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읽고...

[피아노의 숲]

몇 주를 미루다..드뎌 ‘변신’을 봤습니다.

작은애가 훈련소에서 본 책이라며 추천을 하길래..그 마음이 하도 예뻐서 꼭 읽어보리라 마음 먹고 있던 책입니다.

읽은 소감을 먼저 밝히자면,

이렇게까지 답답함을 안겨주는 책은 처음이지 싶습니다. 제가 읽어본 책이 그리 많지 않아서일까요?

먼저는...아! 너무하는 거 아냐?...라는 말이 책을 덮으며 새어 나왔습니다.

읽는 내내..작가와 나의 마음은 계속 어긋나기를 반복했습니다. 나름 스토리 전개의 기대치를 한껏 품고 읽어가던 중...등장 인물의 뜻밖의 대사를 만나면서 나의 상상은 거듭 처참하게 밟혀버렸습니다.

그래도 결과에 대한 기대치는 버릴 수 없었습니다.

책을 보다 이상 행동을 합니다...남은 쪽수를 손으로 만져 보고, 눈으로도 살펴보며..솔직히 조마조마합니다. 마지막 페이지가 얼마 남지 않았는데..상황의 급반전이 보이지 않습니다.

‘어쩌려고 그러지?..’

아!...최소의 아량도 없는...잔인한 프란츠 카프카여!!

착하고 예쁜 여동생에게 기대했고,

엄마니까 기대했고,

아빠라도?

흠!, 그래 가족은 시야가 갇혀있을 수도 있어...일을 도우러 온 늙고 팔뚝 굵은 할미에게는 보일 거야.

잊히지 않는 부분이 있습니다. 하나만 소개하면,

‘사실 그레고르의 몸은 완전히 납작한 모양으로 말라붙어 있었다. 사람들은 그것을 지금에야 알아본 것이다......’

.

.

저는 이 책을 읽으며, 뜻밖에 작은애를 많이 생각했습니다.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을 읽으며 사춘기 앓이와 매우 흡사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변신(사춘기)을 했으니...먼저는 서로 다른 나라 말을 시작할 것이고, 이로 인해 소통은 물 건너갈 것이고,

서로 간의 몰이해로 애초의 마음 먹은 것과는 다른 상황이 전개될 것이고, 거듭거듭 다람쥐 쳇바퀴 마냥 돌고 돌고..

‘아!..불편해!’

깜짝 놀랐습니다.

어찌 이런 감정이 들어올 수가 있지?

슬펐습니다.

더욱 놀라운 건...엄마의 감정을 아이가 너무 잘 알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입술의 변명은 더 구차스럽고...

이해시키려 했고, 가르치려 했고, 고치려 했던 나의 태도를 다 버렸습니다.

...스스로 빠져나오기를 기다렸습니다. 엄마의 기다림이 아이에게는 이 전쟁을 마치면 돌아갈 고향과 같은 존재라는 걸 알았기에...더욱 간절하게 기다렸습니다.

아마 작은애도 ‘변신’이란 책에서 사춘기 앓이 당시의 자신을 떠올리지 않았을까??..휴가 오면 나눠보려고 합니다.

언젠가 작은애가 그런 고백을 해요.

“...내가 그때 왜 그랬는지 모르겠어”

심하게 사춘기 앓이 하는 아이들은 스스로 빠져나오기가 여간 어려운 게 아닙니다.

엄마가 참고 있구나!...그럼 아이도 참아요. 반복되고 또 반복되면 내면화 되고 삶이 되고...그럼

‘내가 괜찮은 사람이구나!’

(저는 기도합니다. 아이들이 ‘겸손한 자신감’을 갖고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아! 프란츠 카프카의 작품 의도와는 다르게 상당히 빗겨갔네요.

‘변신’은

현대 문명에서 ‘기능’으로써만 작용하는 인간을 갑각류로 형상화해서 그려낸 작품입니다.(많이들 안대요. 저만 빼고)

사람 관계에서 쓰임으로 작용한다는 건 꾀나 자괴감이 들게 합니다. 쓰임이 다 하면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니까요.

아직도 유효합니다. 작은애에게 해둔 말이 있어요.

“한 사람이라도 보았으면...엄마가 생이 다 할 때 얘기해 줄게...현태야!...그런 사람(아름다운)을 밨어”(진담^^)

[G선상의 아리아]

처음 카프카를 만났을 때의 인상이 살아나네요.
천재스러운 모습에 담긴 슬픈 듯한 눈빛이 강렬했던 기억이 납니다.
변신...자신의 자화상을 그려놓은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슬프지만 사실로서의 현실은 늘 냉혹하고 외로움을 안겨주지요.
어쩌면 카프카는 징그러운 그 벌레에서 또 다른 무언가로의 변신을 꾀했을 거예요.

생물학적으로서만이지만, 지긋이 나이를 먹은 어른으로서 다시금 고전을 읽어봐야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독후의 감흥이 완전 새로울 것 같아요.(이 부분에서 숲님의 아이고~ 또 책~~이라는 비명이 절감되는 바임 ^^)

[피아노의 숲]

유대계 독일인이랍니다.
저는 그냥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