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고 게임하는 직원들, 징계 대신 자랑하는 회사
직원들이 업무보다 빙고 같은 게임을 즐긴다면
관리자 입장에서 좋을 리가 없겠죠.
그런데 게임에 몰두하는 직원들을
징계하기는커녕 자랑하기에 바쁜
미국의 한 건축회사가 있습니다.
규모가 작지도 않습니다.
“113년 이상 가족 기업인 우리는
이제 100% 종업원 소유라는 사실을
발표하게 되어 기쁩니다.
모든 직원들이 비즈니스를 소유하고 있으며,
고객을 창출하는 데 기득권을 가지게 되었어요.
시공 담당자부터 판매 담당, 공장 직원까지
회사의 자랑스러운 소유주로서
고객과 상호작용을 합니다.”
미국 43개 주에서
1800명 이상의 노동자가 일하는
모튼 빌딩(Morton Buildings)은
1991년 우리나라의 우리사주제와 비슷한
종업원 주식 소유제(ESOP)를 실시했습니다.
(Employee Stock Ownership Plan. 이솝)
26년 동안 노동자 개인이 아니라
회사 부담으로 지분을 매입해 결국 2017년
100% 종업원 소유기업으로 전환했죠.
회사쪽 설명을 들어봅니다.
“역사적으로 모튼 빌딩은
유구한 기업가 정신을 가져왔습니다.
종업원 소유가 된다는 의미는
회사가 혁신, 서비스, 품질에 중점을 두고
업계 리더가 되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한다는 뜻이죠.
우리는 ESOP을 통해
안정적으로 장기 계획을 수립할 것이며,
100년이 넘은 회사의 수명을
더욱 늘릴 수 있습니다.”
기업 소유주가 승계계획의 일환으로
ESOP에 대량의 주식을 매각하는 방안은
미국에서 드물지 않습니다.
소유주는 커다란 세제 혜택을 받고
종업원들은 자기 돈을 들일 필요가 없으니
모두 이익이죠
(우리사주제 역시 제도 개선이 시급^^;).
모튼 빌딩 측은 “완벽한 승계 계획이었다”며
자화자찬을 할 정도입니다.
다만 한 가지 걸림돌이 있습니다.
모튼 빌딩은 농장용 펜스에서 출발해
다양한 상업 및 주거용 건물을 짓고 있습니다.
업무 특성상 1800명의 노동자 소유주가
한데 모일 기회가 없고 흩어진 채로
미국 전역의 100여 개 지점에서 일하죠.
소속감은 물론,
종업원 소유주로서의 커뮤니케이션과
소유 문화 정립이 어렵습니다.
회사 커뮤니케이션 담당자인 샌디 씨는
모든 구성원들이
종업원 소유문화를 체험하기 바랐습니다.
마침 모튼 빌딩은 매년 10월
‘종업원 소유권의 달’을 기념하고 있는데
샌디 씨는 이때 각종 이벤트를 열기로
계획을 짰습니다. 다음은 샌디 씨의 말.
“종업원 소유권 게임은
창의적이고 재미있어야 하죠.
야외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들이
실제로 참여하는 방안도 필요했어요.
ESOP과 종업원 소유권을 잘 이해하도록
직원들이 게임을 실질적으로 소유해야 해요.
실제로 우리 회사에선
업무를 ‘소유하라’고 하죠.”
모튼 빌딩과 샌디 씨는
사내 인트라넷과 어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직원들의 참여를 보장하고 독려했습니다.
모튼과 빙고의 철자를 결합해서
모팅고(Motingo)라는
ESOP 빙고 게임도 만들었죠.
빙고 게임은 여러 종류로 제작하고
인쇄를 해서 모든 직원들에게 보냈습니다.
게임 내용은 종업원 소유주의 정신,
ESOP의 역할과 이점,
회사의 지혜와 유산 등을 익히는 것이었죠.
각지에서 100여명의 직원들이
‘종업원 소유권의 달’이라고 쓴 티셔츠를 입고
게임을 돕거나 행사를 주도했습니다.
엽서와 SNS도 활용했죠.
성공한 직원에게는 현금 기프트 카드 등
푸짐한 상품도 주었습니다.
100여 개의 지점망 중 98개소에서
508명의 종업원 소유주가
빙고 게임을 끝까지 마쳤습니다.
1000명 이상이 퀴즈에 참가해 글을 올렸죠.
설문조사 결과 참여자의 76%는
종업원 소유권을 더 잘 이해했고,
84%는 의사소통에 도움이 되었다고 했네요.
참, 빙고 게임에 몰두하는 직원들을
징계하지 않은 건 알겠는데
회사가 무슨 자랑을 했을까요.
최근 종업원 소유권 단체의 가상 회의에서
샌디 씨는 직접
모튼 빌딩의 모팅고 게임을 발표했습니다.
수많은 회사와 단체가 참여한 이 행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발표 중의
하나였다고 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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