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34 아브람이 하나님의 부름을 받은 곳은 갈대아 우르인가? 하란인가?
데라가 그 아들 아브람과 하란의 아들인 그의 손자 롯과 그의 며느리 아브람의 아내 사래를 데리고 갈대아인의 우르를 떠나 가나안 땅으로 가고자 하더니 하란에 이르러 거기 거류하였으며(창 11:31)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이르시되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창 12:1)믿음으로 아브라함은 부르심을 받았을 때에 순종하여 장래의 유업으로 받을 땅에 나아갈새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으며(히 11:8)
여호와께서 아브람에게 “너는 너의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 내가 네게 보여 줄 땅으로 가라”(창 12:1)고 명령하셨다. 이 명령이 주어진 때는 하란에서 그의 아비 데라가 죽은 이후이다. 그래서 이어지는 구절은 "아브람이 하란을 떠날 때에 칠십오세였더라”(창 12:4)고 한다. 이렇게 보면 분명히 아브람은 하란에서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은 것처럼 보인다. 그런데 성령의 감동을 받은 스데반은 예루살렘 거민들을 향해 "우리 조상 아브라함이 하란에 있기 전 메소보타미아에 있을 때에 영광의 하나님이 그에게 보여 이르시되 네 고향과 친척을 떠나 내가 네게 보일 땅으로 가라 하시니 아브라함이 갈대아 사람의 땅을 떠나 하란에 거하다가 그의 아버지가 죽으매 하나님이 그를 거기서 너희 지금 사는 이 땅으로 옮기셨느니라"(행 7:2~4)고 하였다. 그렇다면 아브람은 어디서 부르심을 받았는가? 하란인가? 아니면 스데반의 설교처럼 하란에 있기 전 메소포타미아에 있는 우르인가?
아브람의 일족이 머물던 소위 본적지 고향이 갈대아 우르인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창세기 11장 31절에 보면 아브람의 아비 데라가 가족을 이끌고 그곳을 떠난다. 그렇다. 본문은 분명히 "데라가 그 아들 아브람과 하란의 아들인 그의 손자 롯과 그의 며느리 아브람의 아내 사래를 데리고 갈대아인의 우르(창 11:31) 떠났다고 말한다. 그러니 아브람이 아비 데라를 모시고 떠난 것이 아니라 데라가 아브람을 비롯한 가족을 데리고 떠난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데라는 하나님을 섬기는 자가 아니라 우상숭배자였다. 그는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고향을 떠날 이유가 없는 사람이었다. 여호수아가 이 사실을 확인해 준다. 그는 "데라가 강 저쪽에 거주하여 다른 신들을 섬겼고, 하나님이 "아브라함을 강 저쪽에서 이끌어 내었다"(수24:2~3)고 하였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데라가 아니라 아브람', '하란이 아니라 갈대아 우르에서 인도하여 내셨다. 하나님도 아브람에게 직접 그렇게 말씀하셨다. “나는 이 땅을 네게 주어 소유를 삼게 하려고 너를 갈대아인의 우르에서 이끌어 낸 여호와니라"(창 15:7).
그러면 왜 창세기 11장 31절은 데라가 가족들을 데리고 우르를 떠났다고 기록하고 있는가? 이유는 창세기 11장 27~32절이 데라의 족보를 기록하고 있는 문단이기 때문이다. 이 문단은 "데라의 족보는 이러하니라 (27절)로 시작하여 "데라는 죽었더라"(32)로 끝난다. 27절의 '족보'는 창세기에서 새로운 문단의 시작을 알리는 고유한 단어인 톨도트이다. 이 구조 안에서는 새롭게 소개되는 그 인물이 최고 권위를 지닌다. 그가 가부장이요 조상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데라의 이주 기사를 그를 중심으로 기록하는 것은 당연하다. 이런 점에서 재림교회성경주석」의 설명은 적절하다.
“동양의 예절에 비추어, 데라에게 그 가정의 머리로서 행동할 권한이 주어졌을 것이다. 그러므로 아브람이 그의 아비 데라를 모시고 갔다고 말하는 것은 매우 합당치 않은 것처럼 보인다.” (재림교회성경주석 1권, 274).
그러니 실제로는 아브람이 아비 데라를 모시고 떠났지만 가부장에 대한 예우로 데라가 가족들을 데리고 떠났다고 표현한 것이다.
결국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라”는 하나님의 명령은 하란이 아니라 갈대아 우르에서 아브라함에게 주어졌다. 그러면 데라가 죽은 다음 하란에서 아브람에게 주어진 창세기 12장 1절의 명령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가? 「재림교회성경주석은 다시 이렇게 설명한다.
아브람의 부름이 두 단계에 걸쳐 이뤄졌다고 추정할 수 있다. 첫 번째 부름은 그가 우르에 살고 있을 때 그의 조상의 친족을 떠나라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하란에서 그의 직계 친척들, 심지어 아비의 집(창 12:1)을 떠나라는 부름이었다(재림교회성경주석」, 1권 274).
하나님의 명령이 우르와 하란에서 단계적으로 주어졌다는 말이다. 이런 설명은 사도행전 7장 2절에 나타난 스데반의 설교와 창세기 12장 1절의 차이와도 잘 어울린다. 스데반에 의하면 하나님이 우르에서 주신 명령은 '고향과 친척을 떠나라는 것이고, 창세기 12장에 의하면 하란에서 주신 명령은 '고향과 친척과 아버지의 집'을 떠나라는 것이었다. 이런 이해는 화잇의 설명과도 궤를 같이한다.
아브라함이 갈대아 우르에 살 때에 처음으로 하나님의 부르심이 그에게 임하였고, 그것에 순종하여 하란으로 옮겨갔다. 이곳에서 아브라함은 데라가 죽기까지 머물렀다. 그러나 하나님의 음성은 그에게 그의 아버지의 무덤으로부터 앞으로 나아가라고 명령하였다(부조, 125).
아브람의 초기 순종과 관련하여 살펴볼 것이 있다. 히브리서 11장 8절의 "갈 바를 알지 못하고 나아갔다"는 구절이다. 이 말은 어디로 가야할지 몰랐다는 말이다. 그런데 창세기 본문은 아브람이 처음부터 “가나안 땅으로 가고자 하였다는 사실을 분명히 한다(창 11:31; 12:5). 하나님이 처음부터 그리로 가라고 했기 때문이다. 하나님은 가나안을 가리켜 '네게 보여 줄 땅(창 12:1)이라고 하였고, 그가 가나안으로 가자 그 땅을 보여 주었다.
롯이 좋은 땅을 먼저 차지하고 떠났을 때, 하나님은 아브람에게 "너는 눈을 들어 너 있는 곳에서 북쪽과 남쪽 그리고 동쪽과 서쪽을 바라보라 보이는 땅을 내가 너와 네 자손에게 주리니 영원히 이르리라"(창 12:14-15)고 하였다. 그러니 아브람은 목적지는 모르지만 가야 할 방향은 알고 있었다. 하나님이 보여 줄 땅 가나안이었다. 그런 맥락에서 이 구절을 아브람이 "자기가 가는 곳이 어떤 곳인지 모르고 떠"(공동번역, 히 11:8)났다고 한 번역은 생각할 여지를 충분히 제공한다. 엘렌 G. 화잇도 아브라함이 가나안이 어떤 땅'인지 몰랐다는 차원에서 이렇게 설명한다.
“그는 약속의 땅에 관하여 묻지 않았다. 곧 토지가 비옥하고 기후가 건강에 적합한지 그리고 그 지방은 유쾌한 환경을 제공하며 재물을 쌓을 기회를 줄 것인지 묻지 않았다.”(부조, 1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