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하 쉬바라트리(Maha ShivaRatri)》축제
1► ’쉬바의 밤‘에 사탕수수를 화톳불에 구운 다음 땅바닥에 후려쳐 마치 폭죽처럼 큰 소리를 내면서 즐거워한다. 물론 그 큰 소리에 모든 악운이 물러간다고 믿기 때문인데 특별히 오늘의 악귀들은 <코로나 바이러스 19(nCoV19)>였다.
2► 로드 쉬바는 사원에서는 남근모양의 ’쉬바 링감‘과 여근모양의 ’요니‘가 결합된 형상으로 힌두인들의 사랑과 경배를 받고 있다.
3► 쉬바신의 초상화는 대개 피부색은 푸른색으로 얼굴에는 회칠을 하고 반달을 이고 있으며 누더기 옷을 입고 손에는 삼지창을 들고 햐얀 성우인 ’난디‘를 타고 있는 모습으로 묘사되고 있다.
4► 오늘밤은 ’핫시시족‘도 오랜 그늘에서 해방되는 날이어서 그들 또한 “옴 나모 쉬바야”를 읊어댄다.
5► 우리 드림팀의 에이스인 사비따(Sabita Pariya) 양이 즉석에서 그린
<쉬바라트리 인상도>에서도 쉬바신이 ’하시시‘를 한 대 빨고 계시다.
오늘은 힌두신들 중에서 가장 대중적인 사랑과 경외를 받는 쉬바신을 경배하는 날이다. 말하자면 쉬바신의 생일날 격이다. 대개 네팔력 11월 화군(Fagun,Feb/March) 달 13번째 날인 트라요다쉬(Trayodashi)에 들어 있는데, 태양력 2020년 올해에는 2월 21일 금요일에 들어있다.
마침 오늘은 지남 이틀간 이어진 안나뿌르나 일원의 12개 학교들의 연합경연대회가 끝나고 내일 또한 토요일이라 휴교일이라서 4개 학교에 흩어져 있었던 우리 드림팀 제1기와 제2기생 16명 모두 내가 머물고 있는 수다메(Sudame)마을의 ’안나산방[Annapurna Art gallery]‘으로 몰려 왔다. 제법 굵은 빗속에서 커다란 사탕수수를 한 대궁씩 들고서 말이다.
어쩔 수 없이 이미 이번 달 나의 품위유지비가 바닥난 상태이지만, 급히 비상금을 털어 닭고기 몇근을 배달시키게 안배를 해놓고는 우선 따듯한 불랙티를 끓여 마시게하여 아이들의 언 몸을 녹게 하였다. 그리고는 오늘 축제 명 <쉬바 라트리>를 주제로 그림을 그리게 하였다.
그렇게 그림삼매경에 빠져서 한 나절이 지나자 다행히 비도 그치고 날도 개었다. 이에 아이들은 일사분란하게 배달되어 온 닭고기를 카레국물 있는, 우리식의 닭복음탕과 마른 튀김 2종류로 준비를 하였고 남자애들은 밀가루 반죽을 하여 철판에 구워 짜빠티빵떡을 만들어 놓고는 날이 저물자 모두 마당으로 나가 화톳불을 피워놓고 나에게 우선 로드 쉬바에게 뿌쟈를 올리란다. 물론 나도 이미 해본 솜씨로 쉬바신의 성지인 마차뿌차레 산이 있는 쪽을 향해 ’옴 나모 쉬바야‘를 세 번 외치고는 사탕수수를 구워 땅바닥을 내리치면서 특별한 주문을 하나 더 추가했다.
“코로나 바이러스(nCoV19) 야~ 썩 물러가라. 훠이~ 훠이~”
’쉬바라트리‘란 ‘로드쉬바의 밤[ratri]’이란 뜻이다. 이 이색적인 뿌쟈축제는 이른 아침부터 힌두식 샤워를 하고 로드쉬바를 모신 사원에 가서 뿌쟈를 올리는 것으로 시작되어 어둠이 깔리는 밤이 되어야 절정을 이룬다. 밤새 네팔 전역의 크고 작은 동네마다 역시 크고 작은 화톳불을 피워놓고 삼삼오오 모여 사탕수수를 불에 구웠다가 땅에 후려쳐 마치 폭죽 같은 큰 소리를 만들어 낸다. 물론 소리가 크면 클수록 즐거워한다. 소리가 클수록 마을에 머물던 온갖 악령들이 놀라서 멀리 도망을 간다고 믿기 때문이다.
또한 특별히 오늘밤을 기다리는 부류의 사람들도 있다. 바로 ‘하시니[Hashish;Marijuana]’, 즉 대마초 애용자들이다. 대마흡연은 네팔에서 이전에는 합법적이었으나 언제부터인가 불법으로 낙인찍혀 단속대상이 되었지만 지금도 공개적 장소가 아니고 또한 큰 사고를 치지 않는 선에서는 경찰에서도 눈감아주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오늘 밤만은 쉬바신의 은총으로 이들도 해방되는 날이어서 한 대 말아 남녀노소 돌아가면서 한 모금씩 빨아댄다.
“옴 나모 쉬바야”
힌두이즘에서 쉬바신의 위치는, 여러 번 되풀이 하여 이야기하고 있지만, 가장 중요한 신으로 꼽힌다. 힌두에서 신은 ‘데바(Deva)’라고 부르는데 반해 쉬바신은 ‘마하 데바(Maha Deva)’라고 부르는 것을 보아도 쉬바의 위지를 가늠할 수 있다. 힌두 삼주신(三主神,Trimūrti)에서의 쉬바신의 분담은 파괴자역이지만, 삼신을 다 합한 것 같은 막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는 신이 바로 쉬바이다.
이렇게 힌두교에서 가장 존재감이 강한 로드 쉬바의 생일날이만치 네팔 전국의 쉬바사원에는 아침부터 저녁까지 인파들이 몰려 들어 쉬바신을 경배하는 뿌쟈를 올리지만, 뭐니 뭐니 해도 가장 많은 인파가 몰리는 곳은 카트만두 공항 가는 길 옆의 빠슈빠띠나트(Pashupatinath)사원일 것이다. 화장용의 ‘가트(Ghath)’가 있는 곳으로 유명한 이 사원은 힌두교 최대의 쉬바성지로써 이날은 무려 10만 여명이 모여든다지만, 평상시에도 인도를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쉬바의 추종자들과 힌두 요가수행자인 사두(Sadhus)들이 수백 명의 모여 살고 있는 곳이다.
그들은 늘 ‘하시시’를 피우거나 ‘방(Bhang)’이란 음료를 즐겨 마시는데, 이 음료는 환각상태를 조장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는데, 고추와 여러 가지 허브와 대마의 추출물을 우유에 타서 만든다고 한다.
아무튼 이렇게 몽롱한 상태가 되어 그들이 사랑하는 ‘마하로드 쉬바(Maha Lord Shiva)에 대한 찬미의 노래를 밤새 부르며 밤을 지새운다. 아뭇튼 네팔에 처음 발을 딛는 이방인들이 반드시 가 보아야 할 힌두의 중요 성지중의 하나이고 여건이 허락된다면 이런 축제날을 타이밍을 맞출 수 있다면 금상첨화일 것이다.
첫댓글 쉬바축제
“코로나 바이러스(nCoV19) 야~ 썩 물러가라. 훠이~ 훠이~”
이 주문에 빵 터졌습니다. ㅎㅎ
사진을 다시 첨부했지요.
멋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