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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 시계 제1코스인 가덕도 둘레길은 천혜의 해안 절경 감상과 숲속 삼림욕을 동시에 할 수 있는 길이다. 본지 취재팀이 가덕도 누룽능~어음포 구간 숲길을 걷고 있다. |
가덕도는 부산에서 가장 역동적으로 꿈틀대는 곳인 서부산권에서 거의 유일하게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땅이다. 천혜의 비경을 간직한 해안선과 마치 동남아시아 정글을 방불케 할 만큼 보존 상태가 양호한 천연 숲을 간직하고 있다. 그리고 섬 전체를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둘레길이 조성돼 있어 나들이를 겸한 트레킹을 즐기기에도 안성맞춤이다. 게다가 현재 행정구역상 부산 강서구 천가동으로 돼 있는 가덕도이지만 지난 1989년 1월 이전까지만 해도 경남 의창군에 소속된 지역이었다는 점에서 경남과 부산의 정서를 동시에 보유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50대 이상의 연령대 주민들은 지금도 여전히 부산 시내에 갈 때 버릇처럼 "부산 좀 다녀오리다"라고 말한다.
본지 취재팀은 이처럼 부산과 경남의 정서를 함께 갖고 있는 아름다운 땅 가덕도를 한 바퀴 돌아본 후 본격적으로 육상 부분 경계를 따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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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선방조제를 지나는 취재팀 뒤로 신항이 보인다. |
제1코스를 간략하게 요약하면 가덕도의 북쪽 들머리인 천가동 선창마을 웅동농협 천가지점에서 출발, 눌차마을~동선방조제~누룽능~어음포~대항새바지~대항마을 선착장으로 연결되는 구간이다. 총길이는 11㎞정도 되고 여유 있게 걸어도 4시간이면 충분히 마무리할 수 있다. 높은 산을 오르는 것이 아닌 데다 해안을 따라 산책로가 워낙 예쁘게 조성돼 있어 가족이 함께 걷기에도 그만인 길이다.
출발지인 천가동 농협지소에서 마을 들머리 쪽으로 방향을 잡으면 시내버스 종점과 멀리 신항의 거대한 크레인들이 눈에 들어온다. 시내버스는 가덕도가 더 이상 섬이 아니라는 것을 말해주는 상징물이다. 삼거리에서 우측으로 꺾어 눌차다리를 건너면 본격적인 가덕도 둘레길 답사가 시작된다. 동선방조제로 인해 담수호로 변한 눌차만에는 양식장 시설이 빼곡하다. 눌차다리에서 고개를 들면 머리 위로 거가대교 접속 고가도로가 지나가고 있다. 다리 건너 외눌마을 표지석 앞에서 우측으로 꺾어 마을 골목으로 접어든다. 수백 년도 더 됐을 거대한 고목들이 동네 수호신처럼 우뚝하다. 어촌 마을 골목길은 '개발의 뒤안길'인양 아련한 풍경들을 보여준다. 오래된 시골집 시멘트 담벽에 남아 있는 표어가 눈길을 끈다. '간첩 잡아 애국하고, 유신으로 번영하자'. 1970년대 분위기가 물씬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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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드리 고목이 반겨주는 눌차마을 골목. |
골목을 빠져 나가면 해안길. 가리비와 굴 등 조개류 껍질이 수북한 조개무지를 보면서, 최근 발굴된 가덕도 신석기유적지를 화제 삼아 흥겹게 걷다보면 동선방조제의 북쪽 끝부분인 눌차새바지다. 바로 눈앞에서 1300리 물길 낙동강이 대양과 조우하고 있다. 그 건너로 다대포와 몰운대가 보이고, 해상에는 무인도인 나무섬과 남·북 형제섬이 평화롭게 떠 있다. 10분쯤 천천히 걸으면 방조제 남쪽 끝인 동선새바지 갈림길에 닿는다. 가덕도 둘레길 안내도를 보면서 왼쪽 해안 방향 산책로로 접어든다. 동선포구를 지나 구멍이 뚫린 작은 기암 위 전망 데크를 들른 후 길을 이어간다. '강태공'의 후예들이 해안선을 따라 연이어 서서 열심히 무엇인가를 낚고 있다.
부민교회 부설 가덕기도원까지 길은 해안에 바짝 붙은 채 별다른 오르내림조차 없는 편한 길이다. 20분쯤 가면 가덕기도원. 기도방과 빨래터 샘터 등의 시설이 있다. 기도원을 지나면서 오르막이 시작된다. 서서히 고도를 높이는 계단을 따라 가면 10여 분 후 긴 의자 2개와 너럭바위가 있는 쉼터 겸 전망대가 나온다. 바다 건너 다대포와 몰운대가 더 가깝게 다가오고 왼쪽으로 시선을 돌리면 진우도 장자도 같은 퇴적섬들도 눈에 들어온다. 그 뒤로 멀리 금정산 고당봉이 뾰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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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룽능 해안 절경은 희망정 해안과 쌍벽을 이룬다. |
쉼터를 지나 한 굽이 오르내리면 10분 후 생교동골 이정표가 있는 갈림길. 왼쪽으로 내려서면 널찍한 임도가 나타나는가 싶더니 맑은 물 흐르는 작은 계곡이 보인다. 바다로 곧장 흘러 들어가는 계곡이다. 계곡 아래 해안으로 잠시 나가 보면 철거된 군 막사 터가 있고 주변 해안선 풍광은 아름답기 그지없다. 다시 길을 재촉하면 옛 집터에 새로 마련된 정자가 있다. '누룽능이란, 누런 바위을 깨 보면 벌건 나이테가 있는 곳이라고 해서 붙은 지명'이라고 설명해 주는 안내판이 있다. 헬기장을 통과하고 햇볕조차 잘 들지 않는 그윽한 숲 속 계단길을 오르내리면 20분 후 길 왼쪽의 전망대에 닿는다. 가덕도 최고봉인 연대봉과 최남단의 작은 봉우리인 국수봉이 한눈에 들어온다. 전망대를 지나 5분쯤 가면 옛 어음포다. 이정표에서 왼쪽으로 가면 시원한 물이 계곡을 따라 흐른다. 먼저 가던 어르신들이 냉수욕을 하고 있다. 취재팀 중 누군가 "신선이 따로 없네요"라며 부러움 섞인 한 마디를 던진다. 어음포(魚音浦)는 '물고기 울음소리가 들리는 포구'라는 뜻을 담고 있는 옛 마을로 한때는 가덕도의 중요 어항 역할을 했다고 하는데 현재는 마을이 없어지고 흔적만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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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항새바지 인근 희망정 앞에서 본 가덕도 동남쪽 해안. |
40여 분 정도 천천히 걸으면 대항새바지가 보이는 갈림길에서 왼쪽 계단으로 내려선다. 옛 해병대 경비초소 건물 앞 '희망정' 정자 앞에서 오른쪽으로 꺾어서 진행해야 하지만 잠시 바닷가 쪽으로 30m 정도 내려선다. 텅 빈 초소에서 바라본 아름다운 풍광에 숨이 막힐 듯하다. 희망정으로 복귀, 왼쪽으로 열려 있는 길을 따르는데 얼마 가지 않아 코끼리 머리 모양의 구멍 뚫린 바위가 다가선다. 특이한 모양이다. 한 굽이 오르내리면 해안산책로가 끝나면서 대항새바지에 닿는다. 가덕도의 마을 이름에서 흔히 등장하는 '새바지'는 '샛바람이 부는 곳'이란 뜻을 가진 향토어다.
대항새바지 해안을 따라가면 남쪽 방파제 부근 바위에 인공 동굴 3개가 보인다. 이곳이 바로 일제강점기 말 일본군이 해안포를 숨겨 놓고 연합군 군함에 대항하기 위해 파 놓은 가덕도 해안포 기지다. 대항포 주민들 중 가장 연장자라고 밝힌 허종혁(84) 할아버지는 "1942년에 일본군이 처음 가덕도에 해안기지를 만들기 시작했는데, 외지에서 고등학생 나이 정도의 징용자들을 데려와서 모두 12개의 대포굴을 뚫었다. 일본군이 물러난 것은 1945년 해방되기 몇 달 전에 미군 폭격기가 가덕도를 폭격하면서다"고 증언했다.
해안포 동굴 앞에서 100m쯤 되돌아 나가서 만나는 갈림길에서 왼쪽 시멘트길로 오르면 작은 고갯마루에 선다. 왼쪽 해안에 자갈마당이 보인다. 몽돌해수욕장 형태여서 피서지 역할을 하는 곳이다. 고갯마루를 완전히 넘어서면 대항 포구가 드러난다. 대항마을 부두 선착장에서 코스를 마무리하고 천성행 도선을 탄다. 15분 남짓한 동안 도선을 타고 가며 서쪽에 우뚝한 거가대교의 위용을 바라보는 것도 또 다른 재밋거리다.
첫댓글 첨가보는곳 가덕도 참석합니다.
시간이 주어지면 무족건 가야될것 같아요
토요일 근무하고 가면 피고하겠지만....
예약합니다
부산 가덕도 바람쐬러 갈렵니다.
가덕도 함께함니다.
홍대장과 오드리도 갈~~래용~~~!!
이렇게기쁜일이~~졸도
대장님 그러시면 아니아니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