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포의 새벽 편지-440
천자문057
동봉
0213형상 형形form
0214끝 단端edge
0215겉 표表surface
0216바를 정正right
●매무새가 단정하니 표정도 바르다●
씽뚜안뱌오쩡Xing/duan/biao/zheng
형단표정形端表正
매무새가 단정하니 표정도 바르고
표정이 바르면 매무새도 단정합니다
몸이 반듯하면 그림자도 반듯하고
그림자가 굽음은 몸이 굽은 까닭입니다
몸과 그림자는 어떻게 구분할까요
어디 다시 한 번 보시자고요
형形의 형상이 쉐이프shape라면
폼form이나 모드mode는 형식입니다
형形과 비슷한 단어로 형型이 있는데
이를 '모형 형'이라 새깁니다
모형, 거푸집, 본보기, 모범, 골, 틀입니다
우리말에 '어'다르고 '아'다르다 하는데
모양 형形과 모형 형型은
비슷하면서 다른 데가 있습니다
체형體型이라 할 때는 형型을 쓰지만
형形은 터럭삼彡 부수에 쓰듯
사람을 비롯한 생명을 지닌 자에 한하고
형型은 흙 토土 부수에 들어있듯
생명을 가지지 않은 것들의
틀이나 형태를 가리킨다 하겠습니다
형形은 터럭 삼彡에 평평할 견幵이지요
평평하다는 것은 균형을 이룸입니다
똑같은 높이의 두 가지 물건이 합하여
이루어진 것이 견幵인데
달랑 하나만 있을 때와 달리
눈에 잘 띄는 광고 효과도 있습니다
글자는 다른데 같은 뜻을 가진 자로는
모양 상像
모습 태態
모양 자姿
모양 양樣
모양 모貌
코끼리 상象자 등이 있고
다른 뜻을 가진 글자로는
그림자 영影景暻㬌
그림자 구/귀晷
포개진 그림자 용㣑
그림자 습漝자 등이 있습니다
여기 '형단표정'의 겉 표表자도
형形의 그림자 이미지 표현입니다
겉 표表자는 시계 표錶자의 약자입니다
참고로 <앙부일구仰釜日晷>는
보물寶物 제845호 해시계입니다
우리나라 역사상 군주로서는
최고의 과학자 물리학자시며
발명가이신 세종대왕의 지원을 받아
조선 과학자 장영실 선생이 만든 작품이지요
앙부일구를 직역하면
하늘을 향仰한 가마솥釜 모양의
해日 그림자晷 시계의 뜻이 될 것입니다
0214끝 단端
영어로 엣지edge라고 했지요?
엣지는 '끝'이고 '전'이며
끝머리이고 테두리이고 가장자리며
봉우리 지붕 등의 마루터기입니다
날카로움이고 신랄함이며
강렬함이고 격렬함이며
강점, 우위, 우세입니다
단端은 영어로
스트레이트Straight며
엘레갠트Elegant며
디그니파이드dignified며
씨데이트sedate입니다
스트레이트는 곧음이며 똑바름이며
수직이고 수평이며
솔직 정직 성실 진실 정결함이며
이치에 맞고 일관성이 있으며
철저하고 순수함이며
정돈됨입니다
엘레갠트는 이름씨 엘레갠스elegance의
그림씨이므로 원어原語는 같습니다
옷매무새가 고상하고 우아하며
취미나 문체가 기품이 있고 품위가 있으며
과학적으로 정밀하고 정연하며
훌륭하고 세련되며 멋쟁이입니다
디그니파이드는 귀족에 해당하는
노블Noble에 해당하며
위엄이 있고 장엄하고 고귀하고
품위가 있으며 저명하고 숭고함입니다
씨데이트 역시 그림씨로서
조용 침착 냉정 진지 근엄함이며
빛깔이나 디자인이 수수하고 차분하며
침착함을 들 수가 있습니다
단端은 설 립立변에
실마리 단耑자를 붙인 자로
이른바 형성形聲문자입니다
입立자가 뜻이고 단耑이 소리값입니다
단장丹粧을 뜻하는데 서 있는 모습이고
걸어가는 모습에서 찾습니다
패션모델들이 쇼show를 할 때
누워 있거나 앉아 있는 모습보다는
서 있거나 걷는 모습으로 보여줍니다
따라서 단장의 뜻을 지닌
이 끝 단端자를 설 립立변에 쓴 것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것입니다
물론 패션쇼에서 침대를 광고하거나
잠옷 따위를 보여줄 때는
누웠거나 앉아 있는 모습으로서
연출할 수도 있습니다
아무튼 단端은 꾸밈의 뜻입니다
0215겉 표表
부수는 옷 의衣자입니다
겉 표表자 윗부분은
주인 주主자면서 털 모毛자입니다
털옷은 갖옷, 곧 모피옷이지요
옛사람들은 갖옷을 지을 때
털이 밖으로 보이도록 만들었습니다
이를테면 밍크 코트mink coat의 경우도
보드라운 털이 밖으로 향했지요
중세에서는 갖옷을 만들어 입을 때
이처럼 털이 바깥쪽으로 향하게 했는데
예복으로서는 어울리지 않는다 하여
털옷 겉에 다시 긴 외투를 덧입어
안의 털이 보이지 않게 했습니다
왜냐하면 털옷, 가죽옷은
짐승 털이고 짐승 가죽이기에
사람은 동물과 구별이 필요하였습니다
그리하여 다시 갖옷 겉에 덧입는다 하여
거죽을 표현할 때 표表를 썼습니다
따라서 외모나 외면
외표나 의표儀表를 뜻할 때도
바로 이 겉 표表자를 사용했습니다
요즘 겨울이 되면 닭털이나 오리털
또는 거위털을 이용하여 만든
아웃도어 상품들이 쏟아져 나옵니다
솜옷처럼 털을 안에 넣고
안팎으로 천을 대어 누빈 옷들입니다
다운점퍼 패딩점퍼 야상점퍼 등과
덕다운 구스다운 따위가 있습니다
털을 제공하는 오리 닭 거위
양들 입장에서는 죽을 맛이겠지만
갖옷을 입는 사람 입장에서는
따스하게 겨울을 지낼 수 있습니다
한 때는 밍크 코트라든가
여우 목도리 따위가
여성들에게는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지금은 많이들 자제하고 있습니다
동물보호협회라든가
자연사랑모임 등도 역할을 했습니다
게다가 방습성 섬유 고어텍스Gore-Tex
화학섬유 티타늄Titanium 등과
극세사極細絲Microfiber섬유는
지극히 가벼우면서도 사람의 피부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신소재입니다
극세사라면 얼마나 가느냐고요
지름이 몇 미크론micron 굵기입니다
초미세 합성 섬유인 셈이지요
이런 극세사 화학섬유가 나오기 전
자연섬유 중에서 극세사는 무엇일까요
명주明紬Silk입니다
다른 이름으로는 비단緋緞입니다
명주로 옷고름만 달아 입어도
한겨울 추위를 이긴다 하지 않던가요
명주는 가벼운 섬유입니다
그런데 왜 그리 따스한지 아십니까
바로 극세사이기 때문입니다
엊그제 말씀드렸듯
누에 한 마리가 실을 뽑아내어 만든
그 작은 누에고치 하나에는
실의 길이가 평균 2km입니다
자연섬유로는 완벽한 극세사입니다
이 극세사 명주가 섬세하기 때문에
굵은 실 한 겹의 두터운 천과 달리
페어 글래스Pair glass 효과를 냅니다
명주, 곧 비단의 따스한 원리가
이제 이해가 가시겠는지요
참고로 방습 섬유 고어텍스의 경우
우리《묘법연화경》의 말씀 중
연꽃/연잎이 지닌 불착수不着水의 원리
곧 로터스 효과Lotus effect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개발하게 되었습니다
연꽃/연잎은 물을 흡수하지 않고
그대로 아래로 떨어뜨리지요
이는 연꽃/연잎에 돋아난
초미세 돌기 솜털 때문이라 합니다
여기서 나온 기술이
나노텍스Nano-Tex 섬유 기술인데
방습防濕만 아니라 방오防汚효과도
함께 지니고 있는 섬유입니다
나노Nano 돌기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지요
차세대 메모리 소자로 각광받는 R램
이 R램도 로터스 효과에서
방습 방오의 원리를 이용한 것입니다
이왕 로터스 효과 얘기가 나왔으니
한 가지만 더 하고 넘어갑니다
로터산Lotusan이란 페인트가 있는데
연잎 효과Lotus effect를 적용한 것입니다
페인트는 대체로 염료와 함께
유기 용매제를 섞어서 만듭니다
그러므로 페인팅한 시간이 좀 지나면
먼지가 기름 성분에 엉겨붙어 오염되지요
그런데 이는 기름 성분에 묻은 먼지라
물만으로는 잘 닦이지 않습니다
기름에서 먼지를 분리시키는
계면활성제界面活性劑
곧 세제洗劑를 쓸 경우
비용은 둘째 치고 자칫하면
애써 칠한 페인트가 벗겨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로터산 페인트는 다릅니다
물에 젖지 않는 연잎의 효과에서
나노 돌기의 원리를 이용한 제품이기에
페인팅한 뒤 나노 돌기가 남습니다
그러므로 물만 뿌려주더라도
먼지가 그대로 씻겨나가고
비가 올 경우 따로 손을 쓰지 않더라도
먼지와 오물 제거가 저절로 이루어집니다
우리가 쓰는 속담에
"겉 다르고 속 다르다表裏不同."합니다
겉 표表자가 옷 의衣 부수인데
속 리裏자도 옷 의衣 부수입니다
겉 표表자는 옷 의衣 가운데 선비 사士자이나
속 리裏자는 옷 의衣 가운데 마을 리里자입니다
선비는 바깥 일을 보고
농부는 마을 일을 봅니다
마을 일을 보기에 속 리裏이고
바깥 일을 볼 수 있기에 겉 표表입니다
0216바를 정正
바름正은 하나一에서 그침止입니다
하나는 아이덴티티Identity입니다
일체성이고 주체성이며 일치점입니다
이는 곧 한마음이지요
멈춤이나 그침은 잠시 쉼일 뿐
다시 달리기를 위한 준비과정입니다
따라서 그칠 지止자는
인체足에서 머리口는 생략하고
다리止만을 크게 부각시킨 글자입니다
바른 길 옳은 길은
꾸준히一 걸어가止야 하겠지요
불교에서는 이 길에 8가지를 설정합니다
이른바 팔정도八正道가 그것입니다
여덟 가지 바른 길이 무엇일까요
(1) 바르게 바라보기/正見
(2) 바르게 사유하기/正思
(3) 바르게 대화하기/正語
(4) 바르게 행동하기/正業
(5) 바르게 생활하기/正命
(6) 바르게 정진하기/正勤
(7) 바르게 기억하기/正念
(8) 바르게 집중하기/正定
그런데 나는 바를 정正자만 보면
투표한 뒤에 개표하던 일만 떠오릅니다
40여 년 전 해인사 강당에서
36년 전 중앙승가대학에서
임원을 선출할 때 몇명이 되든
칠판에는 바를 정正자로 표기했습니다
요즘은 컴퓨터로 계산을 하니까
바를 정正자로 표기하지는 않겠지요
정치인들을 선출할 때에
바를 정正자를 쓰지 않다보니
뽑힌 정치인들 중에
바른 정치인이 별로 없는 것은 아닐까요
정치政治의 정政과 치治가
무슨 뜻인지 이시지요
"정政은 곧 정正이다."라고 합니다
자신을 바르게正 채찍질攵함이고
자기 마음을 맑히고氵단련台시킴입니다
03/15/2015
곤지암 우리절 선창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