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밭문인회와 대전문총의 공동행사로 봄나들이 가는 중의 행주산성이다.
나는 초등절친 중 행주라는 이름의 친구가 떠오른다.
그 친구는 행주치마라는 별명으로 더 불린 친구인데 그 시절 별명은 이름보다 더 친숙하게 불렸던 것 같다.
공주를 지나치려면 입구에 있는 김좌진 장군의 동상을 반드시 관람하게 된다. 입구에 떡 버티고 있는 장군을 장님이 아니라면 바라볼 수 밖에 없다.
산성 도착
성 둘레를 한 바퀴~~
성곽은 보수 흔적이 많았다.
성곽에서 내려다보이는 공주 시내.
이른 더위 33도 날씨인데도 그늘은 너무 시원하고 상쾌했다.
오늘의 리더 전민시인님
문협 노수승부회장님과, 문총회장 김명아님.
갓 등단한 신인들도 있고.
커플룩 부부동반 원로시인님도 있고
이곳으로 온다는 공주 시인을 기다리고 있다. 공주에 사는 문인들이 잠깐 들러 인사하고 간다는 것이다.
나는 돈을 모르는 시인이라, 그리고 일찍 등단해서 60이 되기도 전에 원로 소리를 듣는지라 어디가서 조용히 있는 것에 익숙하지만 갓 등단한 신인들은 설레는 가슴을 억누르지 못해 설레발하는 실수를 하기도 한다. 그 모양을 보면 나의 등단시절이 떠오르기도 하고, 그들이 귀엽기도 하다.
나도 아껴놓았다가 지금쯤 등단한다면 얼마나 신났을까 싶다.
등단 10년 동안은 더 없이 행복했다. 그 시절로 돌아간다면 얼마든지 ㅇㅋ다.
하지만 과거로 되돌아갈 수 없는 것 역시 현실...
나이를 무시하고, 후배 문인들을 챙겨야하는 것이 내게 주어진 임무다. 그들이 문학 속에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이끌어가는 것이 내가 할 일이다.
오늘의 최종 목적지 천리포 수목원이다. 15년 전 왔던 수목원을 생각하고 왔더니 모습은 딴판이다. 그때는 무궁화 축제 기간이어서였는지 한국에 자생하는 무궁화 종류가 모두 있었는데 지금은 봄과 여름의 사이, 계절꽃들이 곱게 단장되어 있었다. 자연도 아니고, 인공도 아닌 그 중간의 가꾸어진 수목원은 우리를 따뜻하게 보듬고 있었다.
베트남에서 많이 보았던 나무뿌리의 공기기둥...물속으로 뿌리를 내린 상황에서 산소 공급을 위해 뿌리가 스스로 위로 뻗어 생존한다.
해변을 향해 가슴을 활짝. 수목원 안에 카페가 있었다. 모두의 안전귀가를 기도한다. 하루 일상을 접고 떠난 여행~ 여행은 언제나 생명력이 강하다. 지친 일과의 피로를 모두 씻어가는 듯한 바닷바람은 짠내와 함께 제주에서 늘상 맡던 공기라는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문우들과의 대화는 언제나 정겹다. 문학이라는 공통대화는 서로 눈치볼 것 없이 자연스럽고, 즐겁다. 한 가지 넘 아는 척하는 것만 주의하면 된다. 시골 농부 같은 사람인데 알고보면 교장 출신 문학박사가 허다하다. 우리 세계에서는 학벌도 지위도 다 필요없다. 시만 잘 쓰면 된다.
말처럼 쉬운 것이 아니다. 그것이 최고로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