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소본능' 이랄까
통리를 떠나온지 정확하게는 강산이 세번 바뀌고도 3년이 지났다
초등학교 2학년때 전학을 와서 스무살되던 해에 떠났으니 11년 세월을 살았나보다
겨우 강산이 한번 바뀐 세월을 살았는데 떠나오고 세번이나 바뀐 세월을 보낸 지금도
어제같기만 하니 참으로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왜 그럴까' 아마 내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시절을 보낸 곳이기 때문일 것이다
어린 시절부터 사춘기를 지나 청년의 문턱 까지의 시기는
아마도 내 인생에서 더없이 소중한 시간들이었을 것이다
부모님의 품에서 처음으로 나와 학교에 입학을 하고
한글을 깨우쳐 글을 읽고, 처음으로 친구를 사귀고
사춘기의 설레임과 방황이 고스란히 녹아있는 시기를 살았기 때문일 것이다
아마도 인생에서 가장 순수했고 철없었고 자유로웠던 시기였을 것이다
가난으로 인한 불편함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고
책임감에 대한 부담도 느낄 수 없었으며
미래에 대한 불안감도 그 시절에는 그리 강하지 않았다
그저 산천을 무대삼아 야생마처럼 자유롭게 뛰어놀기만 하면 되었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소중한 것은 하늘나라에 계신 엄마와의 추억의 근거지라는 것이다
이런 통리를 어찌 잠시라도 잊을 수 있겠으며 기억에서 덜어낼 수 있을까
그 그리움이 암만 세월이 흘러 간 들 빛이 바랠 수 있으리요
통리를 떠나오고 남아있는 가족은 없었지만 수십년 세월동안 해마다 통리를 찾았었다
근래에는 몇년에 한번씩 다녀가곤 하지만 얼마전만 해도 통리를 방문하지 않으면
그해에 아쉬움이 남곤 했었다
'이제 그만 찾아오자' 결심하면서 통리가 보이지 않을때 까지 기차에서 작별인사를 하곤 했었는데
다음해에 다시 통리에 와 있는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통리가 가까워 오면 가슴이 마구 설레고
통리역에 내리면 마치 엄마의 품에 안긴 듯 포근함을 느끼곤 했다
반기는 이 하나 없는 통리였지만 산천초목이 기다렸다는 듯이 마구 가슴에 와 안긴다
짙푸른 물이 뚝뚝 떨어질 것 같은 더없이 푸르고 높은 통리의 하늘
마치 4차원의 세계에 와 있는 듯 고요속에 잠긴 통리마을
미인폭포의 물소리
솔밭의 바람소리
추억많은 통골과 물골, 막기장골...모두 그리운 동네들
골목과 시장통, 학교가는 길, 철길, 학교운동장...
"미숙아, 노올자~~" "그으래~~~"
미숙이가 막 달려나올것만 같았다
이런 통리를 어떻게 잊을 수가 있을까
'통리초등학교총동문회'까페를 만나게 된 것은 나에겐 큰 행운이었다
우연히 사이버공간을 살피다가 선물처럼 만나게 된 고향의 품같은 까페였다
마치 고향까마귀를 만난듯 반가웠다
까페문만 들어서도 친구들과 고향이웃들의 속삭임이 한꺼번에 들려오는 듯 했다
매일매일 동문회를 하는 기분으로 열심히 까페를 들락거렸다
그런데...반가움에 비해 까페가 너무 조용했다
까페설립 역사는 오래인데 통리의 모습만큼이나 썰렁한 분위기였다
"은숙아~~~"
"복주야~~~"
그 누구를 불러봐도 대답이 없었다
그래서 생각해 낸 것이 까페를 좀 활성화 시켜보고자 했다
미약한 내 추억의 글이 무슨 큰 도움이 되리요 마는
공감할 수 있는 추억을 나눔으로서 동문님들이 행복감을 느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으로 열심히 글을 올렸다
통리에 남아 통리를 지키는 우리 동문님들이나
까페를 위해 노력하는 동문님들이나
나처럼 어느해 까페를 우연히 찾게 된 동문님들이
고향의 품같은 이곳에서 지난 학창시절의 추억을 떠올려 볼 수 있게 되기를
나아가서는 추억여행을 떠나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두어달 남짓 머무르며 글을 쓰는 동안 내내 행복했었다
일생에서 경험해 보지 못한 행복감을 느꼈다
마치 유년의 시절로 돌아가 신나게 뛰어놀고 있는 듯한 기분에 사로잡혔다
'그땐 그랬지'
우리 동문님들이 고향의 품을 그리듯 문득 찾아온 까페에서 내 글을 읽으며
흐뭇한 미소를 지을수 있다면 그간 글을 쓴 작은 보람이 되겠다
여름방학처럼, 겨울방학처럼 이제 다시 오랜 방학에 들어가려고 한다
언제가 될 지 모르지만 먼 먼 세월이 흐른 어느 해
다시 우리 까페에 들러 그간 살아온 추억담을 펼쳐놓게 될 지 모르겠다
그때는 우리 '통리초등학교총동문회' 까페가 더 활성화되고, 번창되어
학창시절 진정한 추억의 장으로, 고향의 쉼터로 자리매김하고 있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소중한 우리 동문님들의 앞날에 행운을 빌며...이만 안녕히!
첫댓글 그래도 포기하지 마시고 꾸준하게 오시길 바랍니다. 저도 유령처럼 드나들어도 여기는 인터넷에서 고향 냄새를 맡을 수 있는 유일한 곳 입니다. 늘 건강하시고 .....
선배의 글 읽으면 느끼는건...
하시는 일이 무언지 모르지만 글을 읽고 쓰고 한지가 너무나 오래되어
문장력이나 표현력이 순간순간 꽉 막힐때가 있는데.......
선배는 아직도 글의 표현이나 문장력이나 참 잘쓰신다는...............
글을 읽는동안 욕심 같아선 하루 올릴 량의 글을 몇번나누어 1퍈 2편 3편~~~ 이런식으로
올려달라고 해 볼까 하는 생각도 했지만 꼬리 내리고, 어린 유년시절 배고프고 힘든 그시절을 함께 공유할수 있는
그 느낌 글로인해 떠오르는 추억 하나 맹글고.......
언제 들려 이제 이세상의 희,노,애,락 ,,,, 그속에 함께해온 많은 일들을 올려 주실때를 기다리며...
그동안 정말 고마웠고 수고하셨습니다
아~~! 통리!!
우연히 들른 동문회에서 글 잘 읽고 갑니다.
이제는 상상 속에서도 아련하던 기억들이 판박이 처럼 되살아 나네요.
이미 통리 국민학교 졸업한지 45년이나 지났는데.......
고맙네요.
'김정미님의 추억', 기억속에 불러내 주셔서~~.
내일 추석!
추석 전날, 눈이시도록 파란 맑은 통리하늘을 바라보던
꼬맹이의 모습이 떠올라
눈물이 납니다.
느을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빕니다.
. 미인 폭포는 나두 너무 많이 좋아하는데 ㅎ좋은 글 자주 주세요 ㅎ 방학 그만 마치 고 자주 오세요 ㅎ
정미씨 언제 오나 ... 기다려 지네 .....
정미씨 빨 리 나타나셈 


따뜻한 커피 ... 사줄께 빨 리오셈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