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시 민요 「홍두께 노래」 옷감을 홍두깨질을 할 때 불렀던 유희요> 해암(海巖) 고영화(高永和)
경상남도 거제시 「홍두께 노래(Song of hongdookke)」는 옷감을 홍두깨질을 할 때나 다듬이질 할 때의 일을 형용화 한 여성유희요다. 이 민요는 홍두깨질과 다듬이질을 하는 효용성을 나름대로 담아낸 소리로써, 단단한 박달나무로 만든 홍두깨로 홍두깨질과 다듬이질을 하는 이유를 노래했다. 거제시 「홍두께 노래」는 홍두깨 방망이의 효용성과 함께 좋은 솜씨로 만든 옷을 잘 만들어, 가족들에게 입혀야겠다는 따뜻한 마음을 표현하였다.
다듬이질은 다듬잇감을 다듬잇돌 위에 올려놓고 다듬잇방망이로 두드리거나, 홍두깨에 옷감을 감은 다음 홍두깨틀에 의지하여 방망이로 두드리는 행위이다. 이때 홍두깨가 돌면서 옷감이 골고루 다듬어진다. 잘 다듬어진 옷감은 다림질한 것처럼 매끈하고 구김이 잘 가지 않는다.
덧붙여 홍두깨의 사전적 의미는 ‘옷감을 감아서 다듬을 때 쓰는 도구’로 빨래의 구김을 펴고, 광택과 촉감을 살리고, 풀기를 고루 배게 하는 다듬이질 도구이다. 약 70cm 정도의 단단한 나무를 가운데가 약간 굵고, 양 끝은 가늘게 깎아 표면을 곱게 간다.[백과사전]
◉ 거제시 「홍두께 노래」 민요는 ‘홍두깨질’할 때도 불렀던 것이지만, 보통 ‘다듬이질’할 때도 불렀다고 한다. 홍두깨는 나무로 만든 굵고 긴 다듬이질 방망이로, 칼국수를 할 때 밀가루 반죽을 넓게 펴는 등의 용도로도 사용되었고 주로 단단한 박달나무로 만들었다. 또한 거제시 「거제 봉산타령」 사설에서 “홍두깨 방마치 팔자좋아 / 큰애기 손질에 다달느니”라고 하면서 뒷동산과 우리집 나무가 홍두깨·가마채·곶감꼬챙이 등으로 다 나가도 그것이 여자 손길에 닿으니 팔자가 좋다고 해학적으로 노래하고 있다. 또 거제시 「나무 타령」에서는 “앵산 중턱 박달나무 / 홍두깨방망이로 다나가네”라고 언급하고 있다.
○ 거제민요 「홍두께 노래」는 『한국구비문학대계(韓國口碑文大系)』 8-2에 수록되어 있다. 1979년 8월 7일 현순금(여, 83세)이 일운면 망치리 망치 마을에서 구연하고 정상박·최미호·홍기섭이 채록하였다.
● 거제민요 「홍두께 노래」는 제보자가 말하길, 홍두깨질을 할 때나 다듬이질 할때에 불렀다고 전한다. 가창 방식이 독창이고, 주로 놀이를 할 때 불렀으며, 4·4조 4 음보를 2/4 박자에 곡조를 붙여서 경쾌하게 노래한 여성 유희요다. 내용은 홍두깨 방망이의 효용성과 더불어 홍두깨를 사용해서, 좋은 솜씨로 만든 옷을 부모님, 자식, 시누이에게 직물 겉옷을 만들어 줘야겠다는 사설을 담았다.
*「홍두께 노래」* / 일운면 현순금(여, 83세)
“홍두께방망이 박달나무 / 큰애기솜씨로 놀아난다 / 홍두께방망이 얼매나좋아 / 큰애기솜씨로 놀아나노 // 그배짜서 옷을해여 / 우리부모로 입히건네 / 우리자석을 입히건네 / 우리형님(시누이) 시집가몬 / 직링도복을 지야것네”
◉ 거제시 「홍두께 노래」 사설의 전반부는 옷감을 골고루 잘 두드려 매끈하고 잘 구겨지지 않는 옷감을 짓는다고 형용화했다. ”홍두깨 방망이는 박달나무로 만들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솜씨 좋은 아가씨가 홍두깨에 옷감을 감은 다음 홍두깨틀에 의지하여 홍두깨 방망이로 골고루 잘 두드린 옷감은 다림질한 것처럼 매끈하고 구김이 잘 가지 않는다.“
후반부는 베틀에서 짠 직물 옷을 홍두깨로 다듬이질해서 옷을 짓는다고 한다. ”아가씨가 좋은 솜씨로 짠 베옷을 홍두깨 방망이로 다듬이질해서 부모 입힐 옷도 만들고 자식 옷도 만들어 입힌다. 또 형님(시누이) 시집갈 때 직물 겉옷을 만들어 줘야겠다.“고 흥겹게 노래하고 있다.
○ 참고로, 경상남도 의령군 지정면 성산리 상촌에 박연악(여, 72세)씨가 구연한 「홍두깨 노래」에 ‘거제의 봉산’이 사설에 등장하며 그 사설이 「거제 봉산타령」 민요를 그대로 옮겨 부른 듯 유사하다.
”거제봉상(巨濟의 封山) 박달나무 홍두깨 방마치 다나간다. / 홍두깨 방마치 팔자가좋아 큰애기손질에 놀고논다. / 따딤이 돌에 천불이나마 울의님옷에는 눈티난다“
추측건대 과거 거제도 여성이 의령군으로 시집을 가서 살다 보니 거제도의 「홍두깨」 민요가 의령군까지 유행했던 것으로 보인다.
○ 또한 관용구 ‘아닌 밤중에 홍두깨’는 본디 옛날 청상과부가 된 여인들이 밤중에 몰래 남자들이 업어가거나 담을 넘어와 정분을 통하는 일이 있었다. 이로부터 남자의 성기를 ‘홍두깨’에 비유하여 은밀히 말하면서부터 이 말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으나, 이후 시간이 흐르면서 뜻하지 않았던 일이 갑작스럽게 일어나거나, 느닷없이 어떤 일이나 말을 꺼내는 것을 가리키는 말로 바뀌었다.
또 속담 ‘가는 방망이 오는 홍두깨’ 는 섣불리 남을 해치려다 도리어 자신이 큰 화를 입는다는 말이다. 남에게 조금 해를 끼쳤는데, 그보다 훨씬 더 큰 보복이나 응징을 당하는 상황을 비유적으로 표현한 속담이다. '가는 방망이'는 가늘고 가벼운 일반 재질의 나무 몽둥이를 의미하고, '홍두깨'는 옷감을 두들겨 다듬을 때 쓰는 두껍고 무거운 박달나무 막대를 뜻한다. 즉, 가벼운 잘못을 저질렀는데 상대방으로부터 훨씬 심한 보복을 받는 경우에 이 속담은 주로 사용된다.[백과사전]
한편 경상남도 거제시는 1970년대 굴지의 조선소가 건립되면서 산업화가 가속되었고, 1960년대 이후부터 화학섬유가 들어오면서부터 길쌈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래서 「홍두께 노래」 같이 베틀에서 짠 직물 옷을 홍두깨로 다듬이질해서 옷을 짓는 민요도 명맥이 끊어졌다. 현재 거제시에 여러 민속 보존회가 이를 전승하고자 노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