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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숲길. 언제부턴가 우리나라 매스컴을 통해 국민이란 수식어가 붙은 단어가 회자되었다. '국민 어머니', '국민 첫사랑', '국민 약골' 등등...... 국민이란 말이 붙으면 그 분야에서 가장 대표적이고 모든 국민이 인정하는 가장 으뜸되는 표현이 된다..
(나 역시 친구들이 내가 사는 둔내를 상징하는 닉네임을 붙여주었다. '둔바' 곧 '둔내 바보'. 그리 자랑스럽지는 않지만 왠지 친근하고 얼추 정확한 표현이라는 느낌이 들어 구태여 거부와 분노의 주먹을 친구들의 얼굴에 내뻗지는 않았다.)
이 땅의 수많은 숲이 있다. 포천 광릉 숲, 울진 소광리의 금강송 숲, 봉화 서벽리와 영양의 소나무 숲, 월정사와 내소사의 전나무 숲, 장성 축령산의 편백나무 숲, 함양의 상림, 북제주의 비자림 숲, 장흥의 편백나무 숲 등. 나는 오늘 이 모든 숲을 아우르는 숲, 국민의 숲이란 표현이 부끄럽지 않은 강원도와 강릉의 자랑, 바로 그 국민의 숲을 걸었다.
106년 만에 일일 최저기온이 30도를 넘었다는 무덥디 무덥운 한 여름의 정점 강릉땅에 바우님들은 용감히 모였다. 역시 처음보는 횐님들도 꽤 있었다. 이미 바람의 노래님께서 공지한대로 대관령의 기온은 35도를 오르내리는 강릉 중심지의 날씨보다는 몇 도 아래인 까닭에 그리 고통스러운 분위기는 아니었다.
산수(80세, 傘壽)를 훌쩍 넘기신 어르신께서 참여하셨다. 바우길 회원으로 출생신고를 한 지 얼마 되지않은 나는 기존 회원인 따님이 모시고 온 처음뵙는 어르신(어머니)이 짧지않는 거리를 걷는다는 것에 대하여 감탄과 존경 보다는 우려와 걱정의 마음이 엎섰다.
어머님의 화려한 걷기 경력을 따님에게 들었지만 그럼에도 노인은 노인이신지라 숲길 완주는 어머님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기대치 말아야 하는 것이란 판단을 했다.
나에게도 아흔을 바라보는 어머니가 계신다. 그 언젠가 어느 가수가 불렀던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은"이라는 가사처럼 보고있어도 보고싶은 어머니다. 하지만 어머니도 노인이시다.
과거의 화려한 경력도 앞으로의 건강을 보장해주지 않는다. 한순간에도 잘못 되시는 것이 노인이다.
따님도 여성학자라는 말씀을 들었다. 여성학이 어떤 것을 가르치는 학문인지는 무지해서 모르겠지만 남성학이 없는데 여성학만 있는 것도 이상했다.(무식의 소치 ㅋㅋㅋ)
오래 전 학창시절 꽤나 진보적인 학풍인 감리교신학대학에 다니던 여자친구와 밤샌 논쟁이
생각났다. 페미니스트였던 그 녀석은 논리와 이론으로 나를 설득하려했고 나는 기존 관습과 전통을 중심으로 억지논리를 부렸는데... 결국은 그 녀석이 나를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 참고로 어르신(어머님)을 뵈었을 때 생각나는 분이 있어 내 컴퓨터에 스크랩하였던 기사를
맨 아래 실었다. 조금 길더라도 한번 읽어본다면 걷기를 사랑하는 횐님들은 큰 도움이 될
듯하다.
우리 모임의 새로운 활력소(전적으로 나의 주관적인 생각)인 온누리님. 이번 모임에는 동생 세 분이 같이 참가하였다. 나와 다른 횐님이 자매들 가운데 가장 못 생겼다고 놀렸는데 온누리 님은 꿋꿋이 농담으로 받아 넘겼다.------ 온누리님!!! 농담이 아니고 사실이어유....
시
시원스레 뻗은 나무들이 눈을 호강시켰다. 바우길에 진객(珍客) 아니 소중한 주인이신 야생화의 꽃이름 하나도 제대로 아는 것이 없는 나로서는 잘생긴 이 나무이름도 제대로 알리가 없다.. 겨우 소나무와 자작나무 정도 구별할까! 소주 한 잔 들이키며 장작불에 고기를 구울 때나 나무의 가치를 알까! 이 나무가 주는 가치와 소중함이 얼마나 큰지 반드시 되새김 해봐야 할 것 같다. 다만. 나는 평장 월정사와 부안 내소사의 전나무가 생각났다. 그리고 24번 국도 상 담양 메타세콰이어길도 생각났다. 상쾌한 마음을 갖게 해주는 소중한 자산임은 분명하다. 이길을 지나며 여유가 있었다면 크로스 해서 건너가도 좋을 듯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고흥댁(온누림님, 맨왼쪽) 네자매,,, 보기에 좋았다. 각자 흩어져 살지만 언니가 오라니 두 말없이 오는 동생들도 착했다.(혹시 표정과 달리 보이지 않게 온누리님이 폭력과 협박이 있을 수가 있고 그로 인해 자매들 간 갈등과 고민이 있었던 것 아닌가....생각은 해본다. ㅋㅋㅋ)
형제자매라 당연히 우애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간간이 있는 것을 보았다.
점심식사를 준비하지 않아 사먹기로 했다. 도시락을 싸 온 횐님들은 별도의 장소로 가고 나는 친구와 마을로 내려왔다.
남경식당 안과 앞에 꽤나 많은 사람들이 있었다. 조금만 게으름을 피웠어도 많이 늦을뻔 하였다. 막국수는 너무 좋아해 자주 먹는 것이고 아침 식사를 빵으로 간단하게 해서 점심은 밥을 먹고 싶었다. 그런데 순수 밥을 중심으로 한 음식은 없었다. 같은 자리를 한 이로운님(서울 노원구에서 홀로이 오신 분)과 강릉에서 오신 어르신, 나와 내 친구를 포함하여 넷이서 의기투합하여 꿩만두국을 시켰다. 잘 처먹고 먹거리를 잘 찾아다녀 나름대로 내공이 쌓인 내 입맛에도 구수하고 먹을만 하였다. 참고로 꿩만두국은 새말IC를 빠져나오면 그 인근에 유명한 네덜란드하우스라는 음식점이 있는데 그 곳도 꽤나 이름이 나있다.
위, 7월 대관령눈꽃마을을 걸을 때처럼 아름다운 한 가족이 참석을 했다. 나 보다도 열 살은 젊어보이는데 나이는 같았다. 아들도 학생인줄 알았는데 초등학교 선생님이란다. 남자에게는 관심이 없어 안물어보았지만 옆에 있는 분이 아버지 같았다.(왼쪽에서 세번째와 네번째 빨간 상의를 입으신 분). 이런 가족들이 바우길에 많이 참석한다면 더욱 아름답지 않겠는가.
위, 모래 성분이 많은 땅에 보기 좋게 조성된 당근밭
오랜만에 모습을 보인 아이리스님(좌)과 가야트리님(우) 그리고 바우길 모임에 든든한 기둥인 달가듯님(중간). 다정한 오누이처럼 소담한 미소를 띠고 있지만 은근히 서로 어울리지 않게 서있었다. ㅋㅋㅋㅋ---------- 질투심의 발로
밀운불우(密雲不雨). 구름은 몰렸는데 비가 내리지 않았다. 마치 저녁인 양 하늘이 매우 어두웠고 간간이 빗줄기가 떨어졌지만 시원한 비는 내리지 않았다. 내 친구녀석 방귀 소리처럼 경천동지(驚天動地)할 천둥은 몇 번 쳤지만 답답이 시원스런 빗줄기는 없었다. 하지만 걷는데는 더할 나위없이 좋았다.
걷기를 마무리할 즈음 즐거운 표정으로 내려오고 있는 바우길의 소중한 막내 현호. 행사의 들머리이자 도착지인 재생전시관이 가까와 짐을 자축하고 있는 듯하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바우님들!!!
국민일보 | 입력 2009.04.23 17:44 |
첫댓글 오늘도 후기를 긴 글과함께 재미있게 올려주셨네요
가깝지도 않은 거리인데 늘 함께 걸어서 더 즐겁습니다
이번주는 학이시습지글을 걷는다고 합니다
걷기후 초당 순두부에 이스리 한잔 해요 ^^
아, 선배님,,, 감사합니다. 쐬주 한잔 콜입니다. 이번 주말에 다른 일을 하려고 준비했는데 바꾸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그동안 공약(空約)만 남발한 우리 모임의 기둥들도 함께 하면 좋겠습니다.
글, 그림 잘 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이런 글 말고는 쓸 줄 아는게 없지만...
검은구름아래시원한바람이 좋은 날이였지요
함께여서 즐거운 날이였구요
글 잘 쓰는 후기에는 댓글이 부담스럽슴...ㅎㅎ
여기서 이런 말씀을 하시면 안됩니다. 제 글솜씨야 지난 번에도 말씀드렸지만 주문진에서 볼 좀 잘 차는 정도이고 바람의 노래님의 야생화지식과 사진솜씨는 강릉시나 강원도에서 잘하는 정도니까.... 이러시면 안됩니다.
삭제된 댓글 입니다.
작은새님... 반갑습니다. 서울이 무척 무더울텐데요... 요즘 너무 행복합니다. 30년 동안 서울에서 공포의 열대야를 보냈는데... 둔내는 창문 열어놓으면 밤에는 서늘합니다. 나중에 얼굴 뵙겠습니다.
사진과 글이 너무 재밌습니다.
바우길 두미인과 찍은사진 잘 봤습니다. ^^
좋게 보아주셔서 고맙구요,,,, 바우길 두 미인은 성격까지 좋은 듯 합니다. 보기가 매우 좋았습니다.
다음에 봐요....
늘 좋은 글과 함께 올려 주시는
구수한 말씀이 이 무더위를
싹 쓸어버리는 듯 합니다.
늘 건강하시고 언제나 좋은 글 주세요
감사 ^^*.. 고마움 ^0^
지난 번 대관령 눈꽃마을길에서 뵙고 그 이후에는 못 뵈었습니다. 바쁘신가봐요. 더운 날씨에 건강 유의하시어 다음 모임에서 뵙겠습니다. 건강하십시요.
우리가족 소개도 해주시고 너무 감사합니다. 이번길이 너무 좋아서 다음번에 딸도 꼭 데리고 걸으려고 합니다. 딸은 지금 교육받는 중이라서 못가거든요. 그리고 '칠순의 도보 여행가 황영화'씨 이야기도 아주 감동적입니다. 저랑 비슷한 여건이구요. 저도 초등학교에 근무하는데 60정도에 퇴직하여서 전국을 도보로 여행하는것이 꿈이였거든요. 물론 남편과 함께요, 꿈을 위해 그때까지 열심히 바우길 다니면서 단련해야겠지요?
아, 나와 동갑이시던 어머니... 교직에 계셨군요. 아드님도 교사라고 하던데..... 하여튼 반갑습니다. 바우길 좋은 것은 제가 몇 군데 다녀봐서 알구요.... 부군과 계속 걸을 계획은 아주 좋은 계획입니다. 강릉을 걷고 강원도를 걷고 한반도를 걷고.... 계속해서 세계를 걷는다면 정말 행복할 것입니다. 그 꿈이 이루어지시길 바랍니다.
이런 이름이 잘못되었네요. 황영화가 아니라 황경화씨네요. 죄송합니다.
괜찮아유... 나 하곤 아무런 혈연이나 이해관계가 없는데요... 없을 땐 대통령도 욕하잖아요....
명월님~넘 잼이싸요 ㅎㅎㅎ
제 사진 보호를 위해 씨꺼먼 봉다리로 카메라를 싸매는 쎈스~~ 감사드려요 ㅋㅋ
늘 앞서고 뒤서면서 바삐 사진 담으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
담에 또 뵈요 ^^
아니, 잘 나가다 왜 삼천포로 빠지십니까? ㅋㅋㅋ 가야트리님 사진도 소중하고 다른 사진도 소중하고.... 그래서 카메라를 보호한 것이지요. 하지만 지나치게 긍정적인 사고는 좋습니다. 오래만에 뵈서 반가왔습니다.
겨우한장 건진 사진 못찾는줄......
명월님의 협박으로~~~~ㅋㅋㅋ
오랜만에 함께 걸어 즐거웠습니다.
길에서 또 뵙겠습니다~~~~^*^
항상 웃는 얼굴의 아이리스님을 오랜만에 뵈서 반가왔습니다. 가야트리님하고 즐겁게 걷는 모습이 좋았습니다.
자주라고 확신은 못하지만 그래도 자주 뵙기를 바랍니다. 더위에 건강하시길......
어떻게 아셨을까요
제 협박에 울 동생들 극기 훈련좀 시켰네요.
오래간만에 한 산행이라 즐겁기도 했지만 휴유중이 있다네요.
아름답게 담아주시고 멋진글로 소개해주시고 넘 감사해요
동생들과 함께 했던 바우길이라 더 즐겁고 소중한 추억으로 장식 되었네요
온누림님!! 동생들 하고 함께 걷는 모습이 몹시 보기 좋았어요. 언니말 잘 따르는 동생들도 착해 보였고. 나중에 사부님(부군)과도 함께 오세요. 보기 심히 좋을 것 같고.. 하여튼 함께 걸어 즐거웠습니다. 나중에 봐요...
오늘도 밝은달아래시원한바람님 글과 사진 재미있게 잘 보았습니다.
황경화님 기사도 참 좋네요~
그저그저 끝까지 잘 살아야겠습니다.^^*
항상 바우길을 위해 수고가 많으신 지솔님!! 요즈음 무척 더운데 건강에 유의하시구요.... 지난 번 말씀하신 맛있는 음료 한번
만들어 나오세요. 맛 좀 보게요... (부담 가지실 필요는 전혀 없습니다.) 나중에 길에서 또 뵈겠습니다.
알겠습니다.~ 만들어 갈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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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우길에서 가장 먼저 부담없이 대해주신 피글렛님. 요즈음 뵙기가 힘듭니다. 강릉날씨가 몹시 무더운데도 지난 번 말씀하신 것처럼 집 뒤에서 골바람이 나온다고 하시니 걱정할 것은 없네요.. 혹시 60살 넘어 정착할 곳 중 하나인 강릉땅에 자리잡게 되면 상담하러 가겠습니다. 길에서 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