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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어린왕자의 들꽃사랑마을 원문보기 글쓴이: 왕사강
2010년 7월 30일. 우리 일행은 6박 7일 동안 미국 몬태나 국립공원에 있는 오두막 생활을 마치고 오늘은 다시 국경을 넘는다. 캐나다 알버타 Calgary를 지나 캔모어(Canmore)에 있는 'Fire Mountain Lodge' 호텔을 찾아 대륙을 횡단하는 1번 고속도로를 달리고 있다.
'캔모어'라는 타운은 1988년 동계올림픽을 위해 조성된 마을로 여름 휴가철이면 붐비는 인근의 밴프를 피해 한적한 곳을 찾는 하이커들의 요람이기도 하다.
"언제 다시 오겠느냐"며 주름진 이마의 땀을 훔치는 서로의 모습을 몰래 바라보면서 걸었던 빙하의 흔적들이 끝없는 알버타의 대평원에 피어 있는 노오란 유채밭에 어른거린다. 이마와 움먹해진 뺨에 서서히 늘어나던 주름 같은 빙하의 흔적들이다. 평생 가장 가까운 태양의 숨결을 느끼며 고개 숙이고 걸었던 언제 사라질지 모르겠다던 빙하의 흔적들이다.
다시 찾아가겠다고 약속할 수 없는 아쉬움이 자꾸 멀어져 간다.
케나다 대륙횡단 1번 고속도로 양 옆은 온통 유채꽃으로 장관을 이루고 있다.
밴프 국립공원을 찾아가는 고속도로에는 군데군데 이런 터널이 보인다. 사람이나 차량을 위한 길이 아니다. 산짐승들이 도로를 건너 가는 길이다. 자연의 주인인 야생동물들의 길을 먼저 내주는 것은 당연한 일이겠지 싶다.
<모레인 호수 여행자 안내소> 모레인 호수로 가는 길은 10월부터 다음해 5월까지 등산로가 폐쇠되지만 여름철이면 등산객으로 붐빈다. 호수 오른쪽의 등산로를 따라가면 '마운틴 템플(Mt. Temple)'로 오르는 트레일과 '라치벨리(Larch Valley)' 트레일이 있다. 우리는 '로키산맥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파라다이스 계곡(Paradise Valley)'을 찾아가는 '라치벨리 트레일'을 걷기로 했다.
10 개의 암봉으로 이뤄진 '마운틴 템플'은 3,543m로 '레이크 루이스' 주변에서 가장 높은 산이다.
Larch Valley trail은 모레인 호수에서 '마운틴 템플'과 '피나콜 마운틴'을 잇는 '센티널 패스'까지 이어진 등산로다. 'larch(낙엽송)'의 뜻에서 알 수 있 듯 낙엽송 우거진 시원한 숲길이다.
'라치벨리'를 지나니 야생화 흐드러진 평원에 자그마한 산상 호수가 보인다. 여기가 '센티널 패스(Sentinel Pass)다.
2,611m의 산길(pass) 정상에 오르면 파수병(sentinel) 형상의 큰 바위가 있다고 한다. 갈지(之)자로 된 가파른 산길은 온통 바위 덩어리 모래 자갈이다. 저기 파수병 하나가 산길의 정상을 내려다 보면서 등산객들의 안전을 살피고 있는 듯 싶다.
군데 군데 빙하의 흔적인 잔설로 미끄러운 산길을 조심스럽게 걷고 있는 일행들.
저기 보이는 암봉의 왼쪽 아래 까지 무사히 올라가야 한다.
산상호수 뒤에 보이는 언덕길 아래가 라치벨리다.
이 산상 호수에 내 그림자를 담아 두고 파수병이 내려다 보는 산길 정상을 향하여 오르다. 그 아래에 '파라다이스 계곡'이 있다기에.
Sentinel Pass(2,611m) 정상에 올라 좌우를 올려다 보니 병풍처럼 둘러싸인 거대한 암봉들은 기암괴석이다. 아직 가 보지 못한 내나라 금강산의 만물상이 여기인 듯 싶다. 돌아가 정비석님의 글 "산정무한"을 다시 읽을 것이다.
그림같은 모레인 호수를 출발하여 쉬지않고 4시간 가까운 시간을 걸어온 것 같다. 다시 내려다 보이는 계곡이 로키에서 가장 아름답다는 등산로, 이름마저 멋진 '파라다이스 벨리'다.
왠 날벼락입니까. 3,000m가 넘는 이 천상의 아름다운 계곡에서 1시간 반 동안 가슴 조이며 헬기의 구조를 기다려 했습니다. 그 극적인 헬기의 영상과 기암괴석들의 장관을 다음 10편에서 올려드리겠습니다.
무사히 먼저 올라오신 억척 아줌씨들입니다. 정말! 장하십니다.
등산객들의 안전을 지켜보는 듯 거대한 암벽을 등지고 서 있는 파수병의 형상. 그래서 Sentinel Pass(파수병이 있는 산길)라 이름 지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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