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요일은 서신중 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초청강연이 있어서 그걸 듣느라...갑자기... 바빴다.
집 현관문 도어락을 바꾸려고 새것을 샀는데 기존것의 드라이버 홈이 뭉그러져 있어서 우여곡절 끝에 드릴로 머리를 날려버리고~
7시까지 학교에 가야 되는데 일은 벌려놨지 드릴날은 없지!
자전거로 고사동까지 쾌속주행, 볼트머리를 날려버릴 7mm 드릴날을 구입하고, 그대로 서신중으로 달려가 9시까지 경연 듣고 집에 돌아와 작업 마무리.
그러다보니 밥도 그제서야 먹고... 운동을 커녕...
토요일 새벽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린다.
차를 몰고 나가려다가 가만 생각해보니 지난주에 실컷 닦아놨는데 잠깐 나돌아 다니며 버릴 필요가 없을 것 같아 아반떼로 바꿔타고 가려고 하는 판에 안선생님 전화가 삐리리~ 어차피 나가봐야 런닝은 못할 듯 하니 다음기회에~
오전에 집사람이랑 장을 보고 돌아와 곧바로 호성동으로 넘어가 서울로 가는 승합차에 오른다.
20년 넘게 동고동락 해온 후배녀석의 결혼식이 있기 때문인데 그 덕에 간만에 동포들 얼굴도 두루두루 보고 소식도 듣고 좋은시간을 보냈다.
새삼 잘 산다는 게 무었인지를 생각하게 만들어준 계기가 되었다.
돈을 많이 벌고 직위가 높고 그런 것 보다도 일이 있을 때 함께 할 수 있는 그런 이가 진정으로 잘사는 사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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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새벽은 모악산 등산으로 가볍게 시작한다.
안선생님 차를 타고 수곤형님 모시고 중인리로 가서 산행시작!
복숭아꽃과 배꽃이 한창 피어나고 있어 여기저기 울긋불긋 칼라풀 하다.
그런데 정상을 바라보니 하얗게 눈이 쌓인 게...헐!
금선암 방향으로 완만한 포장길을 올라가다가 염분암 갈림길에서 본격적인 등산로로 산행을 시작해 편백나무숲과 계곡길을 가는 동안 진달래를 비롯한 각종 꽃들이 여기저기서 얼굴을 내민다.
바야흐로 춘삼월인데 기온은 겨울이고 꽃은 꽃대로...도무지 갈피를 잡을 수 없지만 이런 환경에서도 어김없이 변화는 계속된다.
등산로 입구에서 염분암 공사를 위해 모래를 검정비닐봉지에 나눠 담아놓고 산행객들에게 운반을 부탁해놨길래 한손에 하나씩 들고 나르며 보시를 했다.
(나중에 보니 수곤형님은 3개를)
전에 아들이랑 둘이서 난데없이 국수를 얻어먹었던 적이 있는데 이제서야 조금 갚은 듯.
염분암 이후 급경사길은 세련되게(?) 단장을 해놨지만 그 경사도는 다를바 없기에 잠시 부하가 걸리며 능선사거리에 이른다.
그런데 여기서부턴 이제까지완 딴판으로 신세계가 펼쳐진다.
진달래가 막 피어나고 있는데 바닥에는 눈이 하얗게 쌓여 있는 것.
아까 봤던 정상에만 눈이 온 게 아니었구나!
매봉에서는 제법 그럴싸하게 눈과 꽃이 어우러져 반긴다.
세상에 진달래와 눈이라니...4월 하순에...!
안개가 자욱하게 끼어 있어 매봉 이후에 하산 할 때까지 아랫쪽 경치는 전혀 볼 수가 없지만 그것을 몇배를 자랑하듯 진달래 꽃터널이 이어진다.
진달래가 이쪽에 이렇게 멋질 줄이야 전혀 생각지도 못했는데...
아무튼 오늘 대박이다!
독배고개 방향으로 이어지던 능선길이 중인리로 갈라지고 지상으로 내려 닿을때까지도 꽃풍경은 계속 이어지더니 맨 마지막에는 싸리꽃에 이어 과수원의 복숭아꽃과 배꽃으로 마무리.
06:23 중인리 주차장 출발
07:15 염분암 능선사거리
07:44 전주전망대
08:21 중인리 주차장 도착.
2시간 가까운 산행을 마치고 아침식사를 하러 나가는 길에 청국장집을 건너뛰고 순두부집을 가려다보니 여기저기 문을 열지 않아 끝내는 고사동 삼백집까지 가게 되었다.
우와 사람들이 어찌나 많은지 간신히 자리잡고 앉아서 셀프로 추가반찬도 가져다 먹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