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종교관에서도 사탄으로 정확하게 묘사하지는 않지만, 종교문화사상적으로 사탄 급? 정도의 마귀들이 등장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불교에서는 싯다르타가 보리수 아래에서 붓다로 성불(成佛)하는 과정 가운데 방해유혹자로 나타나는 ‘마라’(魔羅)가 마귀와 유사하게 표현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욥기에 묘사된 사탄의 모습은 단순히 마귀적인 존재가 아니라 하나님의 측근자로 하나의 영적 존재임을 진술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탄이 욥기의 주인공인 욥을 시험하는 하나님의 방편적 도구처럼 감찰관의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물론 신약성경에 이르러서는 사탄이 하나님과 적대적 관계로 대조되면서 예수그리스도를 통한 심판의 대상으로 변합니다. 그러한 존재로 사탄은 하나님의 것인 영광을 자기의 것으로 주장하고 세상의 왕으로 가장하는 존재로 기록하고 있습니다(누가복음 4장 6절).
무엇보다도 중요한 영적교훈은, 처음에는 사탄이 하나님의 도구적 역할을 수행했던 피조물이라는 것에 방점을 찍을 수 있습니다. 다만 나중에 사탄이 하나님을 대적하고 타락한 존재로 전락(누가복음 10장 18절; 요한계시록 12장 등)하게 된 원인에 대해서 교만함이라고 하지만, 정확한 것은 침묵할 수밖에 없는 영적 한계성을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하여튼 요즘 심심치 않게 엑소시스트에 대한 영화나 드라마가 자주 상영되거나 방송되고 있습니다. 단순히 영화는 영화고 드라마는 드라마뿐이라는 생각을 할 수 있는데, 문제는 그런 영화나 드라마가 사탄마귀와 같은 악한 영적 존재에 대하여 왜곡된 이미지를 넣어주고 있어 문화 영역 속에 숨어있는 영적 패턴의 흐름과 분위기를 느낄 수 있음을 우려하게 됩니다.
요점은 하나님, 곧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 복음으로 사탄의 머리를 부순 영적 사실관계를 가지고 지적하면, 사탄마귀는 더 이상 이 세상의 진정한 신이 아니라, 바람 풍선처럼 휘날리는 허깨비 같은 존재입니다(요한복음 12장 31절).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탄을 두려워하고 무서워하게 되는 것은 무엇 때문입니까?
바로 잘못되고 왜곡된 정보로 인한 사탄의 이미지 전략에 말려들었기 때문입니다. 다시 말해서 사탄마귀는 이미 2천 년 전 역사적인 영적전쟁에서 십자가복음으로부터 영원히 패배했습니다. 하지만 아직 완전하게 영적 전투가 끝난 것이 아니기에 그 존재의 세력이 여전히 살아 있지만, 어쨌든 최후의 패망항복선언문이 미완성된 상태인 것 뿐입니다.
따라서 이제는 그리스도 안에 있는 자에게는 결코 정죄함이 없기 때문에 사탄마귀의 참소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습니다. 오히려 사탄마귀와 그 잔당들이 노리는 것은, 그러한 왜곡된 이미지로 겁박하고 죄책감과 상실감, 자괴감 등으로 비방비난해서 실족하게 만들어 하나님과의 관계를 갈라놓으려는 목적이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그러한 술책으로 사탄마귀는 사람들을 욕심쟁이, 거짓말쟁이로 변질시킵니다(요한복음 8장 44절). 더욱이 사탄마귀는 여러 가지 해로운 방법, 예를 들면 욥기에 등장하는 모든 재난 질병 등, 그 이상을 동원해서라도 사람들을 괴롭히고 못살게 합니다. 물론 영혼은 건드리지 못하지요. 그렇지만 더더욱 주목하고 경계해야 할 사안은, 사탄마귀가 세상나라의 솜사탕을 가지고 인간을 방편적 도구로 조정할 수 있다는 점은 정말 심각한 영적문제를 한국교회 안에서 양산해 내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와 관련해서 복음서에는 그 행태를 엄중하게 경고하고 있습니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너희 열둘을 택하지 아니하였느냐, 그러나 너희 중의 한 사람은 마귀니라”(요한복음 6장 70절). 또한 예수께서 돌이키사 제자들을 보시며 베드로를 꾸짖어 이르시되 “사탄아 내 뒤로 물러가라 네가 하나님의 일을 생각하지 아니하고 도리어 사람의 일을 생각하는도다”(마가복음 8장 33절).
적용해 보면 누가 사탄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입니까? 바로 한국교회와 단체지도자 등, 그리고 교파교단의 현실상황에서 하나님나라의 복음을 말하는 자들 중에는, 도리어 하나님과 복음을 도구로 빙자(憑藉)해서 사탄의 방편적인 도구로 이용 당할 수 있고, 누구든지 그런 사탄의 도구로 자기도 모르게 전락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올바르게 깨닫지 못하고 있어 안타깝고 염려스럽고 답답한 심정입니다.
결과적으로 욥기에서 살펴볼 때는 사탄이 하나님의 방편적인 도구처럼 표현됩니다. 그러나 예수님 시대에 이르러서는 분명하게 하나님의 복음을 대적하는 타락천사인 변질된 모습으로 기록되고 있습니다. 그 영적 과정을 세세하게 알 수는 없지만, 확실한 것은 예수그리스도의 십자가복음과 부활하심으로 승리하시고 최종적으로 사탄마귀를 심판하다는 것에는 이견이 없습니다.
결론적으로 우리가 경계하고 경각심을 가져야 할 영적 교훈은 누구라도 하나님 편에 서 있다고 하면서도 실상은 사탄마귀의 도구가 될 수 있다는 것을 한국교회 목회자나 지도자, 그리고 신자들이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 나의주님 나의하나님. 불쌍히 여겨주시고, 성령하나님 도와주시고 붙잡아주옵소서. 우리 구주 예수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