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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주청의사랑방이야기 83 장군의 꿈 전쟁서 혁혁한 공을 세운 이성계 배를 타고 건너와 우리나라 이 고을 저 고을을 약탈하며 괴롭혔다. 왜구의 폐해가 극심해지자 우리 조정에서는 군대를 파견해 그들을 제압하려 했으나 번번이 패전만 거듭했다. 아키바츠라는 걸출한 일본 장수가 1380년 왜구를 이끌고 우리나라에 상륙, 파죽지세로 북진하고 있었다. 진을 치고 몰려오던 왜구를 막아섰다. 고려 장수인 전라경상도 순찰사가 진두지휘하고 있었다. 뿔뿔이 흩어지는 고려 군사들이 이번엔 전과 달랐다. 광대뼈가 힘차게 솟아오른 전라경상도 순찰사가 맨 앞에 서서 산이 쩌렁쩌렁 울리게 고함쳤다. 여기가 어디라고 함부로 올라오느냐!” 크게 웃고 나서 “입만 놀리지 말고 칼을 빼들어라, 이놈!” 하는데 그 목소리도 우렁차 운봉골을 꽉 채웠다. 화살 두개를 빼들고 하나는 입에 물고 하나는 시위에 걸어 당겼다. 입에 물었던 화살도 번개처럼 날아갔다. 두개의 화살 중 앞선 화살이 아키바츠의 투구를 뒤로 젖히자 뒤따라온 화살이 아키바츠의 이마에 박혔다. 왜구들은 뒤돌아 도망치기 바빴다. 매복해 있던 고려 군사가 허둥대는 왜구들의 목을 치니 운봉 골짜기가 붉게 물들었다. 바로 황산대첩이다. 순찰사는 이성계였다. 이성계의 승전보는 황산대첩뿐이 아니다. 홍건적을 물리치고 여진족을 격파하고 원나라 군대도 대파, 허약해진 고려 조정의 문무관 들이 이성계에게 줄을 댔다. 이성계는 생시 같은 꿈을 꾸었다. 산양 한마리가 그 앞에 나타났다. 이성계가 두다리를 박차면서 산양을 덮치려 하니 산양은 죽을힘을 다해 도망쳤다. 마침내 산양을 잡아보니 두뿔과 꼬리가 떨어져나간 채 몸뚱아리만 안고 있었다. 꿈이 하도 이상해 이성계는 날이 밝자 마자 무학대사를 찾아가 해몽을 청했다. 얼굴이 하얗게 돼 당부했다. “쉿! 아무한테도 그 꿈 이야기를 하지 마시오!” 임금 왕(王) 자가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