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비교적 건강하다고 스스로 자부해 왔다. 그러나 그게 아니었다. 나이가 들수록 병이 하나 둘씩 생기기 마련이다. 나는 부정맥이 발생하리라고는 꿈에도 몰랐다. 부모, 형제자매들 중에는 내가 유일하다. 부정맥 발생 원인과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고혈압, 심혈관질환, 심장질환, 심근경색, 심장판막 등이 원인이며 어지럼증, 두근거림, 불편한 가슴, 가슴통증, 현기증, 실신 등의 증상이 있다. 내가 부정맥 발생한 이유는 고혈압에서 연유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나는 65세부터 고혈압약을 복용하고 있다. 고혈압은 고엽제 피해로 발생하기도 한다.
나는 1971년 3월28일 소위로 임관 후 바로 연대 수색중대에 배치돼 DMZ 수색 매복작전을 6개월간 실시하고 GP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미군이 1972년까지 DMZ에 고엽제를 뿌렸다고 한다. 고혈압 환자들은 혈압의 널띄기로 인해 심장 부정맥 뿐만아니라 혈전 떠돌이 발생으로 심근경색이나 뇌졸증에 매우 취약하다. 부정맥은 심장박동이 정상보다 빠르거나 느리거나 혹은 불규칙해지는 질환이다. 부정맥은 조기수축, 서맥, 빈맥, 심방세동 등으로 나뉜다. 심장박동은 심장 위쪽(오른쪽 우심방)에 있는 동방결절에서 전기신호가 발생해 방심결절로 전달돼 심실근육이 수축하면서 이뤄진다.
그러나 심장의 다른 부분에서도 전기신호가 만들어지면 심장이 추가로 수축하는데 이를 조기수축이라고 한다. 조기수축은 건강한 사람에서도 나타날 수 있고 커피나 술을 마시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심해지기도 한다. 쿵 떨어지는 느낌, 맥이 건너뛰는 느낌, 두근거림 등의 증상이 생긴다. 정상 맥박은 안정된 상태에서는 1분에 60-100회 정도다. 맥박이 이보다 느리면 서맥, 빠르면 빈맥이라고 한다. 서맥, 빈맥 모두 맥박이 과도하게 느리거나 빨라져 심장이 혈액을 제대로 폼프질 못하게 된다. 이때문에 호흡곤란이나 흉부압박감, 어지러움, 실신 등이 나타날 수 있다.
나는 부정맥 중 서맥에 해당된다. 내가 예전에 혈관성 어지럼증으로 한동안 고생한 것도 부정맥 원인에서 비롯된 것임을 이제야 알았다. 심방세동은 심장박동이 빠르고 불규칙해지는 부정맥이다.. 두근거림, 가슴 답답함, 실신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평소에 증상이 없을 때가 많기에 건강검진에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고령이거나 고혈압, 당뇨, 심관질환 등이 있으면 심방세동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 또 별다른 기저질환이 없더라도 나이가 들면서 많이 발생하는데 전 인구의 2% 이상 80세 이상에서는 15% 이상이 심방세동 환자다.
증상이 없더라도 치료하지 않으면 심부전, 뇌졸증, 돌연사 위험이 2-5배 증가하므로 심방세동을 받았다면 전문의와 상의해 꾸준히 관리하고 치료해야 한다. 부정맥은 성인 특히 60대 이상 고령층의 질병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부정맥 환자의 70-80%가 중장년층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국민관심질병통계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병원을 방문한 부정맥 환자는 총 45만9,727명으로 이중 70%(32만5,347명)까지 포함하면 85%가 중장년층이다. 나는 2022년 3월 초 서울중앙보훈병원 흉부외과에서 '운동부하 심전도검사'에서 심장이 다른 사람에 비하여 크고
협심증이 의심이 든다고 하면서 순환기내과에 가서 진료를 받아보라고 권고하였다. 2023년 8월 순환기내과에서 홀터심전도(24시간) 검사결과 부정맥과 수면성무호흡증이 발견되었다. 수면성무호흡증은 수면 중에 목 뒤쪽에 있는 연조직이 늘어나면서 숨을 들이마시고 쉴때 공기가 지나가는 통로인 기도를 막아 일시적으로 호흡이 멈추며 심한 경우 자는 동안 호흡이 계속 끊어져 뇌졸증, 협심증, 심장마비가 올 수도 있다. 홀터검사는 휴대용기기의 센서를 심장에 부착하고 24시간 동안 심장의 전기적 활동을 기록하는 검사로 부정맥 진단의 핵심이다.
부정맥 최고 권위자는 고대안암병원 순환기내과 김영훈 교수다. 고교 동기생인 심재희 내과원장 덕분으로 김영훈 교수와 인연을 맺고 2023년 8월초부터 진단을 받았다. 부정맥 증상이 나타났을 때 상황을 전문의에게 잘 말하면 진단이 도움이 된다. 특히 과거 경력, 가족력, 복용중인 약물, 처방전을 병원에 올때 가져오는게 도움이 된다. 3일간의 홀터(Holter)검사(활동심전도)를 받은 결과 부정맥은 물론 수면성무호흡증이 발생하였다. 수면성무호흡증 환자는 나이가 든 사람,그리고 비만인 사람과 밀접한 연관이 있으며 심장 근육 벽이 두껍다고 한다.
김영훈 교수는 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헌정 교수를 찾아가 보라고 권하였다. 이헌정 교수는 수면성무호흡증 질환 치료 권위자다. 지난 6월 고대안암병원 6층 수면센터에서 밤 10시부터 수면하면서 새벽 5시까지 머리, 가슴, 다리, 발, 손가락 등에 각종 센서를 부착하고 검사를 받았다. 잠은 똑바로 자야한다. 그렇지않으면 경고방송을 보낸다. 나는 잠잘 때 주로 왼쪽으로 누워서 잠을자는 버릇이 있어 매우 답답하고 불편하였다. 소변을 보거나 이상이 있을 때는 벨을 누른다. 겨우 새벽 2시경에 잠이 들었다. 잠을 자지 않으면 검사를 받을 수 없다.
수면성무호흡증 검사결과는 순환기내과에서 받은 결과 보다는 더 정확하였다. 수면성무호흡증이 최대 32초로 중간중간 숨이 끊어진 상태로 이어졌다. 그리고 코골이도 심하였다. 마지막 검사는 지난번 검사와 동일하게 각종 센서를 몸에 부착한 후 추가로 양압기를 코에 착용하고 수면을 취하는 것이다. 양압기는 잘 때 좁아진 기도에 공기를 불어넣어 호흡을 원활하게 돕는 가장 우수한 치료법이다. 지난번 보다도 더 답답하고 몸을 옴싹달싹할 수도 없었다. 잠이 오지않아 이리 뒤척 저리 뒤척 하였지만 7시간 이 지난 새벽 5시경에 겨우 잠이 들었다.
6시에 기상하여 설문서 작성을 완료하고 병원을 나섰다. 집에 도착하니 아침 8시10분경이었다. 샤워하고 아침식사를 간단히 한 후 수면을 취하였다. 양압기 착용 결과는 수면성무흡증이 사라지고 코골이도 없었다. 대만족이었다. 담당 의사 선생은 상태가 좋아질 때까지 양압기를 계속 착용하라고 하였다. 그렇게 되면 부정맥에 도움이 된다고 하였다. 나는 2024년 7월22일부터 양압기를 착용하고 수면을 취하고 있다. 바람세기는 8이다. 아직은 익숙하지 않아서 불편하지만 참을 수밖에 없다. 양압기 보험급여 지원을 받기 위해서는 순응도 평가기준을 통과해야 한다.
순응기간 중 연속된 30일 동안 하루 4시간 이상 사용한 날이 21일 이상이어야 한다. 순응도 평가기준에 미달되어 탈락할 경우 180일 이후 재도전이 가능하며 수면다원검사 후 1년이 지난 경우 재검사를 해야한다. 국외여행 또는 해외 출국시 국외 체류기간 동안 보험 지원이 되지 않는다. 양압기 임대료는 기준금액이 76,000원 이지만 본인 부담금은 최초 처방전 적용시 50%(38,000원) 보험혜택을 받을 수 있다. 두번째 처방전 이상 적용시(순응도 평가기준 통과시)는 본인 부담금은 80% 보험 혜택을 받아 월 15,200원이다.
6개월간 양압기 치료시 손상된 심장기능이 많이 개선되고 부정맥, 관상동맥질환 위험및 두꺼워진 심장 근육 두께가 감소된다고 한다. 부정맥 치료는 약을 복용하면서 주기적으로 검사를 받고있다. 부정맥 상태가 호전 되지 않으면 서맥인 환자의 경우는 인공심박동기 시술을 하면 상태가 좋아진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