으로부터 2,000년 전의 이야기로 중국 역사의 하이라이트라 할 것이다.
이 삼국시대의 이야기들은 드라마, 영화화는 물론, 중국의 대표적인 연극인 경극(京劇)의 주요 테마이다.
<2> 수호지(水滸誌, 施耐庵-元)
원(元)나라의 시내암(施耐庵)이 세간에 떠도는 영웅호걸들의 이야기를 엮어서 처음 썼는데 명(明)나라 초기에 나관중(羅貫中)이 다듬어서 내놓은 것이 통속소설(通俗小說) 수호지(水滸誌)이다.
책의 내용구성은 북송(北宋) 말기(徽宗, 1120) 강남(江南)지방에 지배층의 수탈이 심해지자 방랍(方臘)이 농민세력을 규합하여 정부에 대항하여 일으킨 난이 방랍지란(方臘之亂)인데 이야기의 배경이다.
등장인물들을 살펴보면 급시우 송강(及時雨 松江), 소선풍 시진(小旋風 柴進), 화화상 노지심(花和尙 魯智深,魯達), 표자두 임충(豹子頭 林冲), 행자 무송(行者 武松), 흑선풍 이규(黑旋風 李逵), 구문룡 사진(九紋龍 史進), 청면수 양지(靑面獸 楊志) 등 너무나 귀에 익은, 기막힌 사연들이 얽혀있는 내용(Story)으로 흥미로운 줄거리이다.
이들은 결국 산적들의 소굴로 이름난 양산박(梁山泊:山东省 濟寧市 梁山县에 있는 濕地)에 머물게 되는데 송강(松江)은 탁탑천왕(托塔天王) 조개(晁蓋)를 양산박 두령으로 앉히지만 나중 송강이 두령이 된다.
이야기의 결말은.... 북송의 휘종황제는 양산박 호걸들을 용납했고, 송강은 북송(北宋)에 귀순하여 총사령관(總司令官)이 되어 곧바로 요(堯)나라 정벌에 나서 성공하고 공을 세웠지만 간신배(奸臣輩)들의 농간(弄奸)으로 독주(毒酒)인 줄 알면서도 왕이 내린 술을 마시고 스스로 사망한다.
이들은 모두 108명인데 소설의 첫머리에 보면 장천사(張天師, 도교의 敎祖)의 복마전(伏魔殿)에 봉인해두었던 36천강(天罡) 72지살(地煞)을 실수로 봉인(封印)이 뜯겨 세상으로 흩어지게 되는데 이른바 도교에서 말하는 108 마성(魔星), 곧 흉성(凶星)으로 세상을 어지럽히던 마왕(魔王)들이었다. 이들 108 영웅호걸들은 결국 다시 하늘에 올라 별(星)이 된다. 수많은 스토리 중 한 가지가 서문경(西門慶)과 반금련(潘金蓮)에 얽힌 이야기인데 이 이야기를 뽑아 이야기를 부풀려 쓴 것이 중국 4대 기서(奇書) 중 하나로 꼽히는 금병매(金甁梅)이다.
천하절색 반금련은 만두장수 무대(武大)에게 시집을 갔는데 정부(情夫) 서문경(西門慶)과 은밀히 사귀며 남편을 독살하자 살인(殺人) 호랑이를 때려잡아 그 공으로 양곡현의 도두(都頭)가 되었던 무대의 동생인 헌헌장부(軒軒丈夫) 무송(武松)이 형수를 죽이고 자수하여 유배(流配)를 가게 되었는데.... 이 무송이 108호걸 중 한 명이다.
※나관중(羅貫中)-원(元)나라 말기와 명(明)나라 초기에 걸쳐 살았던 소설가. 생몰(生沒)연대 미상
※시내암(施耐庵: 1296~1370-元)
<3> 서유기(西遊記, 吳承恩 明)
명(明)나라 소설가 오승은(吳承恩, 1500~1582)이 지은 장편 신괴(神怪:신비하고 괴이한) 소설이다.
작가 오승은(1500∼1582)은 당(唐)나라 때의 『대당서역기(大唐西域記)』, 송(宋)나라 때의 『대당삼장취경시화(大唐三藏取經詩話)』 등의 고사(古事)와 민간에 전해 오던 각종 설화(說話), 전설들을 집대성(集大成)하여 『서유기(西遊記)』를 완성하였다고 한다. 당나라의 승려 삼장법사(三藏法師)는 태종(太宗)의 명을 받고 불경을 가지러 서역(西域)으로 가는 길에 손오공(孫悟空), 저팔계(猪八戒), 사오정(沙悟淨)을 만나고, 그들과 함께 ‘81가지의 난(八十一難)’을 거친 끝에 마침내 불경을 가지고 돌아온다는 이야기이다.
첫 번째 제자는 화과산(花果山) 알(卵)에서 태어난 손오공(孫悟空, 원숭이)인데 도술을 배워 72가지 변신술을 터득하고 하늘에 올라 제천대성(齊天大聖)에 봉(封)해지지만 천궁(天宮)에서 소란을 일으킨 죄로 오행산(五行山) 아래에 갇히는데 삼장법사가 구해주어 제자가 된다. 손오공은 풀려나 삼장법사를 도와 무수한 요괴들을 물리치지만 불같은 성격으로 법사의 말을 거역하기도 하는데 법사가 불경을 외면 머리에 쓴 긴고아(緊箍兒)가 머리를 조여 고통을 준다.
두 번째 제자인 돼지 요괴(妖怪) 저팔계(豬八戒)와 유사하(流沙河)의 물속 요괴(妖怪) 사오정(沙悟淨)도 제자로 삼아 함께 불경을 구하러 떠나는데 그 과정에서 81가지의 난(難)을 모두 극복하고 마침내 서방정토(西方淨土)에서 불경을 구하여 당태종(唐太宗)에게 바친다. 그 후 석가여래(釋迦如來)에 불려가서 정과(正果)를 얻고 부처가 된다는 줄거리로, 그 81가지 난관(難關)을 헤쳐 나가는 내용이 너무나 흥미롭다.
이 서유기(西遊記)는 현장법사가 천축(天竺, 현재의 인도)에서 불경을 가지고 온 역사적 사건과 관련이 있다지만 이야기 자체의 흥미를 추구하기 위하여 허황(虛荒)된 이야기가 가미(加味)된 작품이다.
<4> 금병매(金甁梅, 작자 미상)
중국 명(明)나라 때 쓴 것으로 보이는 금병매는 수호전(水滸誌)의 일부를 인용하여 풀어쓴 소설이다.
서문경과 그의 6명의 부인을 기록한 대담한 일대기(一代記)인데 너무나 외설적(猥褻的)인 부분이 많다.
그런 까닭인지 역사가들에 따라 중국 4대 기서(奇書)로 금병매를 빼고 홍루몽(紅樓夢)을 넣기도 한다.
◆ 홍루몽(紅樓夢, 曹雪芹)
청(淸)나라 시대의 대표적인 걸작(傑作) 소설로 칭송받는 홍루몽(紅淚夢)은 등장인물이 700여 명이나 되는 대하소설로, 일부 사가(史家)들은 금병매보다 훨씬 뛰어난 소설로 꼽는다고 한다.
줄거리는 오늘날의 난징(南京)인 금릉(金陵)을 기원으로, 부유한 가(賈)씨 가문에서 벌어진 여러 이야기인데 등장인물로는 가보옥(贾宝玉,男), 임대옥(林黛玉,女), 설보채(薛寶釵,女)가 있고, 이 세 명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이 작품은 부귀영화를 누리던 귀족 가문이 몰락해가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라고 할 수 있는데 소설의 제목인 ‘홍루몽(紅樓夢)’의 뜻을 직역하면 ‘붉은 누각의 꿈’으로 중국의 전통문화에서 여성이 거주하는 구역을 일컫는 말이다.
♣조설근(曹雪芹, 1724~1763-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