벚꽃 풍경이 휘날린다
배우식
벚나무를 바라본다
사람들이 한꺼번에 몰려와서
벚나무를 에워싼다
문득,
벚나무 하늘에는
단추 잠그는 소리가
소나기처럼 가득하다
꽃봉오리는 없고 단추들이 휘날린다
세상을 잠그는 벽이 생긴다
발들이 사라지자
폭탄으로 된 햇살 같은
환한 빛 한 줌,
주머니에서 꺼내 장착한다.
꽃봉오리가 폭발하자
벽이 열린다
세상이 열리는 순간,
단추들이 갈기갈기 흩어진다
분홍으로 피어오르는
폭발물이 풍경 되어
휘날린다
하얀 새
배우식
은목서꽃 같은
하얀,
새 한 마리가
하얀 은목서꽃에
사뿐,
내려앉는다
뒤따라온
바람이
개울물 소리를 밟고
어디론가 사라지자
하얀,
옷을 입은
어머니가 앉아 있다
황급히
어머니의 벽을
기어오르는 손가락이
붉어진다
[약력]
2003년 《시문학》 등단. 2009년 《조선일보》 신춘문예 당선.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학과 졸업. 문학박사. 문학평론가. 시집 『그의 몸에 환하게 불을 켜고 싶다』, 외 다수. 조운문학상, 최우수예술가상 등 수상. 중앙대에 출강하였으며, 시 「북어」가 중학교와 고등학교 국어교과서에 각각 수록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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