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옥(地獄)과 부지옥(副地獄)
지옥이란 나라카(naraka)의 의역이며, 5세기 경에 나온 구사론(俱舍論)에는 극악한 죄를 저지른 자들이 고통을 받는 곳이라고 묘사되어 있다. 가장 고통받는 곳을 무간지옥이라고 하며 그 위로 일곱 개의 지옥이 있다. 각각의 지옥마다 4개의 문이 있고, 1개의 문에는 다시 당외(당외), 시분(屍糞), 본인(鋒刃), 열하(熱河) 4개의 부지옥(副地獄)이 있다.
부지옥은 소지옥(小地獄)이라고도 하는데, 1개의 지옥마다 16개의 부지옥이 있으므로 128개의 부지옥이 있으며, 팔한지옥(八寒地獄)과 합쳐 지옥에는 총 134개의 지옥이 있다는 것이다.
기세경(起世經)에는 지옥품(地獄品)에 따라 흑운사(黑雲沙), 분시니(糞屎泥), 오차(五叉), 기아(飢餓), 초갈(초渴), 농혈(濃血), 일동부(一銅釜), 다동부(多銅釜), 철애(鐵애), 함량(函量), 계(鷄), 회하(灰河), 작절(斫截), 검엽(劍葉), 호랑(狐狼), 한빙(寒氷)의 16개 소지옥이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부지옥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1. 당외부지옥(당외副地獄) : 뜨거운 숯과 재 속을 걷게된다.
2. 시분부지옥(屍糞副地獄) : 시체와 똥의 수렁에 빠지며, 구더기가 골수를 파고들어 빤다
3. 봉인부지옥(鋒刃副地獄) : 칼날이 무성한 길을 걸으면서 온몸이 갈기갈기 찢겨진다.
4. 열하부지옥(熱河副地獄) : 펄펄 끓는 탕 속에 던져진다
팔열지옥(八熱地獄)
1. 등활지옥(等活地獄 samjiva)
살생을 많이 하면 이곳에 떨어지는데, 살생한 횟수를 상, 중, 하로 나누어, 그에 따른 괴로움을 받게 된다. 똥오줌에 빠진 자는 냄새 때문에 괴로워하며, 그 속에 우글거리는 벌레가 온 몸을 파먹는다. 또한 칼날로 이루어진 무성한 숲을 지나면서 온 몸의 살점이 파헤쳐지고 베어지다가, 이윽고 온 몸의 살이 다 없어지면 찬바람이 불어와서 살과 피부가 붙어서 되살아나고, 다시 이러한 고통이 끝없이 반복된다
2. 흑승지옥(黑繩地獄 kalasutra)
생전에 사악(邪惡)한 의견을 설법하거나, 자살하는 사람을 돌보지 않은 자는 이곳에 떨어지게 되는데, 타오르는 불꽃 속에서 온몸을 뜨거운 검은 새끼줄로 묶이고, 험한 언덕에서 날카로운 칼날이 풀처럼 무성히 솟아있는 뜨거운 땅으로 떨어져 온몸이 갈기갈기 찢어진다. 이곳의 고통은 등활지옥보다 10배나 더 지독하다
3. 중합지옥(衆合地獄 samghata)
사람을 죽이거나, 도둑질을 했거나, 사악한 음행(淫行)을 저지른 자는 이곳에 떨어지는데, 죄질에 따라 본 지옥과 그에 딸린 부지옥으로 떨어진다. 이곳에는 불에 벌겋게 달구어진 절구에서 끝없는 고통을 받는다. 또한 절구에는 구리가 녹은 물이 벌겋게 흐르는 강이 있는데, 이곳을 한량없이 떠돌아 다녀야 한다
4. 호규지옥(號叫地獄 raurava)
사람을 죽이거나, 도둑질을 했거나, 사악한 음행(淫行)을 저지르거나 술을 많이 먹고 나쁜 짓을 한 자가 떨어지는 지옥이다. 철퇴로 입을 찢겨진 다음, 펄펄 끓어 불타는 구리물(銅汁)을 마셔야하며, 쇠솥에 거꾸로 매달려 끓는 불(湯火)로 찌는 등 극한의 고통을 당해야 한다. 이처럼 참기 힘든 괴로움 때문에 모두가 울부짖으므로 호규지옥이라 하며 규환(叫喚)지옥이라고도 한다
5. 대규지옥(大叫地獄 maharaurava)
사람을 죽이거나, 도둑질을 했거나, 사악한 음행(淫行)을 저지르거나 술을 많이 먹고 나쁜 짓을 하거나 거짓말을 하고도 만족해하는 등 오계(五戒)를 어긴 자는 이곳으로 배정을 받아 오게된다. 죄인의 혀를 길게 잡아 빼어 입으로 다시 집어넣을 수 없도록 한 다음에 그 혓바닥에다가 펄펄 끓는 구리 쇳물을 붓거나 철퇴로 짓이기고 가루를 낸다. 이곳에서 받는 고통은 너무 가혹하여 호규지옥의 10배에 이르므로 모두 참기 힘들어 살려 달라고 크게 울부짖기 때문에 대규지옥 또는 대규환지옥(大叫喚地獄)이라고도 한다
6. 염열지옥(炎熱地獄 tapana)
살생(殺生), 투도(偸盜), 음행(淫行), 음주(飮酒), 망어(妄語)의 죄를 저지른 자가 그 삿된 소견을 벗어나지 못하면 이 지옥으로 보내지게 된다. 옥졸(獄卒)이 죄인을 끌어다 쇠로 만든 성에 가두고 나서, 그 성에 불을 질러 쇠가 벌겋게 달구어지면, 그 뜨겁고 쓰라린 불길로 죄인을 태우고 구워 가죽과 살이 익어 터지게 하며, 불에 달군 철판 위에 죄인을 눕혀놓고 벌겋게 단 쇠몽둥이로 치고, 불타는 꼬챙이로 쑤시고 지진다. 그러나 죽이지는 않고 이러한 고통을 수없이 반복한다. 초열지옥(焦熱地獄)이라고도 한다
7. 대열지옥(大熱地獄 pratapana)
살생(殺生), 투도(偸盜), 음행(淫行), 음주(飮酒), 망어(妄語), 사견(邪見)으로 남을 속인 죄를 거듭해서 쌓고 착한 사람을 더럽힌 자가 보내지는 지옥이다. 이 지옥의 한가운데에는 큰 불구덩이가 있어 불길이 맹렬하게 타오르고 있는데, 그 양쪽에는 뜨거운 용암이 흐르는 커다란 화산이 있다. 옥졸이 죄인을 잡아다 쇠꼬챙이에 꿰어 불구덩이의 사나운 불길 속으로 넣어 집어넣으면, 죄인의 몸이 익어 터지고 용암이 흘러 들어 온몸이 불타서 재가 되어 없어진다. 그리고 나서 죄인을 다시 살려내어 이러한 몸서리치는 끔직한 고통을 계속 반복한다. 소적지옥(燒炙地獄) 또는 극열지옥(極熱地獄)이라고도 한다
8. 무간지옥(無間地獄 avici)
무간지옥은 8대 지옥 가운데에서도 그 규모가 가장 크며, 겪는 고통 또한 가장 심하여 지옥 가운데 지옥이라고 한다. 오역죄(五逆罪)를 짓거나, 부모를 죽였거나, 부처님이나 아라한을 해친 자들이 오게 되는 지옥이다. 이곳에는 필바라침(必波羅鍼)이라고 하는 악풍(惡風)이 있는데, 온몸을 건조시키고 피를 말려 버린다. 또한 살가죽을 벗겨서 불꽃과 쇳물에 넣어 온몸을 불태우고 쇠로 만든 매(鷹)가 날아와서 눈알을 파먹는 등의 인간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처절한 고통이 쉴 사이 없이 이어진다. 그뿐만이 아니고 고통을 받는 사이사이에 염라대왕의 꾸짖음을 받으므로, 이 지옥의 이름만 들어도 사람들은 무섭고 놀라서 까무러친다고 한다. 무간지옥의 고통은 다른 지옥보다 10배나 더하다고 한다. 무간지옥을 무간나락(無間奈落) 또는 아비지옥(阿鼻地獄)이라고도 하는데, 아비규환(阿鼻叫喚)이라고 하는 말은 아비지옥과 규환지옥을 아울러 이르는데서 유래되었다
팔한지옥(八寒地獄)
팔한지옥은 팔열지옥과는 달리 끝없는 추위와 배고픔에 시달리는 지옥을 말한다
1. 추워서 천연두가 생기고 몸이 붓는다
2. 부스럼이 생기고 온몸이 부어서 터지는 문둥병이 생긴다
3. 추워서 소리를 낼 수가 없어 혀끝만 움직인다
4. 입을 움직이지 못해 목구멍에서 괴상한 소리가 난다
5. 입술 끝만 움직이며 신음을 낸다
6. 추위 때문에 온몸이 푸른색으로 변한다
7. 추위 때문에 온몸이 붉게 물든다
8. 파드마보다 더욱 춥고 온몸이 더욱 붉게 물든다
※[順天者興. 逆天者亡]
선한 일을 하는 자는 하늘이 복을 주고 악한 일을 하는 자는 하늘이 벌을 내린다.
(공자의 말씀 중에서)