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계시록 2장 1-4절은 에베소 교회를 향한 예수님의 칭찬과 책망을 담고 있습니다. 에베소 교회는 성경에서 교리적으로 철저하고, 악한 자들과 거짓 사도들을 용납하지 않는 모범적인 교회로 묘사됩니다. 그러나 예수님은 그들에게 치명적인 한 가지 결점을 지적하십니다. “너의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 이 말씀은 단순한 훈계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1. 칭찬받을 만한 열심
에베소 교회는 그 행위와 수고, 인내로 주님께 인정을 받았습니다. 그들은 진리를 수호하며 거짓된 가르침에 흔들리지 않았고, 예수님의 이름을 위해 견뎌왔습니다. 이는 현대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에게도 귀감이 되는 모습입니다. 올바른 교리를 따르고, 선한 행위를 실천하며, 하나님을 위해 고난을 견디는 삶은 신앙의 중요한 덕목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들의 신앙은 어딘가 균형을 잃고 있었습니다. 그들의 열심과 헌신은 분명 훌륭했지만, 예수님과의 친밀한 사랑이라는 본질이 사라진 것입니다.
2. 처음 사랑을 잃다
“처음 사랑”이라는 표현은 예수님과의 첫사랑 같은 관계를 떠올리게 합니다. 처음 예수님을 만났을 때 느꼈던 뜨거운 감격, 그분을 향한 순수한 헌신과 열정이 이제는 메마른 형식적인 신앙으로 변해버린 것입니다.
에베소 교회는 외적으로 보기에 충실한 교회였지만, 내면에서는 사랑이 식어 있었습니다. 이는 우리에게도 중요한 경고입니다. 우리는 종종 신앙의 형식에 치중하면서도 그 본질인 하나님과의 관계를 소홀히 할 때가 있습니다. 예배를 드리고 봉사하며 진리를 수호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 하나님을 향한 사랑이 희미해져 있다면, 우리의 신앙은 결국 껍데기만 남게 될 것입니다.
3. 현대 그리스도인의 모습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인이 에베소 교회의 모습과 닮아 있습니다. 우리는 바쁜 삶 속에서 신앙생활을 의무적으로 이어가며, 하나님과의 친밀한 교제를 잊고 살아갑니다. 처음 믿음을 가졌을 때의 기쁨과 감사는 일상의 분주함과 반복되는 의식 속에서 점점 퇴색됩니다. 신앙이 단순한 “종교적 활동”으로 전락할 때, 우리는 “처음 사랑을 버렸다”는 예수님의 책망을 피할 수 없습니다.
4. 처음 사랑을 회복하라
예수님의 책망은 단순한 비난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이어지는 말씀(2:5)을 보면,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고 회개하여 처음 행위를 가지라”고 권면하십니다. 이는 사랑이 식은 상태에서 벗어나기 위한 구체적인 지침을 제공합니다.
1. 어디서 떨어졌는지를 생각하라
자신의 영적 상태를 진단하고, 무엇이 하나님과의 사랑을 식게 만들었는지 돌아보아야 합니다.
2. 회개하라
사랑을 잃게 만든 모든 죄와 방심을 인정하고, 하나님 앞에 겸손히 나아가야 합니다.
3. 처음 행위를 가지라
처음 믿음을 가졌을 때의 열정과 헌신을 다시 회복하며, 사랑의 동기에서 나오는 행위를 시작해야 합니다.
5. 사랑으로 돌아가라
처음 사랑을 잃지 않는 것은 모든 신앙생활의 기초입니다. 에베소 교회처럼 열심히 일하고, 진리를 수호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우리의 신앙은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사랑이 우리의 모든 행위와 생각의 중심이 되는 데서 출발해야 합니다.
처음 사랑을 회복하는 것은 단순히 감정적인 열정을 되찾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은혜를 기억하며, 그분과의 관계를 삶의 최우선 순위로 두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예수님의 책망 앞에서 자신의 신앙을 돌아보아야 합니다. 우리의 행위와 헌신이 사랑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단순한 습관과 의무감에서 나온 것인지 점검해 보아야 합니다. 그리고 하나님께 진실한 사랑으로 나아가며, 처음 사랑을 회복하는 길을 걸어야 합니다.
“처음 사랑을 버렸느니라”는 말씀은 책망이지만 동시에 초대입니다. 그분의 사랑으로 다시 돌아가라는 초대 말입니다. 이제 우리도 그 초대에 응답하여 주님과의 첫사랑을 다시금 살아내는 삶을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