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문화가있는날 - 동네책방 문화사랑방 "숲에서 읽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
9월 행사인 "특집-윤동주의 시대" 초청 강연 및 대담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뜻깊은 강연 모임이 열렸어요.
숲속작은책방이 동네책방 문화사랑방 지원사업의 큰 제목을 "숲에서 읽는 하늘과 바람과 별과 시"라고 한 것은 윤동주 시인의 시를 읽고 기념하고 싶은 뜻에서였습니다.
5월과 6월, 8월에 각각 문화가있는날 행사를 통해 북콘서트와 워크숍을 가졌고 시를 낭송했습니다.
그리고 9월 행사는 윤동주의 시를 사랑하고 삶을 따라가는 이들이 모여 특집 행사를 가진 것이죠.
2018년, 교토 책여행에서 우연히 만나게 된 윤동주 시인의 흔적...그 다음해인 2019년 이번에는 아예 여행의 큰 주제 자체를 윤동주 시인의 삶을 따라가는 문학기행으로 잡고 일본으로 향했습니다.
시인이 유학하며 청춘의 시절을 보냈던 교토 도시샤대학, 시인이 일본경찰에 체포되기 전 마지막으로 학우들과 야유회를 즐겼던 우지강가 유원지, 시인을 체포해갔던 시모가와 경찰서, 그리고 하숙집 터....마지막으로 시인이 아픈 생을 마감한 후쿠오카 형무소 터를 찾아 시인의 삶을 그려보았습니다.
2019년 6월, 일본 여행에서 돌아온지 넉 달만에 우리는 또다시 시인이 태어나고 자랐던 중국 용정 명동마을을 찾아 여행을 떠났습니다.
이렇게 우연히 만들어지고 활동이 시작된 <윤동주문학회>의 회원들이 함께 모여 시인의 이야기를 나누는 밤입니다.
학교 도서관에서 사서교사로 근무하다 정년 퇴임한 박영옥 선생님은 윤동주문학회 대표를 맡아 지난 2년 동안 시인에 대해 엄청난 연구를 하셨습니다. 그 연구를 토대로 문학기행을 이끌었고, 여행에서 돌아와서는 어린이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윤동주를 가르치고 경험하는 수업활동을 하고 있지요.
오늘 강연에서 그간의 과정, 문학기행을 통해 알게 된 윤동주 삶의 궤적과 시 세계 등에 대해 들려주셨습니다.
감동 깊었던 두 시간의 강연을 마치고 잠시 휴식한 후 제2부에서는 낭독 사서 김수현 선생님과 함께 윤동주 시 낭독에 대해 알아보았습니다. 함께 시를 낭독한 후에는 윤동주문학회에 참여하고 있는 회원들의 소감과 감상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는데요...다들 윤동주의 시와, 그를 만났던 여행길이 자신에게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 이야기했습니다.
참 감동적인 시간이었습니다.
저는 중국 연길시....소위 연변이라고 하는 지역을 방문하고 느꼈던 감정을 썼습니다. 조국과 민족이란 것이 지금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하는 걸 생각해보았고요.
양은영 님은 윤동주 시를 건네받아 집 마룻장 밑에 숨겨두었다 광복 후에 이를 세상에 알린 절친 정병욱의 가옥에 다녀온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양은선 님은 오래전 아이들과 활동할 때 윤동주 동시인 것도 모르고 불렀던 "태양을 사모하는 아이들아..."동요를 떠올리며 이제와 새삼 윤동주 시인을 만나게 된 자신의 감상, 이걸 통해 나는 지금 무엇을 해야하는가 생각하게 되었다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중학교 사서 담당 교사로 일하고 있는 한지연 님은 어릴 적 자신에게 큰 영향을 주었던 윤동주 시에 지금 청소년들도 감동을 받는 것을 보면서 문학의 생명력에 대해 새삼 생각했다고 하고요...윤동주 여행을 토대로 청소년들과 어떤 독서 활동을 하면 좋을지에 대한 연구를 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원래 오늘의 모임은 1박2일 워크숍으로 기획되었습니다.
시간이 늦어지면서 1부 강연을 마치고 우리들은 책방 정원에서 야간 바베큐 파티를 즐겼습니다. 맛난 음식을 잔뜩 먹으며 즐거운 수다를 나누고 이어서 제 2부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밤 12시까지 계속된 감동적이고 진지했던 윤동주문학회 워크숍....
꽉 찬 하루가 너무나 보람되고 뜻깊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좋은 친구를 만나고, 사귀고, 함께 책을 읽고 여행을 떠나고, 삶을 나누고 마음을 공유한다는 것...
참 따뜻하고 아름다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