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의 대표급 쇼호스트 동지현(39). CJ오쇼핑에서 스타일리스트 정윤기,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우종완과 함께 ‘스타일 온 에어’를 진행하고 있는 그가 쇼호스트 10년의 노하우를 담아 도전과 성취의 법칙을 책 한 권으로 담아냈다.
책 제목 <런런런>처럼 그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불어넣는 방법으로 ‘런런런(RUNㆍLEARNㆍRUN)’을 강조했다. ‘일단 저지르고(Run), 배움으로 무장하고(Learn), 뒤돌아보지 말고 뛰어라(Run)’가 바로 그것이다.
단순히 상품을 판매하는 쇼호스트를 넘어 대형 연예기획사의 스피치 트레이너, 유명 백화점 VIP 고객들의 스타일링 강사 등으로 활동하며 끊임없이 가치를 창조해내는 밸류크리에이터 동지현. 많은 이들에게 본보기가 되고 있는 삶을 살고 있는 그의 성공법칙에 대해 들어봤다.
모든 일에서 가치를 창조하는 밸류크리에이터
“밸류크리에이터는 지인이 제게 붙여준 별명이에요. 쇼호스트, 스피치 트레이너, 스타일링ㆍ이미지메이킹 강사, 패션 트렌드 자문위원 등 제가 하고 있는 일이 좀 많거든요. 지인이 그 일들의 공통된 키워드를 ‘가치창조’라고 이야기하더라고요. 쇼호스트로서 제품의 가치를 창조하고, 예비스타들을 진짜 스타로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그들에게 가치를 부여하고, VIP 고객들에게 스타일링의 가치에 대한 정보를 제공ㆍ창조해내는 일을 하고 있으니까요. 다양한 제 직업을 하나로 묶어서 표현할 방법을 고민하다가 ‘밸류크리에이터’가 제격이다 싶었죠.”
지금은 다방면에서 눈에 띄는 활동을 하고 있는 그녀지만 처음부터 ‘완벽한’ 쇼호스트는 아니었다고. 사회생활의 첫 출발도 쇼호스트가 아닌 항공사 승무원이었다.
“사실 승무원도 아르바이트 정도로 여기고 시작했어요. 운 좋게 시험에 합격했는데 하다보니 재미있더라고요. 그런데 한 가지 스트레스라면 늘 시간에 쫓겨야 한다는 점이었어요. 한 번은 비행기 시간 맞추려고 올림픽대로에 차를 버리고 지하철역까지 뛴 기억도 있고요. 도로에서 또 하늘에서 정신없이 살다보니 걸어서 여유롭게 다닐 수 있는 회사에 무척이나 가고 싶어졌지요(웃음). 그러던 와중 집 앞에 홈쇼핑 회사가 있었던 게 제 운명이라면 운명이겠지요?”
홈쇼핑 방송 한 번 본 적 없던 그는 용기를 내 무작정 쇼호스트 부문에 지원서를 냈다.
“제가 책에도 썼지만 ‘배움’으로 무장하면 두려울 게 없어요. 원서를 낸 후 쇼호스트가 되기 위해 엄청나게 파고들었지요. ‘골프채를 판매한다는 가정 하에 프리젠테이션을 하라’ 하는 과제가 주어졌고, 전 망설임 없이 골프를 배우기 시작했어요. 골프숍에 가서 숍 매니저를 시도때도 없이 귀찮게 했고요. 시험 당일이 됐을 때 골프복을 차려입고, 골프 포즈를 선보이며 골프채를 판매하는 지원자는 저 하나뿐이더라고요.”
그런 열정 때문이었을까? 그는 높은 경쟁률을 뚫고 당당하게 쇼호스트로 합격했고, 그중에서도 가장 인기가 높다는 패션ㆍ미용 부문 쇼호스트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런런런, 주저하지 말고 전진하라
“제가 동기들 중에 키가 좀 크다는 이유로 패션을 담당하게 됐던 것 같아요(웃음). 시작 직후부터 가시밭길이었죠. 카메라의 빨간불을 찾고, 렌즈를 보면서 이야기하는 것조차 어려웠어요. 목소리가 작다고 혼난 적도 부지기수고, 목소리를 크게 하면 ‘노래부르냐’며 또 혼나고…. 한 달 동안 목소리가 아예 나오지 않아 방송을 쉰 적도 있어요. 인턴기간이 끝나자 다른 동기들은 1년 계약을 하는데 제겐 6개월만 제의하더라고요. 제시하는 계약금도 형편 없이 낮았고요. 그때 제 나이 스물 아홉이었는데 정말 자존심이 상했지만 그대로 주저앉을 수는 없었어요. 그때 ‘그만둔다’는 말 대신 ‘내가 못하는 건 인정한다, 대신 6개월 후엔 완전히 다른 동지현이 되어 있을 거다’고 당당히 말하고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시작했습니다.”
그는 다시 달리기 시작했다. 패션 아카데미를 다니며 전문지식을 습득했고, 전자 제품을 담당하는 남성 쇼호스트들의 발성과 호흡을 쉴새 없이 따라했다. 늘 손에 노트와 펜을 들고 다니며 드라마ㆍ영화ㆍCF 할 것 없이 패션 트렌드를 분석했다. 시청자들과 친밀감을 높이도록 유행하는 드라마ㆍ영화 대사도 모조리 외워 방송에서 활용했다.
“승무원 생활할 때 고객들에게 늘 무릎을 꿇던 자세를 홈쇼핑에도 도입했어요. 고객의 눈높이에 맞추기 위해 서비스 마인드를 바탕에 깔고 방송을 하니까 그 진심이 통하더라고요. 점차 저를 믿고 상품을 구입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졌어요. 주로 스타일과 미용, 다이어트 제품을 다루다보니 연예인들 사이에서도 인지도가 높아졌고요. 지금 대형 연예기획사에서 스피치 강사로 저를 불러주신 것도 연예인들의 적극적인 요청 덕분이었다고 하니 감사할 따름이지요.”
2등의 삶도 빛나는 가치 형성 가능
홈쇼핑에서는 드물게 고정 프로그램(스타일 온 에어)을 맡아 100회가 넘게 방송을 이끌어왔고, 쇼호스트로 유명세를 떨치자 문화센터, 연예기획사 등에서도 그를 찾는 전화가 끊이지 않고 있다. 하지만 그는 자만하지 않고 여전히 배우는 자세로 끊임없이 전진하고 있다.
“저는 늘 제가 2등의 삶을 살아왔다고 이야기해요. 하지만 2등도 노력하면 얼마든지 가치를 형성해낼 수 있거든요. 세상이 1등이 아닌 2등을 찾게끔 하면 되는 것 아니겠어요? 2등이기 때문에 더 기를 쓰고 열심히 살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런런런>을 출간하게 된 것도 ‘내가 성공해서 잘났다’는 게 아니라, 2등의 삶을 사느라 늘 고민이 많은 사람들에게 ‘그 자체가 성공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기 때문이에요. 그래서 저 역시 용기를 내 책을 쓸 수 있었던 거고요.”
“전 여전히 후회없이 ‘런(Run)’하고 있어요. 이왕 여기까지 온 거 뒤돌아볼 필요가 뭐 있겠어요? 사실 쇼호스트 경력이 얼마 되지 않았을 때 ‘힘들다, 그만둘까’ 생각을 안 해본 건 아니에요. 하지만 그런 고민이 깊어질수록 정체기만 길어질 뿐 제 삶에 전혀 도움이 안 되더라고요. 시작했으면 뒤돌아보지 말고 뛰는 게 정답인 것 같아요.”
그는 일주일에 하루도 쉬는 날이 없을 정도로 바쁜 삶을 살고 있지만 최근 또 하나의 목표를 세웠다.
“대학원에 진학해 방송ㆍ마케팅 관련해서 더 공부를 해보고 싶어요. 케이블 TV 프로그램 중 하나인 ‘토크 앤 시티’에서 패션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정말 배움은 끝이 없더라고요. 목표를 가진 이들 모두에게 ‘두려움 없이 저질러라’고 이야기해주고 싶어요. 직접 몸으로 겪어보고 후회하지 않을 정도로 공부하면 분명 길은 보이거든요. 늦었다고 생각하지 말고 지금부터 ‘런런런’하시길 바랄게요.” 글=홍연정기자 hong@ 사진=안윤수기자 ays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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