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26년 7월 3일 금요일, 맑음
새벽에 일어난다. 오늘을 시작한다. 아그리젠토(Agrigento)를 찾아가는 것이다. 렌트카로 가야할지, 교통수단을 찾는 것이 어려워서 고민하다가 버스를 찾게 되었다. 인터넷 검색을 통해 교통편이 자세히 설명되어있었다.
아그리젠토는 이탈리아 시칠리아 섬 서남부 해안에 있는 도시이다. 고대 그리스의 도시 아크라가스가 있었던 곳으로, 당시에 세워진 고대 유적지(신전의 계곡)와 흰색 석회암 터키인의 계단을 보고 싶었다.
형은 숙소에서 쉬기로 하고 아내와 둘이서 간다. 호텔에서 제공해 주는 식사는 아침 8시 10분에 식당을 연다고 해서 먹지 못하고 간다. 아침 6시 30분에 누룽지에 계란으로 식사를 한다.
올리브와 양배추도 함께 먹는다. 짐을 챙겨서 새벽 공기를 가르며 중앙역으로 걸어간다. 거리는 조용하고 청소를 하는 이들과 가게 문을 여는 외국인 정착민들이 보인다.
중앙역 옆에 있는 버스터미널로 걸어간다. 버스 터미널이 여러 군데 있다. 쿠파로(Cuffaro) 회사 버스 정류장에 섰다. 시간표와 버스를 발견하니 너무 기뻤다.
버스 기사가 친절하게 표를 끊어준다. 편도는 두당 8.8유로, 왕복 13.5유로(24,000원)다. 다른 대안을 찾지 못해 왕복으로 끊었다. 오는 시간은 맘대로 타면 된단다.
표는 한 장으로 끊어준다. 돌아오는 차는 오후 2시 30분과 오후 6시차로 두 대 밖에 없다. 버스는 조용히 출발해서 팔레르모를 벗어난다.
평탄한 길이 없고 모두 오르막과 휘어지는 길 밖에 없다. 섬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산으로 된 것 같다. 계속 오로기만 하다가 정점에 도착하니 이제 계속 내려가기만 한다. 운전하기가 어려울 것 같다. 창밖으로 보이는 경치는 정말 멋지다.
가끔 공사 구간을 지나기도 한다. 2시간 10분을 달려 아그리젠토 버스 터미널에 도착했다. 언덕 위에 세워진 작지만 오래된 마을이다.
여기 사람들은 무엇을 해서 먹고 사는지 잘 모르겠다.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지만 좀 멀어 보이고 주변에는 황량한 언덕이 보일 뿐이다. 뜨거운 태양의 열기만 가득한 조용한 마을이다.
- 고고학 박물관(Archaeological Museum "Pietro Griffo" of Agrigento)을 향해 걸어간다. 엄청 뜨겁다. 박물관에 들어간 두 총각을 그늘에서 기다린다. 주변을 둘러본다.
박물관에 팔라리스의 오라토리오(Oratory of Falaride)라고 불리는 작은 신전이 세워졌고, 벽은 스투코 장식(회반죽)으로 마감되었다.
이 신전은 계단이 있는 단상 위에 솟아 있었고, 정면에는 도리아 식 장식을 지탱하는 네 개의 기둥이 있었단다. 중세 시대에 이 작은 신전은 예배당으로 바뀌었고, 여기서 "오라토리오"라는 이름이 유래되었다.
산 니콜라 성당(St. Nicholas Church)도 붙어있다. 12세기 후반에서 건축되었으며, 산 니콜라 수도원의 일부였다. 성당 외관은 소박하면서도 엄숙하며, 중세 시대의 요소들을 일부 간직하고 있다.
아쉽게도 교회는 문이 닫혀 있어 내부를 둘러볼 수 없었다. 이 박물관에는 괴테가 방문했다는 기록이 있단다. 정원이 열려있어 들어가 본다. 독일의 조각가 군터 스틸링(Gunther Stilling)의 조각품 아프리카 왕(African King)이 전시되어있다.
고대 유물처럼 파괴, 다면을 절단해서 금속으로 표현한 조각품이다. 리히텐슈타인 파두츠 거리에도 똑같은 작품이 있다. 그의 대표작은 오펠리아(Ophelia)다. 페니키아의 공격으로 그리스의 아픔을 표현했단다.
정원에는 여러 가지 전시물을 볼 수 있어서 좋았다. 우리는 총각들이 나오기를 기다리면서 점심을 먹었다. 삶은 계란과 복숭아, 사과를 꺼내 먹었다. 총각들이 나와서 함께 1번 버스를 타고 버스터미널로 나왔다.
해안가에 있는 터키계단을 찾아가기로 맘먹었다. 택시를 흥정해서 타고 가려 했지만 승강장에는 택시가 없다. 잠시 기다리니 택시가 들어온다. 흥정을 한다. 왕복 80유로라고 깎아주질 않는다.
좀 비싸지만 1시간 기다려 주기로 하고 모두 탑승했다. 택시는 언덕을 내려가 해안도로를 달려 터키 계단을 찾아갈 수 있는 언덕 도로가에 세워주면서 내려가는 길을 알려준다.
터키 계단(스칼라 데이 투르키,Scala dei Turchi)는 시칠리아 남부 해안의 레알몬테(Realmonte) 근처에 위치해 있으며, 눈부신 하얀 계단 같은 절벽이 청록색 지중해의 바다로 둘러싸여 있다.
흰색 퇴적 석회암인 이회암(marl)으로 이루어져 있다. 이 명칭은 아랍과 베르베르 해적들이 수행한 역사적 해상 습격에서 유래했으며, 이들은 현지인들 사이에서 이 약탈자를 널리 '터키인'으로 불렸다.
자연 암석층이 물결치는 계단식 성벽을 형성하기 때문에, 지역 어부들과 마을 사람들은 해안 절벽을 자연 계단('스칼라')으로 지정했다.
이 복합 용어는 이 독특한 계단식 지질과 지중해 침입의 역사적 기억을 모두 반영한다. 하얀 계단 절벽이 있는 이 전망을 이탈리아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경관 중 하나로 꼽고 있다.
내려가는 급경사를 통해 걸어 내려간다. 바로 바다 해변이다. 바다를 즐기는 수영 객들도 많다. 하얀 절벽에 사람들이 개미 같이 보인다.
정말 멋진 광경이다. 입장료 블루패스는 6유로다. 영화 촬영, 방송광고, TV 용 그린패스는 1,000유로라고 씌어있다. 바다와 어우러져 멋진 광경이다.
생각보다 좀 작아 보인다. 노란 꽃 아카시아도 해변에 피어있다. 그저 바라만 보면서 짧은 시간을 안타까워했다. 마르 절벽을 볼 수 있음에 감사했다.
해질 무렵에 경치가 최고라는데, 해변의 암석들을 살펴보며 다시 올라간다. 기다리고 있던 택시를 타고 다시 버스터미널로 왔다. 여기서 총각들과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