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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성탄절
황 영 준
바닷가 마을 평화동 초가지붕 새로 이은 예배당* 산소통 종소리 담 넘어 퍼지면* 꼬맹이들 돌담길 골목마다 몰려오고 손뼉 치며 부르는 노래 탄일종이 땡-땡-땡- 바닷가 집집마다 퍼지니
석유등잔 어둑한 예배당 차가운 마룻바닥에 두 눈 반짝반짝 모여앉아 기쁘다 구주 오셨네 그 어린 주 예수 눌 자리 없어 찬송하고 춤추었던 동네잔치 성탄 이브 떡이며 과자 선물도 주머니에 가득이었다
성탄절 꼭두새벽 고요한 밤 거룩한 밤- 하늘 천사들 노래 같은 새벽송 갯바람 잠든 남촌 북촌 다 깨우고 바닷물에 손 담구고 김 하는 어민들 지치고 곤한 세상 사람들 다 오라 불렀다
병들어 아픈 사람이나 배고픈 보릿고개 가난뱅이들이 다녀도 백발 할아버지 목사님 하나님은 사랑이요 예수님도 사랑이라 우리도 서로 사랑하자 가르쳤으니 따뜻했던 목사님의 천사 얼굴 뵙고 싶어라
눈도 잘 내리지 않던 남쪽 마을 별처럼 하늘 은총 내리던 그때 성탄절...
----- *1950년대, 고흥군 녹동교회(현재 녹동제일교회) 성탄절을 회상한다. *용접용 산소통을 종으로 사용했다. <2015. 12. 28 전남도민일보>
비봉산 아래 녹동 포구와 바다 건너 거금도 그 때 꼬맹이 황영준 목사의 소록도교회연합 성탄예배(중앙교회) 설교(2015.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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