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식호흡:흉식호흡
생명의 시작과 끝
인류의 시조 아담의 삶은 창조주 하나님이 그의 코에 생기를 불어넣은데서부터 시작됐다(창 2:9). 이때 아담은 첫 호흡을 했고 그 호흡 방식은 ‘깊은 복식호흡’이었을 것으로 성서과학자들은 보고 있다. 갓난아이가 자궁속에서 탯줄을 통해 태식호흡을 하다 세상으로 나오면 깊은 복식호흡으로 삶의 여정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러다가 스트레스 등을 받으면 호흡이 빨라져 흉식호흡으로 바뀌게 된다. 그리고 폐의 탄성이 감소하거나 천식과 같이 기도 저항이 높은 상태가 되면 호흡이 옅어지면서 흉식호흡보다 더 빠른 견식호흡을 하게 된다. 견식호흡이란 어깨를 들썩이며 숨쉰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스포츠 생리학에 따르면 호흡은 대기의 압력과 폐내의 압력차에 의해 이뤄지는데 늑간근의 작용에 의존하는 호흡을 흉식호흡,횡격막의 운동에 의존하는 호흡을 복식호흡이라 한다.아담이나 갓난아이의 호흡에서 보듯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부여한 당초의 호흡 방식은 깊은 복식호흡이었음이 분명하다. 그러나 복부근육이 매우 허약하거나 복부 비만율이 워낙 높은 사람,혹은 습관적으로 허리띠를 강하게 졸라매거나 복부에 심한 압박이 가해지는 임신부 등은 어쩔 수 없이 흉식호흡에 의존하게 된다. 흉식이나 견식호흡은 복식호흡이 어려워질 때 차선책으로 부여받은 호흡방식이라는 해석이다.
하나님께서 인류에게 부여한 복식호흡은 최근 스포츠 생리학의 발전과 한의학의 과학화에 의해 그 비밀의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 건강한 성인 남자의 경우 분당 호흡량(호기와 흡기를 합친 양)은 약 6000㎖/분 정도다. 일반인의 분당 호흡 횟수(보통 12∼18회)를 12회로 계산하면 1회 호흡량은 500㎖에 달한다. 지구상의 동물들은 호흡을 통해 산소를 들이마시고 이산화탄소를 끊임없이 내뱉는 가스교환작용인 환기에 의해 생명을 유지한다. 산소와 이산화탄소는 폐속 공기주머니인 폐포에서 이뤄지는데 실질적인 환기율(가스교환율)은 70%에 불과하다. 호흡할 때 비강에서 폐포까지 기도에 있는 공기는 실질적으로 환기에 쓰이지 못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환기에 쓰이지 않는 공기가 매 호흡량의 30%(150㎖)나 된다. 따라서 호흡량이 500㎖라 해도 실질적으로 환기에 쓰인 호흡량은 350㎖밖에 되지 않는다는 계산이다.
하나님이 태초에 인간에게 복식호흡을 하게 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숨어 있다. 예컨대 분당 호흡량이 다같이 6000㎖인 A와 B라는 두 사람이 있을 경우 A의 분당 호흡횟수를 12회로 계산한다면 그의 실질적인 호흡량은 350㎖×12=4200㎖가 된다. 그러나 B가 스트레스를 받아 호흡횟수가 A의 배인 24회로 늘어난다면 B의 실질적인 호흡량은 어느 정도나 될까? A와 분당 호흡량이 같은 B는 24회의 호흡을 통해 6000㎖를 들여마셔야 하기 때문에 1회 호흡량은 250㎖로 줄어든다. 그리고 실질적인 1회 호흡량은 환기에 참여하지 못하는 양(150㎖)을 뺀 100㎖밖에 되지 않는다. B의 분당 호흡량은 100㎖×24=2400㎖로 A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이를 역으로 해석하면 B는 A보다 몸속에 가스 즉,노폐물이 배 가까이 축적돼 피로 증가는 물론 집중력과 면역력 등이 현저히 약해진 상태인 것이다.
복식호흡에 대한 한의학적 설명도 진지하기 이를 데 없다. 한의학에서는 신체의 오장(심장 간 폐 신장 비장) 육부(위 담낭 소장 대장 방광 삼초)를 조절하는 자율신경의 센터가 중완( 혹은 명치) 부위에 있다고 설명한다. 중완이라는 경락 자리는 해부학적으로 흉골체 중앙 아래쪽에 붙어있는 검상돌기 밑부분에 해당한다. 횡격막 바로 아랫부분이다. 복식호흡은 전적으로 횡격막의 운동에 의존하기 때문에 인체 오장육부를 자극,신체의 항상성 유지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면역력을 길어주는 ‘섭리적 호흡’이라는 해석이다.
한의학의 고전으로 불리는 황제내경에 따르면 2300∼2400년 전에는 분당 호흡 횟수가 7∼9회 정도였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지금은 분당 호흡 횟수가 그때보다 배로 늘어난 것이다. 그 당시보다 스트레스 등을 배나 더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는 해석이다. 호흡이 빨라지는 원인에 대해 성서는 직접 언급하고 있지 있으나 빠른 호흡을 충동질하는 인자를 마음에 품지 말 것을 강조하고 있다.
“노하기를 더디하는 자는 용사보다 낫고 자기의 마음을 다스리는 자는 성을 빼앗는 자보다 나으니라”(잠 16:32)
인간의 삶은 첫 호흡으로부터 시작되고 마지막 호흡으로 끝을 맺는다. 통상 음식은 40일,물은 4일동안 공급되지 않으면 생명유지가 어렵다. 그러나 호흡은 불과 3∼5분만 중단되면 죽게 된다. 사람이 하루 섭취하는 음식량은 1.5㎏,물은 2.3㎏인 반면 호흡을 통해 들이마시는 공기는 무려 15㎏에 달한다. 호흡이 에너지 생성을 위해 섭취하는 음식이나 생명의 원천으로 불리는 물보다 더 근원적 요소임을 반증하는 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호흡은 인류 탄생 이래 현재까지 음식물이나 물처럼 섭취하기가 번거롭지 않고 경제적 비용이 들지 않는다는 데 감사의 조건이 숨어 있다. 특히 산소마스크를 통한 흉식호흡은 비용이 소요되지만 태초에 부여받은 복식호흡은 결코 그렇지 않다고 성서는 1400여년 전 이미 갈파했다.
“목숨을 위하여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염려하지 말라 목숨이 음식보다 중하지 아니하며…”(마 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