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면 용의 얼굴을 닮았다고 하여 그의 얼굴을 용안(龍顔)이라 칭하며 중국인들이역사상 가장 좋아하는 인물 중위 한 사람으로 꼽는 유방은 리더로서 과연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었을까? 또한 현대 중화문화의 토대를 마련했다고 평가 받는 한고조 유방은 도대체 어떤 리더십을 발휘했길래 군사의 양과 질에서 절대적 우위를 보였던 항우를 물리치고 천하를 얻을 수 있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유방이 항우를 이길 수 있었던 결정적 요인으로는 조직을 이끌어감에 있어 첫째, 부하가 하는 말을 주의 깊게 경청할 줄 알았으며, 둘째, 부하를 적재적소에 배치하여 잘 활용할 줄 알았으며, 셋째, 부하들에게 적극적으로 임파워먼트를 잘 했다는 세 가지를 들 수 있다.
<유방>
그의 밑에는 한신, 장량, 소하, 번쾌, 진평, 조참, 주발, 팽월 등 기라성 같은 인재들이 포진했었다. 그런데 한신과 진평 같은 부하는 원래 항우 밑에서 일했었지만 자신의 말을 들어주지 않는 항우에게 한계를 느끼고 우방 곁으로 찾아온 사람들이었다. 이 또한 유방이 가진 인간적 매력의 승리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한고조 유방은 부하를 다룰 때 몇 가지 특징이 있었다고 한다. 그 하나는 부하들이 하는 말에 적극적이고 공감적으로 경청하며 큰 몸짓으로 응대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스타일은 오다 노부나가(織田信長)에 이어 일본 전국시대를 통일한 도요토미 히데요시(豊臣秀吉)의 그것과도 비슷한 것으로써, 유방은 조직 내 어려운 문제가 발생하면 부하들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구한 다음 결단은 부하들 스스로가 내리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그는 부하들에게 포상을 자주 실시했는데, 특이한 점은 포상을 실시할 때는 반드시 부하들이 원하기 이전에 ‘먼저 준다’는 것과, 줄 때는 ‘많이 준다’는 것, 그리고 주면서 일체 ‘조건을 달지 않는다’는 세 가지 원칙을 지키는 것이었다. 이를 통해 한고조 유방은 부하들을 효과적으로 동기부여 할 수 있었을 뿐만 아니라 상호간 선의의 경쟁을 유발하는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이다.
훗날 천하를 통일한 유방이 자신이 항우를 물리치고 패자(覇者)가 될 수 있었던 요인에 대해 술회한 것이 사마천의 사기(史記)의 고조본기(高祖本紀)에 다음과 같이 기록되어 있다. .
“본영에서 지략을 짜고 천리 밖에서 승리를 결정짓는 점에서 나는 장량에 미치지 못한다. 그리고 내정의 충실, 민생의 안전, 군량의 조달 및 보급로의 확보라는 점에서 나는 소하에 미치지 못한다. 아울러 백만이나 되는 대군을 자유자재로 지휘하며 승리를 거두는 점에서 나는 한신에 미치지 못한다. 이 세 사람은 모두 나를 능가하는 걸물이라 할 것이다. 하지만 나는 그 걸물들을 적절하게 기용할 줄 알았다. 이것이야말로 내가 천하를 얻은 단 하나의 이유이다. 그러나 항우에게는 범증(范增)이라는 인재가 있었지만 그는 이 한 사람 조차도 활용하지 못했다. 이것이 바로 내가 이긴 이유이다.”
리더의 덕이 크면 천 리 밖에서도 재사(才士)가 찾아오는 법이거늘, 항우는 죽을 때 까지 하늘을 원망했으나 실상 그는 한신과 진평을 놓치고 범증을 떠나 보낸 덕의 부재를 탓했어야 옳았다. 여하튼 유방의 이 말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바로 ‘리더라고 해서 모두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사실이다. 이는 다시 말해, ‘리더가 리더십을 발휘하는 것이 아니고 리더십을 발휘하는 그 사람이 곧 리더’라는 사실이다. 뛰어난 리더는 단지 재능만으로 사람들을 이끌어가는 것이 아니다. 이것은 법가사상을 집대성하여 진시황(秦始皇)이 전국시대를 통일하는데 일조한 한비(韓非)도 강조했듯이, 뛰어난 리더는 단지 자신의 뛰어난 재능만으로 사람들을 이끌어가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리더에게 있어 중요한 것은 리더의 지휘를 받는 부하들로 하여금 우리 리더에게는 부하들인 자기들이 없으면 안 된다는 참여의식을 갖도록 여지를 만들어 줘야 하는 것이고, 이러한 리더십이 조직을 참여지향적이고 활기 있게 만들어가는 성공하는 리더십이 것이다. 이것을 가장 잘 보여준 사람이 바로 동양에서는 한고조 유방이며, 서양에서는 같은 시대를 살았던 포에니 전쟁의 영웅 한니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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