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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wer of the love(사랑의 힘)-05
“Do you like beer?”
눈치 빠르게 지선경이 미소 지으며 그에게 물었다. 그들도 구면이었다.
“Yes, I like.”
“I will take some, with my payment.”
“Thanks ma’m.”
천지수는 기가 막히듯 놀라는 표정으로 지선경을 보았다. 그런 천지수에게 싱긋 미소를 보이며 어깨를 위 아래로 들썩였다. 아쭈~ 바디 랭귀지까지. 지선경. 막 크는구나. 갑자기…
“A coke for me, please ma’m.”
“You are welcome.”
윙크했다가 혀를 낼름하고 돌아서서 카운터로 가고 있는 지선경을 보며 생각했다. 지선경. 잘한다. 잘하고 있다. 여기까지는 완벽했다. 다시 기가 막혔다. 학습력이 뛰어났다. 천지수는 카운터가 보이는 곳의 의자에 앉았다. 그의 좌측 편이었고 큰 유리창으로 땅거미가 깔리기 시작한 바깥이 보였다.
천지수와 지선경은 공항 라비에 조그마한 사무실을 차려 놓고 있는 아비스에서 랜트해 두었던 팔콘을 찾았다. 3.5리터. 풀 싸이즈였다.
“천지수. 내사랑! 멋져요.”
“뭐가?”
“음~ 팔콘이 멋지다고요.”
“뭐야! 그럼 처음에 그렇게 말해야지. 좋았다가 말았잖아.”
“천지수~. 당신을 어떻게 이 팔콘하고 비교하겠어요. 샘도 내지 마세요. 당신은 내 모든 것이에요. 내사랑. 천지수~”
“그래. 지선경. 그 말은 내가 믿고 있다. 그리고 지선경. 당신은 내 모든 것이고.”
“저도 그 말은 믿고 있어요. 그런데… 어두워 지기 시작하는데, 어디로 갈건가요?”
와카간이 와이카바씨가 있는 곳을 알려 주었어. 그렇지만, 지금은 늦었고 해서 내일 아침 일찍 그를 만났으면 하는데… 당신은 어때?”
“원참나. 천지수. 당신이 이미 다 정하셨잖아요. 내일 만나러 간다면 지금은 잠 잘 곳을 찾아야 한다. 그 말 아니 예요?”
“이런~ 이렇게 내 속을 다 꿰차고 있는 여인이 있나. 당신에게 나는 어쩔 수 없어. 그지? 그래서 지금부터 와카간이 추천해 준 모텔로 간다~”
“야~호! 우리는 또 죽으러 간다~”
“잠깐. 그게 무슨 말이야?”
“에이~ 그냥 넘어가요.”
“뭐야? 풀어서 말해봐. 나 못 이해하겠다.”
“참나원. 우리 침대에서 함께 잘 것 아니 예요.”
“맞아. 그런데?”
“여보~ 왜 그런데요? 나 힘들게.”
“어휴~ 내사랑. 빨리 말해.”
“자면서… 내가 당신 죽이고 당신이 날 죽일 거잖아요. 이렇게 부끄러운 말을 결국은 다 하게 만들다니… 당신 미워요.”
“ㅎㅎㅎ. 맞아. 지수야. 내 사랑. 이제 됐다. 잘 봐. 우회전해서 조금만 가면 그린워터 모텔 싸인이 보일거야.”
“봤어요. 저어기. 주변이 아주 멋져 보여요. 잔디 정원도 있고 레스토랑도 있는 것 같아요. 싸인이 있는 걸로 봐서.”
그린워터 모텔 역시 지하수와 멀리서 끌어 온 물을 이용해 정원과 주변을 녹색으로 잘 가꾸어 놓고 있었다.
여명이 온화하게 퍼져 있고 그리고 불어오는 상쾌하며 은은한 아침의 냄새를 맞게 하는 바람도 기분좋게 하였다. 천지수는 눈을 떴다. 얼굴을 지수에게로 향한 채 곤히 자고 있는 선경이 깨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침대에서 벗어나 창가로 가서 커턴을 조금 걷었다. 환한 기운이 방안에 가득하였다. 그냥 방안에 있기에는 뭔가 잃어 버릴 듯이 너무 아까웠다. 지수는 선경이 곁으로 가서 자고 있는 선경의 모습을 보았다. 깨우고 싶지 않았다. 편히 곤하게 자는 모습이 평화였다. 어떻게 이렇게 평화로운 얼굴 모습으로 잘 수 있는지 알고 싶지도 않았다. 표현조차 어려울 정도로 평화로웠다. 그는 고개를 숙여 한 손을 선경의 뺨에 대였다. 따뜻하였고 부드러웠다. 그녀와 함께 있으면 그 평화가 몸에 배어 파아랗게 물들 것 같았다.
“으아~ 여보! 천지수. 언제 일어났어요. 나 좀 같이 깨우시지.”
“선경아. 우리 살아있네 ㅎㅎㅎ.”
“아~ 그렇군요. 우리 살아있네요. 그럼 살아있는 기념으로 모닝 키스해 줘요. 얼른.”
“응. 선경아. 어서 일어나. 우리 밖에 나가 맑고 신선한 공기 마시며 주변을 한바뀌 돌자.”
“지수. 당신의 키스는 언제나 달콤하고 내 가슴 속까지 활기차게 만들어 줘요. 사랑해요. 천지수.”
“됐어요. 어서 준비나 하세요. 이쁜님.”
“어휴~ 잘 나가다가 꼭 이쯤에서 분위기를 깨요. 알았어요. 조금만 기다리세요.”
그들이 모텔 주변을 돌며 맑고 상쾌한 이른 아침에 듬뿍 젖어서 모텔 레스토랑에 들어서니 벌써 몇 사람들이 자리를 잡고 뷔페식 음식을 놓아 둔 테이블에 서성이고 있었다. 그들은 대부분이 은퇴자 부부들이었으며 간혹 중국인 인 듯한 여행자들도 보였다. 브릭페스트라서 요란스럽지는 않았지만 그런대로 아침을 할 수가 있었다. 지선경은 특히 과일을 많이 먹었다.
“선경아! 당신 소변 마려워도 나 모른다.”
“응. 그렇기는 한데, 그래도 당신 천지수만 믿어요.”
“아니야. 그건 나 믿지 마. 내가 어떻게 해.”
“괜찮아요. 당신이 막아주면 나는 어디서든 화장실 만들 수 있어요.”
“으와~ 졌다. 졌어. 그래. 많이 먹어라.”
천지수는 컨티넨탈 타입 브릭페스트를 만들었다. 토스트와 베이컨 그리고 에그프라이 마지막 커피를 마셨다. 그들이 이국적인 분위기에서 아침을 마치고 방으로 돌아왔을 때는 오전 9시 괘종의 벨이 어디선가 올렸다. 아마도 누군가 이 시각에 일어나려고 웨이커업 타임을 맞추어 둔 것일 게다. 천지수는 지선경의 겉 옷을 참견하였다.
“선경아. 지금부터 뜨거운 산을 오를지도 모르니 운동화와 면 반바지 그리고 면 셔츠와 조끼를 입으면 좋아.”
“멀리 갈 거예요? 난 멋 좀 부리고 싶은데…”
“어휴~ 여기서는 당신이 아무리 더 멋 부려도 봐 줄 사람들이 없어. 벌거벗어도 봐 줄 사람이 없고 화려하게 입어도 봐 줄 사람들이 없어. 미안해요. 이쁜 사람아~”
지수는 선경이 다시 간편한 옷으로 갈아입는 것을 보고 그녀의 가방을 챙겼다. 그리고 빽팩에 나머지 옷을 집어 넣고 펠컨으로 가서 트렁크 문을 열고 그 속에 잘 놓아두고 모텔과 어깨를 같이 하고 있는 잡화점으로 가서 음료수와 져키(소고기 소금에 져려 말린 것)등을 사서 다시 돌아왔다. 선경은 어느 사이 운전석 옆자리에 앉아 있었다.
“여보! 천지수. 이제 출발하면 돼는 거 지요?”
“그래. 당신이 앉았으면 다 했어. 이제 출발한다.”
9.
하늘은 더 높고 맑고 푸르렀으며 바람은 아직 없었다. 이미 높이 뜬 태양의 열기로 흙바닥은 달궈 지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아직은 상쾌하였다. 낡아빠져 자갈이 드러나기 시작한 아스팔트는 아직 뜨거워지지 않았다. 펠컨은 그 아스팔트위로 달려 나아갔다. 창문을 다 열어 놓은 채로. 펠컨은 옐로우 스프링스를 벗어나 라져베일 드라이버을 타고 서쪽으로 달렸다가 올드사우스 드라이브를 만나 계속 서쪽으로 3키로 정도 더 달려서 만난 인적이 없는 87번 스튜웨트하이웨이를 타고 다시 북쪽으로 30키로정도 가서 엘리스 스프링스 구 타운을 만났다. 그곳에서 다시6번 레라핀타 드라이브를 만나 좌회전하여 서쪽으로 1키로 정도 달려가니, 우측으로 윌킨슨 스트릿이 나왔다. 말이 스트릿이었지 사람들이 살고 있을 듯한 집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간혹 지나가는 독립가옥의 그 마지막에 있는 하우스가 울루룰루 추장을 만나게 해 주는 와이카바씨가 사는 곳이라고 하였다. 그의 안내는 정확하였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유칼리 나무들이 군락을 이루고 있는 그 가운데로 자동자가 들어 갈 수 있는 비 포장된 길이 있었고 그 길의 500미터쯤 가서 끝나는 곳에 두 줄로 된 옅은 초록색을 띈 역시 유칼리 나무 울타리가 둘러쳐진 한 쪽에 흰색으로 포장된 하우스가 보였다. 천지수는 유칼리 나무 숲사이를 뚫고 천천히 먼지가 날리지 않게 조심하여 펠콘을 나무 울타리 옆에 세웠다. 특별하게 막아 놓은 대문같은 것은 없었다. 그는 혼자 차에서 내려 잔디가 잘 다듬어진 정원속의 보도를 따라 천천히 걸었다. 이 더운 여름에 잔디를 이 정도 가꾸었다면 정성이 대단한 것이다.
근 20여년만에 다시 만나게 되는 와이카바족장. 그는 플라잉 소울(날으는 영혼)족 족장이었다. 그도 천지수도 다 변하였음을 그들 스스로는 곧 재회의 만남에 의하여 알게 될 것이다. 주인도 만만치 않을 거라는 생각에 제임스는 걷는 걸음도 조심스러워 졌다. 흰 회벽이 칠해진 벽 사이에 나무가지로 만든 발이 30cm의 높이로 바닥에서 부터 공간을 남기고 드리워 처져 있었다. 그가 정원 중간쯤 들어갔을 때 나무가지 발이 위로 올라가며 짙은 갈색 두건을 쓴 사람이 나왔다. 옷은 마로 만든 역시 갈색 원피스였다. 속에 무엇을 입은 지는 알 수 없었지만, 보기에는 시원해 보였다. 그는 왼 손에 그리 굵지 않은 나무 지팡이를 짚고 있었다. 천지수는 그의 두건 속에 숨겨져 그림자 같은 그의 얼굴을 볼 수는 없었지만, 뭔가 평범하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 그는 두 손을 가지런히 앞에 모으고 허리를 약간 구부렸다. 인사였다. 무언의 그것.
“Chungisoo? Are you Chungisoo. Right?”
“Yes. I am. Sir.”
“Long time no see you. How long are we waiting for this meeting, Yah?”
“Maybe, for 22years. I remember it so.”
“I am so glad to see you again and I already know whenever we must meet.”
그는 두 팔을 벌리며 천지수를 안았다. 이것은 절대 믿을 수 있는 친한 부족인들 서로 간의 인사이다. 그것은 천지수를 절대 믿는다는 의미였다. 천지수는 그것에 대하여 묻지 않았다. 그렇게 그것들에 비중을 둘 정도로 이 부근 어데라도 정착할 생각은 털 끝만큼도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I heard you come in here, from Wakagan my people. Come on in and do not hesitate.”
“I have a company. My wife. A woman.”
“That,s no problem. I really welcome you, two people into my house.”
지선경은 이미 차 밖에서 이쪽을 지켜보고 있었다. 천지수가 손짓하자 주저없이 빠른 걸음으로 다가왔다.
“How are you Waikaba?”
하우스로 들어가기 위하여 내려진 발을 다시 위로 올리던 그 남자는 돌아서서 두건을 벗으며 놀라운 표정을 지었다.
“How do you know my name? Who are you?”
천지수 활짝 웃으며 고개를 조금 숙였다.
“This is Jisunkyong. He is my husband. I’m so happy to see you.”
그는 지선경의 맑은 목소리에 놀랐던 얼굴이 펴졌다. 그녀의 미소가 남자에게는 나이에 관계없이 모종의 역할을 하는 것이 틀림없다고 천지수는 생각하였다. 연구 대상이었다.
그 남자는 와이카바였다. 그는 지선경에게 말하였다.
“I know we have a meeting with you in here not lately. You are so beautiful than my thought. I glad to see you here, too. Now come on in.”
그는 웃음 띈 얼굴로 두 사람을 거실로 들어 오라고 하였다.
실내는 익숙해 지기 전까지는 어두웠다. 그의 거실은 텅 비어 있었다. 그는 이미 맞은 편 벽 앞 나무 의자에 앉아 기다리고 있었다. 그의 앞 2미터 정도에는 좌우로 두개의 긴 나무 의자가 있었다. 천지수와 지선경은 각기 떨어져 그 나무 의자에 앉았다. 가능한 와이카바씨와 가까운 곳에. 그들이 자리에 앉자 지켜보고 있었듯이 아부오리지널 여성이 30센티 두께의 나무 중간을 잘라 20센티 높이로 만든 쟁반위에 맑은 물이 담긴 크리스탈 그레스 3개와 차가 든 짙은 초록색 머그 3개를 올려 가져와 세 사람 사이에 있는 나무 둥지 탁자위에 올려 놓았다. 그리고 두 손을 앞에 모으고 세발 물러서 섰다. 그녀는 전형적인 호주 원주민의 모습을 갖추었으나, 눈과 입에서 그 선입견을 깨버렷다. 그녀의 눈은 크고 지선경과 같이 검고 맑았다. 다만 쌍거풀이 없었다. 입술은 도톰하였다. 특히 아랫입술은 더 튀어 나와 쎅시하였다. 역시 와이카바와 같이 원 피스를 입고 있었다. 다만, 색이 밝은 그린색인 것이 달랐다. 큰 엉덩이 큰 젖가슴 그것들은 공통적이었다. 아마 이런 타입이 그들에게는 미인으로 통하는 것 같았다. 와이카바가 지선경의 미인성을 알아 보았듯이. 그녀도 맨발이었다 와이카바도 맨발이었고. 특별히 문제될 것은 없어 보였다. 조용한 오후였다. 생각과는 달리 내부에서는 쟈스민 향내가 은은히 낫다. 그의 따로 거실이랄 것도 없는 통째로 된 실내는 두개의 퀸싸이즈 침대가 흰 시트를 덮은 채 좌측 벽에 붙어 있었다. 우측에는 조리대. 화장실은 와이카바씨가 앉은 뒷 벽에 붙은 문을 열고 나가야 있을 것이었다. 밖에서 봤을 때는 집이 그렇게 작아 보이지는 않았다. 그렇다면, 그의 뒷 쪽 벽에 붙어있는 문으로 들어가면 화장실 외에 뭔가 또 있을 것 같았다. 그 문은 닫혀 있었다. 벽은 아무것도 붙이지 않은 회벽 그대로 였다. 특별히 장식된 것은 없었다. 심플하였다.
“싱할라마에게서 연락을 받았 오. 그래. 내가 무엇을 도와주면 좋겠 오. 보시다 시피 나는 이렇게 살고 있오. 그러나 내가 도울 수 있다면, 연에 의하여 당신을 돕겠오.”
그는 말을 마치자 녹차를 마셨다. 천지수는 지선경에게 맑은 물을 권했다. 그도 맑은 물이 든 크리스탈 컵을 들었다. 컵에서는 팅하는 맑은 소리가 나는 것 같았다. 지선경은 컵을 들고 천지수를 보고 있었다. 와이카바는 찻잔을 입에대고 그 찻잔 넘으로 지선경을 보고 있었다. 천지수는 보라는 듯 물을 벌컥 이며 마셨다.
“어떤 계획을 가지고 이곳에 온 것은 아닙니다. 다만, 호주를 거쳐 한국으로 돌아가는 길에 당신을 뵙고 싶어서 왔습니다. 와이카바께서 저에게 도움될 무엇을 보여주시거나 알려 주십시요. 저와 지선경은 그대로 따르겠습니다.”
그는 공손하게 말하였다. 와이카바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찻잔을 테이블에 놓고 지선경을 뚫어지듯 보고 있었다. 지선경의 뺨이 붉어지는 것 같았다. 그러나 지선경도 그 눈 길을 피하지 않고 마주하고 있었다. 와이카바씨의 눈길이 온화해 지기 시작하였다. 그는 미소를 지었다. 그는 턱 수염을 길렀으나 그렇게 흉해 보이지는 않았다. 안면의 주름도 없었다. 동안이었다. 동서양의 혼혈같은 얼굴 모습이었다. 피부는 갈색이었다. 그래서 나이를 짐작하기 어려웠다. 다만, 싱할라마를 알고 있다는 이유로 보통 인간은 아닐 것이라는 짐작은 하고 있었다.
22년 전의 그의 모습은 떠오르지 않았다. 그 때는 천지수도 한창 젊었을 때 이었고, 목적없이 호주를 자동차로 횡단해 보겠다는 단순한 일념으로 사막을 질주하다 더위에 지쳐 도로 옆에 차를 세우고 잠을 자다 질식사 하려는 것을 그의 부족인들이 발견하고 그를 데려가 회복하게 하여 구해 준 인연이었으며, 그 때의 서로의 모습과 지금의 모습은 둘 다 변하였다. 삶의 내공도 서로가 달리 갖추었을 것이고.
“천지수! 내가 해 줄 것은 없어요. 그러나 당신들 두 사람이 이곳에서 특별한 경험을 하도록 알려 줄 수는 있오. 따르겠 오? 원한다면, 3일 정도는 체류할 수도 있오.”
그는 결심한듯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말하였다. 그 목소리는 처음과는 달리 맑고 울렸다.
“예. 부탁하겠습니다. 기꺼이 하겠습니다.”
그는 지선경을 봤다. 그녀도 고개를 끄덕여 동의했다.
와이카바씨는 옆에 서서 지켜보고 있던 여자의 손을 잡고 앞으로 나서게 했다.
“이 사람은 내 아내 쟈스꿀루 와이카바 오디와까입니다. 쟈스라고 부르지요.”
그녀가 가볍게 목례를 하였다. 역시 나이를 짐작 할 수가 없었다. 30대 초반 아니면, 20대 후반. 미소에서 몸짓까지 우아하였다. 보기와는 전혀 달랐다. 와이카바씨가 그녀에게 눈짓을 하였다. 그녀는 뒷문을 열고 들어갔다. 잠시 후 양 겨드랑이에 켕거루 가죽 뭉치를 끼고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