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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영상】[제주현장라이브] 강정마을 제주해군기지 반대운동 6000일 "전쟁을 끝내자" 가기
https://youtu.be/Nsxrqg_-AYc?si=-I2DK8lhHOs401cg
우리는 평화의 여정을 계속 이어간다!
2023년 10월 20일은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투쟁 6000일 되는 날이다. 절차를 무시한 마을 임시 총회에서 87명의 박수로 유치결정 한 제주해군기지건설에 대해 반대하며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대책위원회’를 결성한 2007년 5월 18일 시작해 16년째 계속되고 있다.
강정 주민들의 투쟁으로 시작한 강정마을의 평화운동은 제주도와 전국 그리고 세계 곳곳의 연대자들이 함께 하는 국제적인 평화운동으로 확장되었다. 이에 이르기까지 연행 697명, 기소 881명, 구속 24명, 벌금 3억원, 구상권 청구 등 국가의 무자비한 폭력행사와 인권침해, 거짓과 기만으로 점철된 탄압을 겪어야 했다. 또한, 국제 활동가들에 대한 탄압도 이어져 2명이 각각 강제 출국, 출국 명령을 받았으며, 12명이 체포되었고 23명이 입국 거부되었다.
많은 사람들의 저항과 연대에도 결국 구럼비 바위는 발파되었고, 2016년 2월 26일 제주해군기지는 준공되었다. 이후에도 해군기지로 인한 문제는 끊이지 않고 있다. 2018년 10월 강정마을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은 주민의견을 무시하고 국제관함식을 진행했다. 그 뒤로 외국군함이 제 집처럼 넘나들며 쓰레기와 오폐수 처리로 인한 환경부담을 제주도가 끌어안게 됐다. 또 제주해군기지를 민군복합형관광미항이라는 허울 좋은 명목으로 불필요한 진입도로를 확장건설하며 서귀포 시민의 주식수원인 강정천이 오염되고, 농사 잘 되기로 알려진 강정마을의 농지 중 상당한 면적이 시멘트 도로로 덮여 버렸다.
또 오랜 역사를 지닌 공동체인 강정마을은 해군과 국가의 교묘한 술책으로 파괴된 후 여전히 깊은 상처를 갖고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제대로 된 진상규명과 명예회복은 온데간데없고 정부는 수천억의 공동체회복사업 계획을 내세우며 돈으로 주민들을 회유하려는 기만적인 행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해군기지는 다 지어졌고 반대투쟁은 실패했는데 왜 투쟁을 계속 해나가느냐고 묻는다. 실상 강정마을 해군기지반대투쟁에서 해결된 문제는 하나도 없다. 오히려 제주해군기지의 운용으로 예견했던 문제들이 생겨나고 더 큰 문제를 야기하는 원인을 유발하고 있다. 현 정권의 윤석열 대통령은 힘에 의한 평화를 주장하며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행보를 취하고 있다. 한미일 정상회담을 통해 3국의 군사 협력 범위를 인도-태평양에 더해 대만해협과 남중국해를 특정하며 평화와 번영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중국’을 규정한 바 있다. 제주해군기지는 제주도의 군사기지화를 가속화시키며 미국의 대중국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에 더 적극적으로 가담하게 될 것이다.
제주해군기지 반대투쟁은 실패하지 않았다. 강정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강정마을이 겪었던 국가폭력과 그로 인한 고통에 대한 진상규명과 진정한 사과를 원한다. 군복 입은 군인들이 거리를 활보하고 민간인에 대한 반인권적 불법채증과 비폭력 저항행동에 대한 탄압을 남발해가는 등 군사기지화 되어가는 강정마을의 주민들이 평화롭게 살 권리, 안전하게 집회할 권리를 주장한다. 더 나아가 생명을 무차별적으로 살상하며 엄청난 양의 탄소를 배출하고 기후재앙을 부추기는 전쟁훈련과 군수산업지속을 가능하게 하는 제주해군기지폐쇄를 요구한다.
우리는 지난 6000일의 투쟁을 통해 단순히 이기고 지는 싸움이라는 이분법적인 접근이 아니라 다양하고 교차되는 평화, 정의, 생명의 움직임이 만들어가는 평화의 여정을 경험했다. 거대한 사회구조의 일부로 존재할 수 밖에 없는 한계에서도 스스로 어떤 삶을 살아갈 것인지를 선택하고, 행동하고, 책임지는 삶의 방식과 태도를 익히는 것 또한 강정투쟁의 일환이라는 것을 배웠다. 또 수많은 이들과의 연대를 경험하며 개개인과 사회, 국가, 자연, 지구가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었다. 이 투쟁에 참여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새겨진 평화에 대한 감각과 흔적이 강정의 오늘을 구성하고 곳곳의 현장을 연결하며 투쟁하는 삶을 살게 한다.
강정은 여전히 평화를 열망하는 사람들로 북적인다. 우리는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매일 아침 7시 제주해군기지정문에서 생명평화백배를 드리며 ‘구럼비야 일어나라’, ‘해군기지 폐쇄하라’, ‘사드가고 평화오라’ 라는 구호를 외친다. 오전 11시 강정천 근처 도로 한 켠 천막에서 제주도와 한반도, 세계 평화를 염원하는 거리미사를 드린다. 낮 12시면 구럼비광장에서 제주해군기지정문까지 행진하며 춤과 노래, 발언으로 다시 구럼비를 되찾는 날을 희망하며 국가폭력과 전쟁으로 고통 받는 이들과 연대한다.
우리는 저항하고, 연대하는 매일의 평화행동을 이어가며 제주도의 군사화를 중단시키고, 세계 곳곳의 불필요하고 부당한 전쟁을 멈추기 위해 함께 할 것이다. 사실상 군사공항의 기능을 하게 될 성산으로 예정된 제 2 공항을 막아낼 것이다. 국가 간 군사적 경쟁 대신 대화와 협력을 통해 갈등을 해결하는 장소로서의 비무장 평화의 섬 제주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최근 재개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공격에 한국산 무기를 사용하는 전쟁이 우리와 무관한 일이 아님을, 한국 정부 또한 전쟁의 적극적 가담자임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멈추지 않을 것이다. 함께 걷는 걸음으로 역사는 전진한다는 희망을 놓지 않고 군대와 전쟁이 없는 세상, 모두가 평등한 세상을 향해 평화의 여정을 이어나갈 것이다.
- 구럼비야 일어나라!
- 해군기지 폐쇄하라!
- 제2공항 설러불라!
- 전쟁연습 중단하라!
- 전쟁을 끝내자!
2023년 10월 23일
강정평화네트워크,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집회에 참여한 사람들 일동
(아래 카드 뉴스 전달: 이상)
- 집회 프로그램 내용 -
⸰ ‘구럼비는 살아있다’ 퍼포먼스
: 강정주민과 활동가들이 제주해군기지 건설로 파괴된 구럼비 바위를 조형물(약 5*2m)로 재현하는 퍼포먼스
⸰ 묵념
: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를 비롯한 세계 각지에서 전쟁으로 인해 생명과 삶의 터전을 잃은 존재들과 전쟁에 반대하는 활동가들을 생각하며 추모와 연대의 마음을 담은 묵념의 시간.
⸰ 발언 1 고권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주민회 공동대표)
⸰ 발언 2 신수연 (제주해군기지전국대책회의 활동가)
⸰ 공연 1 – 김경훈 시인 시 낭독 + 최상돈 가수 음악 + 김강곤 아코디언 연주
⸰ 발언 3 봄봄 (제주도청앞천막촌사람들)
⸰ 발언 4 김은아 (월정리 해녀)
⸰ 발언 5 이미리 (한살림 우렁각시 활동가)
⸰ 발언 6 김정임 (송악산개발반대대책위원회 위원장)
⸰ 공연 2 – 강정합창단
⸰ 발언 7 김성환 신부 (성프란치스코평화센터 센터장)
⸰ 발언 8 멸치 (강정평화네트워크 활동가)
⸰ 발언 9 들소 (해외활동가)의 글 대독
⸰ 성명서 낭독
⸰ 인간띠잇기
: 인간띠 멘트 -> 자유발언, 노래 등 -> 인간띠 멘트 -> 3종댄스 -> 사회자 마무리 인사
“전쟁을 끝내자” 제주해군기지 반대 투쟁 6000일 평화와 연대 외치다
(사진: 카레)
<육지가 강정에게> ( by 봄봄)
나는 당신에게 갔었습니다. 나는 잠시 잠깐 찰나에 당신을 지나갔습니다. 당신은 생각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막상 기지의 철문을 뛰어넘는 찰나에는요. 환하게 웃으며 왔다가 아프게 웃으며 지나간, 그 숱한 사람들이 지금 내 옆에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요. 지금 단 한 사람이라도 더, 내 팔을 걸고 이 철벽 앞에 같이 누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나는 이대로 잊혀지는 게 아닐까, 하고요. 거기서 당신이, 당신 앞에 있었던 다른 친구들을 이어 육천 번의 밤을 살고 있다는 걸 내가 잊을까, 당신은 두려울까요.
아라비안 나이트를 생각합니다. 자기 목숨과 자기 존재와 자기가 낳은 아이를 지키기 위해 천 번의 밤마다 이야기를 만들어낸 사람을 생각합니다. 당신에게는 그동안 육천 번의 밤이 있었습니다. 천 번의 밤을 여섯 번이나 곱한, 끝도 없는 밤입니다. 당신은 더이상 나쁜 일을 겪고 싶지 않습니다. 당신은 굉장히 꿋꿋하면서도 몹시 지쳐있습니다. 군함을 타고 오는 핵과 전쟁을 보면서도 이제 놀라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그런 당신에게, 당신은 소스라칩니다.
육천 일 동안 내내 해군은 기지를 확장하는 중입니다. 전쟁의 길을 내느라 숲을 밀고 바다를 깎고 있습니다. 섬의 다른 곳에 레이더 기지를 세우고 공군 기지를 세우는 일에 분주합니다. 그들은 거칠 것이 없습니다. 천 번의 밤이 지날 때마다 당신은 자꾸 소수가 되어가는 것만 같고, 그리운 당신과 나는 서로 멀리 다른 곳에 있습니다. 내가 육지를 떠나지 못하듯 당신은 강정을 떠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더욱 멀리 있습니다.
내가 오길 기다리며 당신은 아라비안 나이트의 세헤라자드처럼 매일 강정의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해군기지 철창 앞에서, 당신은 매일매일 백 번의 절을 하고 인간띠잇기를 하고 할망물식당의 밥을 먹습니다. 종환삼춘의 밥을, 당신은 언제까지 먹을 수 있을까요. 그 밥을 같이 먹었던 내 생각을 하나요. 우리가 처음 만나고 육천 번의 밤이 지났습니다. 어쩌면 당신은, 강정에서 강정 얘기를 하고 있었던 게 아닐지 모릅니다. 당신은 단지, 해군기지 폐쇄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게 아닐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은 강정에서 나를 기다리며 내 이야기를 하고 있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당신은 강정이고, 나는 성산입니다. 나는 제2공항을반대하는 도청앞천막촌사람이고 새만금신공항 철회를 촉구하는 국토부 앞 천막입니다. 전쟁을 미워하는 나는, 소성리입니다. 나는 사드를 반대합니다. 나는 소성리에서 새벽마다 미군기지 앞에 눕습니다. 나는 파괴될 가덕도입니다. 나는 가덕도신공항 핑계를 대는 부산엑스포를 반대합니다. 나는 삼보일배를 했던 새만금이고, 나는 수라갯벌입니다. 나는 뉴질랜드로부터 1만2천km를 날아 금강에 내린 도요새입니다. 아. 나는 당신에게서 너무나 멀리 있고 당신이 그립습니다. 그래요. 나도 당신을 기다립니다. 우리는 서로를 간절히 기다립니다.
당신이 강정에서 해군의 차를 맨몸으로 막아서는 순간에 나는 소성리의 친구들과 몸을 묶고 미군의 미사일이 기지로 들어가는 것을 막고 있습니다. 당신이 해군기지의 철문을 넘고 내가 미군기지의 철책을 넘을 때 우리는 서로를 너무나 그리워합니다. 원앙을 쏘아죽이는 해군의 장총 앞에 당신이 서 있을 때, 나는, 언제든 나를 쏠 수 있는 미군의 총구 앞에 있습니다. 우리는 같이 죽을 수도 있습니다. 한 자리에 있지 않더라도 같이 죽을 수 있습니다. 그것이 우리의 운명입니다.
나는 사드 앞에 누워 있고 가덕도에서 절망하고 있고 갯벌을 살릴 방법을 찾으려 낮밤으로 새만금을 걷고 있고, 당신은 그곳 강정에 있지만, 잊지 말아요. 우리는 같이 살고 있고 같이 죽을 수 있습니다. 내가 이곳을 지키고 당신이 강정을 지키는 것이 우리의 운명입니다. 서로 기다리며 사랑합니다. 나는 언제든 당신을 기다리며 죽을 수 있으니까요. 잊지 말아요. 강정을 지키는 당신이 평화입니다. 나는 평화를 사랑합니다. 나는 당신을 오래, 사랑합니다. 당신이, 강정입니다.
(사진: 박성인)
(사진: 성명서 낭독: 그레이스)
(사진: 성명서 낭독: 박성인)
(사진: 박성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