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흔히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여성을
‘미망인’이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잠깐.
‘미망인’을 한자로 쓰면
‘未亡人’.
말 그대로 하면
‘아직 죽지 않은 사람’이라는 뜻입니다.
왜 남편을 잃은 여성을
‘아직 죽지 않은 사람’이라고 불렀을까요?
이 말의 유래를 따라가 보면
조금 섬뜩한 옛 풍습과 만나게 됩니다.
‘미망인’이라는 표현은
중국의 고전 《춘추좌씨전》에 등장합니다.
당시 중국에서는
왕이나 귀족이 죽으면
그를 따라 사람을 함께 묻는
‘순장’이라는 풍습이 있었습니다.
왕이나 귀족의 부인과 첩이
죽은 남편을 따라
함께 묻히는 경우도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시대적 배경에서
남편이 먼저 죽었는데도
아직 살아 있는 부인을
‘미망인’이라고 불렀습니다.
말 그대로
‘아직 죽지 않은 사람.’
남편이 죽으면
당연히 함께 죽어야 한다는
옛 관념이 담겨 있었던 것입니다.
《춘추좌씨전》에는
실제로 ‘미망인’이라는 표현이
여러 차례 등장합니다.
그중 이런 이야기가 있습니다.
초나라 문왕이 죽은 뒤
왕비가 홀로 남았습니다.
그런데 영윤 자원이
죽은 왕의 부인을 유혹하기 위해
궁궐 옆에 건물을 짓고
음악을 연주하게 했습니다.
왕비는 그 음악을 듣고
눈물을 흘리며 말했습니다.
“돌아가신 왕께서는
이 음악을 군대를 훈련하는 데 사용하셨다.
그런데 지금 영윤은
나라의 원수를 갚을 생각은 하지 않고
미망인의 곁에서 이런 일을 하고 있으니
이상하지 않은가?”
이 말을 들은 자원은
자신이 부끄러워졌습니다.
“부인은 원수를 잊지 않고 있는데
오히려 내가 잊고 있었구나.”
그리고 실제로 군사를 일으켜
전쟁에 나섰다고 합니다.
이처럼 ‘미망인’이라는 말은
아주 오래전부터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여성을
가리키는 말로 사용되어 왔습니다.
하지만 이 세 글자에는
오늘날에는 쉽게 느끼지 못하는
무거운 의미가 들어 있습니다.
남편이 죽으면 부인도
뒤따라 죽어야 한다는
옛 순장 풍습의 흔적이
말 속에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오늘날에는
‘미망인’을 단순히
남편을 먼저 떠나보낸 여성이라는 뜻으로 사용합니다.
하지만 ‘아직 죽지 않은 사람’이라는
글자 그대로의 뜻을 생각하면
조금 섬뜩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말은 단순한 단어가 아닙니다.
그 시대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가치관을 가지고 있었는지까지
고스란히 남겨놓은
역사의 흔적이기도 합니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사용하는
‘미망인’이라는 세 글자에도
아주 오래된 순장의 흔적이
숨어 있었던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